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둥이 아래턱에 깊은 상처, 그물에 걸려 패인 것으로 추정

[환경일보] 지난 2월18일 제주도 서귀포 갯바위에서 죽은 채로 발견된 큰머리돌고래(Risso Dolphin)의 부검 결과 그물에 걸려 폐사된 것으로 추정된다.

최초 발견자는 소유권을 포기했고, 19일 서울대학교 수생생물질병학 교실(박세창 교수)과 제주대학교 돌고래 연구팀(김병엽 교수), 이영란 WWF 해양프로그램 선임 오피서이자 해양생물 전문수의사가 부검을 실시했다.

발견 당시 큰머리돌고래 <사진제공=WWF>

큰머리돌고래는 주로 울릉도와 독도에서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흔히 동해안에서 혼획 또는 좌초가 보고된다. 제주도에서도 두어 차례 보고된 바가 있으나 부검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에 발견된 큰머리돌고래는 227.1㎝의 미성숙한 암컷이다. 외관상 근육량이 적당하고 마르지 않은 체형에 호흡기, 소화기, 비뇨기, 순환기 장기에 병적 특이사항이 관찰되지 않았다.

또한 죽기 직전 먹은 것으로 추정되는 오징어 9마리가 온전한 형태로 위에서 발견돼 폐사 전까지 건강한 상태였을 것으로 보인다.

위에서 발견된 오징어 9마리 <사진제공=WWF>

눈에 띄는 점은 주둥이 아래턱에 깊이 패인 상처이다. 그물에 걸려 생긴 상처로 보이며 폐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높다.

혼획 가능성 외에도 질병으로 인한 폐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균, 조직 검사 등 병리검사 및 유전자검사가 진행 중이다.

그물에 얽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상처 <사진제공=WWF>

이영란 선임 오피서는 “추가적으로 진행되는 검사를 통해 위에서 발견된 오징어 종류를 파악하면, 어디에서 오징어를 섭취하고 어디에서 어떤 이유로 폐사했는지 구체적인 정황을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세계적으로는 약 30만 마리의 고래가 혼획으로 희생되고 있으며 일부 어종은 멸종위기에 처해 있다. 전 세계 고작 30마리 남은 바키타돌고래와 뉴질랜드 마우이돌고래가 대표적이다.

고래연구센터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2017년 884마리, 최근 5년간 8612마리의 고래가 혼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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