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우산어린이재단-국회의원-아동대표, ‘통학로 금연구역 지정’ 촉구

아동들의 건강하고 안전한 등하교 환경 개선 위한 발표회 열어
아동 통학로 금연구역 지정에 관한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의 조속한 통과 한목소리

[환경일보] 한이삭 기자 = 글로벌아동복지전문기관 초록우산어린이재단(회장 이제훈)과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진선미 의원, 정의당 윤소하 의원, 아동대표 3인이 9월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정론관에서 아동 통학로의 금연구역 지정을 촉구하는 발표회를 열었다.

이날 발표회 참석자들은 관련 법안인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조속히 통과돼, 아동들이 건강하고 안전하게 등하교 할 수 있는 환경이 하루빨리 만들어져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실제로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지난 8월 한 달간 전국 통학로의 흡연실태를 현장조사한 결과, 아동들이 겪는 피해는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를 시행했던 어린이집, 유치원, 학교와 인근 통학로 200곳 중 4곳을 제외한 196곳에서 지속적인 흡연이 발생했으며, 그중 122곳에서는 금연구역으로 지정된 곳에서조차 흡연이 일어나고 있었다.

학교 주위에서 거리낌없이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  <사진제공=초록우산어린이재단>

더욱이 가장 많은 흡연이 발생했던 학교 담벼락, 학교 뒤편 도로, 학교 출입문과 이어지는 횡단보도는 현행법과 지자체의 조례상 금연구역으로 지정돼 있지 않은 곳이 더 많아, 간접흡연으로부터 아동들을 보호할 수 있는 안전장치가 매우 미비한 수준이었다.

아동대표로 참석한 서울등마초등학교 4학년 정호형군은 “우리가 매일매일 걷는 통학로인데 금연구역으로 지정되지 않은 곳이 너무 많은 것 같다”며 “담배 연기 때문에 목과 코가 아프고 눈이 따갑다는 친구들이 많고, 담뱃재가 날라와 화상을 입는 친구도 있어 하루빨리 통학로가 금연구역으로 지정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통학로 흡연실태 조사에 직접 참여했던 경북 구룡포초등학교 4학년 김백민군은 “분명히 학교 운동장과 교문 앞은 금연구역임에도 담배를 피우는 어른들이 많다. 담배를 피우고 아무 곳에나 버리기까지 해 환경정화 시간에 담배꽁초와 라이터를 줍고 있다”며 학교 주변 금연구역의 관리와 단속을 철저히 해 달라고 요청했다.

학교 주변 아무렇게 버려진 담배꽁초들 <사진제공=초록우산어린이재단>

서울등마초등학교 4학년 노규연양은 “학교 주변에 금연 안내판이 많이 없고, 있어도 글씨가 너무 작거나 어디까지 금연을 해야 하는지 정확히 안 써 있다”며 “어른들이 금연구역임을 명확히 알 수 있도록 표지판을 잘 만들어 붙여 달라”고 호소했다.

이번 발표회에는 아동 통학로를 금연구역으로 지정하는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을 발의한 국회의원들도 참석해 아이들의 목소리에 힘을 보탰다.

더불어민주당의 진선미 의원은 학교 출입문으로부터 200m 이내를 교육환경보호구역으로, 서영교 의원은 지자체 조례가 취약한 어린이집과 유치원 및 학교 출입구로부터 10m 이내의 지역을, 정의당 윤소하 의원은 어린이집 경계로부터 10m 이내의 도로를 법정 금연구역으로 지정해 간접흡연으로부터 아동들을 보호할 수 있도록 했다.

담뱃불에 화상을 입은 대구 A초등학교 3학년 아동의 손등 <사진제공=초록우산어린이재단>

서영교 의원은 “우리 아이들의 통학로에서 담배를 피우는 것은 장차 우리나라의 주역이 될 어린이들의 건강을 해치는 것뿐만 아니라, 교육적인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하며, “어린이집과 유치원, 학교 주변을 금연구역으로 지정해 어린이들을 보호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진선미 의원은 "어른들은 무심히 지나는 담배 연기, 아이들 얼굴 높이의 담뱃불이 어린이들에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하며 "학교 앞만큼은 아이들의 시선에서 세밀한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소하 의원은 “한국건강증진개발원 조사결과에 따르면 어린이집과 의료기관 주변을 금연구역으로 지정하지 않은 지자체가 전체 지자체의 88.6%, 97.6%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어린이집과 의료기관 시설의 경계로부터 일정 거리 이내의 도로를 법정 금연구역으로 해, 어린이와 환자를 간접흡연의 위험에서 실질적으로 보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발표회를 주최한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이제훈 회장은 “아이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 보니 아동 통학로 내 흡연실태가 예상보다 훨씬 심각한 수준이었다”면서 “아동들이 더 이상 걱정 없이 안전하고 행복하게 등하교 할 수 있도록 우리 모두가 책임감을 갖고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 통과를 위해 힘을 모았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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