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물연구원은 노후화된 시설물의 사전 예방적 관리를 위해 상수도 분야 자산관리시스템 도입

을 연구하고 있다.  <사진=서효림 기자>


[환경일보] 서효림 기자 = 해마다 녹조발생이 되풀이되면서 대다수 국민들이 수돗물의 안전성을 의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4년 국민인식 조사에서 ‘불안하다’는 의견이 86.6%로 나타난 것이 이에 대한 방증이다. 그러나 정부는 여전히 ‘수돗물은 안전하다’는 일방적 소통을 고집하고 있어 간극은 줄지 않고 있다.
서울시의 경우 실제로 객관적인 지표로 봤을 때 수돗물은 안전하다. 수돗물 아리수는 현재 세계보건기구(WHO)의 163개 항목을 정밀 검사해 결과를 정기적으로 공개하고, 각종 미량 물질의 관리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수질개선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서울특별시 물연구원(원장 정득모)을 찾아 수돗물에 대한 오해와 진실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주>



“IT 접목 스마트 워터 그리드 개발 나서

맛있는 수돗물 생산, 고급화로 시민 만족”



▲ 서울시 서울물연구원 정득모 원장

서울시 수돗물 아리수의 안전성과 맛있는 물 연구를 위해 1989년 발족한 서울특별시 물연구원은 맛있는 물을 위해 고도정수처리 기술개발, 부식억제 방법 등 수질개선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OECD 국가 중 유일한 물 스트레스 국가인 우리나라의 현실에 대해 정득모 물연구원장은 서울시를 물 수요 자립도시로 만들기 위해 현재 9.8% 수준인 물재이용률을 2020년까지 14.4%로 높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빗물이용시설 및 중수도 시설의 확대와 하수처리수 재이용 확대를 통해서다.

하수처리장 폭기비용은 동력사용 비용의 50%를 차지한다.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산기관 효율이 떨어져 세척과 교체가 필요하다. 물연구원은 처리장별 산기관 최적 유지방안을 마련해 올해 말까지 하수처리 산기관 성능 최적화 기술을 개발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를 통해 산기관 산기효율 향상에 따른 동력비 등의 예산이 절감되는 효과를 기대한다.

IoT 기반 스마트 물 관리 시스테 도입 

물연구원은 2005년부터 수도계량기 원격검침 연구를 수행해 왔다. 4차 산업혁명으로 물 관리에 IoT(사물인터넷)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 시스템의 도입을 준비한 것이다. 원격검침에 표준화와 IoT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 미터링(Smart Metering)은 각 가정의 수돗물 사용량을 실시간으로 자동 검침하고 분석해 수자원과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는 기술이다.

그동안은 각 제조업체마다 독자적인 통신기술을 사용해 국제 표준에 부합하지 않았지만 최근 서울물연구원, 한국수자원공사, 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 등 스마트 미터링 연구를 해온 3개 기관이 함께 국가 표준을 위한 협약을 체결해 기술을 개발했다.

수돗물에 대한 불신 요소 중 하나인 노후된 수도관에 대해 상수도시설의 효율적 운영을 위한 자산관리기법 도입을 연구하는 것도 물연구원의 업무 중 하나다. 노후화된 시설물의 사전예방적 관리를 위해 상수도 분야 자산관리시스템 도입을 연구하고 있다.

현장과의 파트너십 통해 최적화 지원

연구의 성과가 효율성 있게 적용되기 위해서는 현장 실용화 기술 지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김복순 수질분석부장은 정수센터, 수도사업소, 물재생센터의 수질 분석 및 운영 능력제고를 위한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것이 물연구원의 과제 중 하나다.


수질분석을 지원하고 기기를 관리하며 실험실 안전교육을 추진해 소통을 증진하고 사업소 간 정보교류를 통해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비단 평가나 관리뿐 아니라 취수장 생물감시시스템은 주기적 현장방문을 통해 운영 최적화를 돕는다.


