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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쑥날쑥’ 환경부 생활화학제품 정보자가검사번호 입력해도 해당제품 정보 검색 안 돼
물질명 대신 안정화제, 착향제 등 제품기능 표시

[환경일보] 생활화학제품 구입 시 안전기준에 적합한 제품에만 부여하는 ‘자가검사 번호’를 확인하고 제품을 구매하면 더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환경부 공언과 달리 소비자들이 자가검사번호을 통해 제품 정보를 확인하는 데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상 제품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정보만 입력됐기 때문이다.

현재 소비자들이 현장에서 생활화학제품을 구매할 때 해당 제품이 ‘위해우려제품 안전·표시 기준’을 준수했는지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자가검사번호 뿐이다.

자가검사번호는 공인된 시험·분석기관에서 안전기준에 합격한 위해우려제품에만 부여하는 일련의 인증번호로, 환경부는 ‘제품에 자가검사번호만 있으면 해당 제품이 안전기준을 지킨 제품’이라고 홍보했다.

환경부 설명과 달리 자가검사번호를 입력해도 절반 이상은 제품정보를 확인할 수 없다. <자료=환경부 블로그 캡처>

소비자들은 제품 뒷면에 표시된 자가검사번호가 있는지 확인하고, 관련 제품 정보를 확인하기 위해 환경부가 운영하는 사이트 접속을 시도하고 있지만 관련 정보 검색에 어려움이 많다.

환경운동연합이 조사한 스프레이 제품의 자가검사번호를 입력했지만 ‘조회된 정보가 없습니다’는 메시지만 뜰 뿐 제품 정보를 확인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또한 취재진이 직접 소다세제 제품의 자가검사 번호를 입력했지만 관련 정보를 찾을 수 없었고 일부 제품은 정보가 검색되는 등 들쑥날쑥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환경부 관계자는 “제품정보 제출이 의무사항이 아니기 때문에 기업의 자발적인 협조를 얻어 DB를 구축하고 있다”며 “2만3000여개의 대상 제품 가운데 대략 1만1900개 제품의 정보를 취합했지만 중복된 제품도 있고 정보가 미흡한 제품도 있기 때문에 실제로는 이보다 적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내년부터 살생물제 안전관리법이 시행되면 기업의 자가검사 내용을 환경부에 반드시 신고해야 하기 때문에 달라질 것”이라면서도 “다만 기업의 영업비밀에 해당하는 내용은 신고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정보제공에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자가검사번호를 입력했지만 제품에 대한 정보를 찾을 수 없었다. <사진=초록누리 홈페이지 캡처>

허술한 위해우려제품 표시 기준

한편 환경운동연합 조사 결과 대다수 스프레이형 위해우려제품의 경우 현행 표시기준에 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현행 위해우려제품 표시 기준이 허술하고, 해당 제품에 어떤 유해성분이 있는지 알 수 없는 이상 제대로 독성 표시를 했는지 검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위해우려제품의 성분 표시가 의무화 되지 않은 상황에서 현재의 제품 ‘성분 표시’ 방식으로는 성분명(물질명) 대신 안정화제, 착향제, 보존제, 산도조절제 등 기능 형태로 표시할 수 있기 때문에 성분명을 정확히 공개하지 않아도 된다.

또한 표준사용량도 표백제, 합성세제, 섬유유연제만 표시하고 있어 기타 방향제나 탈취제, 세정제의 표준사용량 표기는 전무한 상태다.

아울러 자가검사번호, 성분(기능), 사용상 주의사항 등 소비자에게 반드시 알려야 하는 정보를 표시하는 글자 크기에 대한 규정도 없다.

특히 용도, 제형, 색상 등 서로 다른 제품을 구별하기 위해 각 제품의 표시사항에 모델명을 기재하고 있는데, 이는 상품명과는 엄연히 다르다. 즉 상품명이 달라도 모델명만 같으면 같은 제품으로 취급된다.

문제는 서로 다른 모델명에 같은 자가검사번호를 부여하고, 다른 용도와 제형으로 다양한 상품명으로 둔갑해 시중에 판매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기업이 제품 출시에 필요한 자가검사 비용을 절감하고, 하나의 자가검사번호로 다른 모델명과 상품명으로 소비자들에게 마치 다른 용도의 제품인 것처럼 판매하면서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해 꼼수를 부리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위해우려제품 표시기준이 너무 허술하기 때문에 소비자들, 특히 어린이들의 안전이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기업들, 다양한 꼼수 동원

환경운동연합은 스프레이형 세정제, 방향제, 탈취제에 한해 조사한 결과 ▷ 자가검사번호가 없는 제품 ▷같은 제품에 각각 다른 기능의 품목(방향제-탈취제, 세정제-코팅제 등)으로 자가검사번호 2개가 부여된 제품 ▷흡입 노출이 우려되는 스프레이 제품임에도 밀폐공간 사용으로 기재한 제품 ▷상품명에는 ‘세정제’ 표시가 있지만, 품목으로는 ‘코팅제’로 표기된 제품 ▷친환경마크가 없음에도 친환경 제품인 것처럼 허위 표시(에코인증 계면활성제, Safety 마크 등)한 제품 등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환경운동연합은 해당 제품의 표시 적법성에 대해 환경부에 묻고 행정처분을 요청할 계획이다.

자가검사 절차 <자료출처=환경부>

아울러 환경운동연합은 ‘스프레이 팩트체크’ 캠페인의 일환으로 시중에 유통되는 스프레이형 세정제, 방향제, 탈취제 제품들이 지난 2월부터 강화된 안전기준을 준수하는지 확인할 계획이다.

지난주 환경운동연합은 36개 업체 180개 제품에 대해 성분과 함량 정보를 묻고 6월1일까지 답변을 요청한 상태다.

기업의 답변을 받아 해당 제품이 정부 규제에 따르고 있는지 직접 확인할 예정이며, 제품에 대한 안전 정보 제공을 거부하거나 불성실한 답변으로 일관한 기업에 대해서는 제품명과 기업명에 공개할 예정이다.

김경태 기자  mindaddy@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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