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겨울 난방연료 인상으로 에너지빈곤층 지원금 턱없이 부족

[환경일보] 김민혜 기자 = 전국 230개 환경‧소비자‧여성단체로 구성된 에너지 전문 NGO 네트워크인 에너지시민연대는 ‘2017년 겨울철 에너지빈곤층 실태 파악을 위한 5차년도 조사’를 시행했다.

이번 조사는 12월1일부터 8일 동안 서울을 비롯한 부산, 광주, 대전, 경기(안산), 강원(춘천), 충남(천안), 경북(경주), 경남(창원) 등 10개 지역의 취약계층 총 297가구를 현장 방문해 1대 1 대면면접조사 방식으로 진행했다. 조사는 응답자 기본사항, 주거생활(난방시설, 단열상태), 난방기기 이용현황, 에너지복지정책 관련 사항 등 4가지 항목으로 구성됐다.
 
이번 실태조사 대상 중, 기초생활보장 수급가구는 54%(160가구), 차상위계층은 18%(53가구), 일반가구는 28%(84가구)였으며, 가구유형은 노인세대가 72%로 가장 높았고 평균연령은 72세로 71~100세 연령대가 71%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기간 동안 실외온도는 영하 4℃에서 영상 9℃로 전국 평균 1.3℃ 정도의 낮은 온도가 지속되는 상태였다. 도시가스 보일러(46%)와 석유보일러(26%)가 주요 난방시설로 사용되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전기장판‧전기매트도 8%나 차지했다. 특히, 조사가구 대상 중 15%(46가구)는 전기매트, 난로 등의 보조난방기기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10개 지역의 저소득층·에너지취약계층 대상 난방시설 실태 조사 결과. <자료제공=에너지시민연대>

조사대상 가구의 절반 이상(51%)이 도시가스 미공급으로 연탄, 석유, LPG 등을 주된 취사용 연료로 사용하고 있었다. 그리고 낡은 목재창호가 20%나 되었으며, 64%는 단열시트도 부착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 기준, 에너지 부족을 경험한 응답자는 14%였으며, 이들 중 80%가 한 달 동안 난방부족을 경험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한파로 인한 건강 이상으로는 감기(57%), 관절염(35%), 신경통(17%) 순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중 61%가 한국에너지재단에서 시행하는 ‘에너지효율개선사업’에 대한 정보 인지가 부족했으며, 이로 인해 에너지효율개선사업 수혜를 받은 응답자도 17%(50가구)밖에 되지 않았다. 이들 중, 80%가 단열, 창호, 바닥 등의 주택개보수를 지원받았으며, 고효율보일러 설치 및 교체는 16%로 나타났다. 또한 지원을 받은 응답자의 80%가 지원처를 정확하게 모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자의 만족도는 평균 4점(5점 척도)으로 높게 나타났으나, 10%는 제대로 공사가 되지 않아 하자가 발생되거나 일부만 보수하여 효과가 없는 등의 이유로 불만족으로 응답했다.

에너지바우처제도의 경우, 응답자의 62%가 인지하고 있었으며 인지경로는 지자체 공무원, 사회복지사를 통해 알게 된 경우(74%)가 가장 높았다. 조사대상 중, 47%(139가구)가 에너지바우처 지원을 받고 있으며, 이들 중 실물카드 사용은 34%, 가상카드 사용은 66%로 조사되어 요금차감 형태의 지원이 더 높게 나타났다. 지원받은 응답자의 42%가 만족(5점 척도, 4점)하고 있었으나, 15%는 높은 연료가격으로 금액 상향 필요, 근본적인 난방시설개선 필요 등의 이유로 불만족으로 응답했다.
 

10개 지역의 저소득층·에너지취약계층이 희망하는 에너지 복지 정책 (복수 응답)

조사대상의 희망 에너지복지 정책(복수 응답)으로는 쿠폰·바우처 지급, 가격할인·감면의 순으로 높게 나타났으며, 현물지급과 수혜대상 확대도 다수 응답했다. 그 밖에도 노인가구의 경우 위급상황 대비 제도 마련 필요, 가족 중 수입이 있는 경우 대상에서 제외되거나 건물주 비동의로 에너지효율개선사업 신청에 어려움 등의 의견도 있었다.
 
이번 조사와 관련해 에너지시민연대 관계자는 “올겨울은 연일 매서운 한파가 몰아치고 있어 취약계층의 겨울나기가 더욱 혹독한 실정이다. 특히, 지난달부터 등유(7.2%), 취사용 LPG(14.9%), 연탄(공장도 가격 19.6%) 등 대부분의 난방연료가 인상됐다. 연탄쿠폰의 경우 추가지원이 결정되었으나, 에너지바우처의 경우 이를 반영하지 않은 실정이다. 현재 석유 한 드럼(200리터) 가격은 약 17만 원 정도로 저녁동안에만 보일러를 가동해도 15일 정도밖에 사용할 수 없는 양이라고 한다. 에너지바우처 최대 지원금액은 3인 가구 기준 12만 1천원으로 올해는 석유 한 드럼도 구입할 수 없는 금액이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사용기간이 내년 5월까지 늘었지만 가상카드(요금감면) 지원의 경우, 당월 지원금이 남아도 다른 연료 구입에 사용할 수 없는 문제점도 개선이 필요하다. 또한 에너지빈곤층 감소를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주거환경 개선이 되어야하나 에너지효율개선사업에 대한 인지가 너무 낮아 적극적인 홍보와 제도적으로 연계하여 추진하는 등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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