▲ 녹조 제거선


















기후변화 선제적 대응 기술 개발에 역점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기술 개발도 역점 연구 분야이다. 물연구원은 기후변화로 발생하는 가장 큰 문제인 녹조에 대응하기 위해 상수원 녹조 예측 시스템을 구축·운영하고 있다.
3차원 수리·수질 모의 시스템 EFDC(Environmental Fluid Dynamics Code, 미국 EPA 공인, 하천·호수에 적용되는 수치모형 프로그램)를 활용한 수질변화 및 녹조발생 예측 모델링 시스템을 구축해 한강상수원 하천 흐름 특성을 분석하고 남조류, 규조류, 녹조류 성장 제한인자의 영향력을 밝혔다. 또 환경변화에 따른 수질 및 조류를 예측하고 수문, 기상, 오염원 변화에 따른 시뮬레이션을 실행한다.

녹조제거 기술로 주목받는 것은 나노버블 및 태양광수차를 이용한 것이다. 약품주입 없는 녹조제어 기술인 조류제거제를 이용한 방식은 지천, 사수구간, 합류부 등 녹조제어를 통해 한강의 녹조를 관리한다. 올해는 한강 녹조제어 테스트베드를 운영해 유수 방향이 불규칙한 한강하류에도 기술이 적용될 수 있도록 개선하고 한강 친수구역, 상수원 취수구 인접지역 효과를 분석할 계획이다.


▲ 나노버블 발생기 현장 시험




신종 오염물질 등 수질 이슈 ‘빠른 대처’

신종 물질의 개발에 따른 대응도 활발하다. 수도법 등 규제 수질항목 외에 미규제 신종물질(CECs, 최근 수질오염 물질로 대두되는 의약품, 화장품, 세제 등의 성분)에 대해 아리수 수질안전성을 확인하고 정기수질검사 항목 선정을 위한 과학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항목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 2007년 38개 항목 검사를 시작으로 연도별로 확대돼 작년에는 140개 항목으로 늘었고 내년에는 150개 항목으로 늘릴 예정이다. 수돗물에서 문제가 되거나 발암물질, 내분비계장애물질 등 사회적 관심물질이 신종물질의 대상이 된다.

객관적인 수치는 ‘안전’하지만 막연한 수돗물 불안에 대해 국민 속으로 들어가는 방안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신종 오염물질, 조류 등 수질 이슈사항에 대해 전문적인 지식을 주기 위한 대시민 서비스 ‘지식인 파트너’ 운영이 대표적이다. 실제 인터넷상에 수돗물에 대한 문의사항은 많으나 공신력 있는 답변이 부족해 이는 막연한 불안요소가 되기도 한다. 물연구원은 네이버와 지식파트너 업무를 제휴하고 ‘척척 물박사’를 운영한다.


수돗물에 궁금증 해결 ‘척척 물박사’ 운영

척척 물박사는 무기물, 유기물, 미생물, 고도처리 분야 14명의 전문가가 키워드 중심의 질문을 검색해 답변을 작성하고 검토해 등록하는 것으로 이뤄지며 작년 한 해 동안 3만5000여건의 질문을 검색하고 130건의 답변을 작성했다. 시민들은 이를 통해 수돗물 관련된 궁금증과 불신을 해소하고 물 관련 일반 질문에 대해 전문지식으로 답해 소통에 기여했다.

물연구원의 실험실은 특히 학생들에게 열려 있다. 물에 관심이 있는 중·고등학생 진로 체험 프로그램은 교육청과 연계해 이뤄지고 있으며 학생들에게는 물분야 직업체험을 제공하고 관련 종사자들에게는 오픈 실험실이 된다.

작년 서울시 직원이 뽑은 베스트 간부상을 수상한 정득모 원장은 “최근 융복합 시대를 맞이하면서 IT를 접목한 스마트 워터 그리드 개발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며 “보다 맛있는 수돗물 생산과 시민 만족을 위한 아리수 고급화 사업을 통해 서울 전역에 살고 있는 시민들이 최고의 수질을 이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교육청과 연계해 중고등학생 진로 프로그램 및 물 분야 직업 체험을 제공하고 있다.



shr8212@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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