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총 1만1504명 아동 가정 대상, 난방비‧난방용품 및 주거환경 개보수 등 진행

추위 등으로 고통 받는 저소득가정 아동들을 위해 아동복지전문기관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총 30억 원 규모의 ‘2017 따뜻한 겨울나기’ 국내 아동지원을 실시한다. <사진제공=초록우산어린이재단>

[환경일보] 한이삭 기자 = 열세 살 윤지(가명)는 겨울이 두렵다. 지난해 말과 올 초 2번의 가스누출 사고로 연탄가스에 질식했던 아찔한 경험이 있어서다. 당시 연탄가스에 취해 몸 상태가 나빠져 한동안 학교에도 가지 못했다. 연탄가스가 또 누출될까 전기장판만으로 올 겨울을 나고 있다. 따뜻한 물도 나오지 않아 목욕할 때마다 물을 덥혀 사용한다. 기초생활수급비 만으로 다섯 식구가 살아가기 때문에 보일러 교체는 엄두도 못 낸다.

임대주택에 살고 있는 진영(16세, 가명)이는 작년 겨울 심야보일러가 고장 난 후 난방이 되지 않는 집에서 생활하다 천식과 비염을 앓게 됐다. 올 겨울을 앞두고 집 주인에게 보일러 수리를 요청했지만, 건물을 매매할 계획이니 당장 이사 가라는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들었다. 천장에는 비가 새고 눅눅해진 벽에는 방마다 곰팡이가 피어오른다. 진영이는 이번 겨울을 무사히 보내고 따뜻한 봄을 맞는 게 소원이다.

아동복지전문기관 초록우산어린이재단(회장 이제훈)은 이처럼 연일 이어지고 있는 한파 속에서 추위 등으로 고통 받고 있는 저소득가정 아동들을 위해 약 30억 원 규모의 ‘따뜻한 겨울나기’ 국내 아동지원을 실시한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은 지난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1411명의 저소득가정에 약 6억 원의 난방비를 지원해왔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측은 “올해 후원금을 둘러싼 여러 부정적 사건들로 인해 기부시장이 얼어붙은 가운데, 몸보다 마음이 더 추울 저소득가정 아동들을 위해 지원을 확대하게 됐다”고 취지를 밝혔다.

이번 아동지원은 전국의 총 1만1504명의 아동 가정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현금지원이나 물품이 필요한 가정에는 난방비, 난방용품 등을 전달하고, 노후주택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정에는 따뜻한 겨울을 날 수 있도록 주거환경을 개보수하는 등 각종 지원을 펼칠 계획이다. 또한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특별한 선물이 필요한 가정에는 생필품 등의 물품이 후원될 예정으로, 총 29억 1632만 원의 후원금이 이번 사업을 통해 지원된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이제훈 회장은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저소득가정 아동들은 추운 겨울을 어떻게 보낼까 하는 걱정에 마음이 더 추운 경우가 많다”면서 “가정해체로 인해 부모의 보살핌을 받기 어려운 시설아동, 조손 한 부모 가정 아동 등 도움이 필요한 가정에 우선 지원하며 아이들이 따뜻한 겨울을 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돕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2017 따뜻한 겨울나기’ 국내 아동지원은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의 전국 32개 사업기관을 통해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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