숲은 인류 삶의 터전이다. 인간의 DNA에는 숲을 가까이 하고픈 본성이 숨 쉬고 있어 숲과 함께 있을 때 치유와 회복이 일어나고, 숲을 떠나면 심신이 약해지곤 한다. 숲은 한 나라의 미래에도 영향을 미치는 소중한 자산이다.

우리나라는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금수강산이 훼손되고 1960년대까지도 나무 없는 민둥산이 전국 대부분이었다. 1960년대 초기엔 토양이 척박한 조건에서도 빨리 자랄 수 있는 아까시나무, 사방오리나무 등 속성수를 심었다.

지금은 부식토층이 30㎝가 넘도록 쌓여 다양한 수종들이 잘 자랄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됐다. 세월이 흐르며 속성수들은 생장을 다했고 새로 심은 경제수들과 고유종들이 대신하고 있다.

최근엔 기후변화와 관련해 이산화탄소를 많이 흡수할 수 있는 ‘기후변화대응수종’으로의 갱신도 거론되고 있다. 그런데 우리가 지난 50여년 간 숲 가꾸기에는 성공했지만 숲을 얼마나 제대로 활용하고 있는 가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있다.

그저 나무 많이 심고, 절대 손대지 말아야 한다는 원칙을 고집해왔는데 최근 산림청을 중심으로 숲 활용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어 기대를 모으고 있다. 산림활용의 선진국인 독일, 일본 등은 국민 삶의 질 향상에 산림을 최대한 활용해왔다.

독일의 경우 100여 년 전부터 질병의 예방과 치유 프로그램에 숲을 포함시켰다. 숲 휴양처가 700곳이 넘고, 숲을 찾는 국민에게 건강보험료를 감면해주면서 숲 활용도가 높아지고 국민 건강도 좋아지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일본은 숲의 질병예방과 치유효과에 대한 산림의학연구를 진행하고, 전국 50여 곳에 산림치유기지를 만들어 건강검진, 숲길 트레킹, 노천온천 등 다양한 산림치유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스위스는 질병예방 효과를 높이는 숲 단련길 500 곳을 운영 중이며, 캐나다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산림생태학습, 산악스포츠, 캠핑장 운영 등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산림운용이라는 측면에서 우리나라도 새로운 시각으로 도전할 필요가 있다. 산림에서 분비되는 음이온, 피톤치드 등이 인체의 면역력을 높여주고 도시생활에서 스트레스를 줄여준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다.

산림 생활은 우울증, 알코올 중독, 인터넷 중독, 비행청소년 치료에 탁월한 효과를 보이고 있다. 우리도 산림을 치유와 복지에 적극 활용해야 한다.

숲을 청소년 치유, 국민 휴양을 연결해놓은 종합적인 공간으로 보자. 아울러 숲속에서 자라는 약초와 머루, 다래 같은 열매 등을 활용해 경제적인 소득도 올릴 수 있다. 필요한 인력은 명퇴자들을 비롯해 얼마든지 구할 수 있다.

먼저, 정부가 정책을 바르게 세우고, 전문가들을 양성하고, 전문 프로그램을 개발하되 민간에서 주도적으로 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

특히 패기있는 젊은 일꾼들이 산과 숲의 가치를 제대로 알고 도전하도록 기회를 제공하길 바란다. 젊은이들이 도시에 몰려 일자리 없다고 한탄하는 대신 숲에서 길을 열고, 일을 찾아야 한다.

숲에 답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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