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소수 조작 독일차 업체들 반성하고 제대로 보상해야

유럽연합(EU)의 최신 디젤차 규제를 ‘유로(EURO)6’라고 부른다. 유럽연합이 도입한 경유차 배기가스 규제단계는 1992년 유로1에서 출발해 2013년 유로6까지 계속 강화되어 왔다.

유로6 기준에 의하면 대형경유차의 경우 질소산화물(NOx)을 유로5 단계2.0gkWh의 1/5 수준인 0.4gkWh까지만 허용한다.

이 기준은 2015년부터 국내 디젤 신차에도 도입됐는데 승용차도 NOx 기준이 0.18g/㎞에서 0.08g/㎞로 50% 이상 강화됐다. 유로6 기준을 맞추려면 신형 엔진을 장착하거나 별도의 공해저감장치를 추가해야 한다.

그런데 최근 독일차 업체들이 촉매제인 ‘요소수(尿素水)’를 조작한 사실을 독일 정부가 밝히면서 파문이 커지고 있다. 트렁크 공간을 늘리고 연비를 높이려 요소수 탱크를 줄이기로 담합한 것을 적발한 것이다.

주로 암모니아(NH3) 수용액을 사용하는 요소수는 전용분사장치를 통해 제대로 뿌려질 경우 질소산화물 배출을 감소시키며 인체에 무해한 물과 질소로 바뀐다. 반면 제대로 뿌려지지 않을 경우엔 유해배출가스가 더 많이 배출되는 문제가 있다.

요소수 조작은 핵심물질인 요소수를 시험 주행 때는 정상 분사시키고, 실제 차가 팔린 이후 도로를 주행할 때는 적게 분산시키는 방식을 뜻한다. 요소수를 자주 분사하면 연비가 떨어지고 자주 채워 넣어야 한다는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분사량을 줄이는 수법을 쓴 것이다.

독일 정부는 아우디·포르쉐·메르세데스-벤츠의 유로6 차량 수십만대에 대해 리콜 명령을 내리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아우디 3.0ℓ A6·A7 차종, 벤츠 1.6ℓ 비토 차종, 2.2ℓ C220d·GLC220d 차종이 대상이다.

국내에서는 약 3만대의 요소수 조작차량이 판매된 것으로 추정된다. 환경부는 독일 정부가 요소수 조작을 적발해 리콜을 명령한 벤츠와 아우디 유로6 기준 경유차를 조사 중이다.

평택항에 보관 중인 신차 중 차종별로 1대를 임의 선정해 국립환경과학원 교통환경연구소로 옮겨 검사한다. 또한, 다양한 조건에서 주행 실험을 벌여 오염물질 배출과 SCR 제어 방식의 관련성 등도 검증하고, 해당 자동차 업체로부터 해명을 듣는다.

불법 소프트웨어가 확인될 경우 대기환경보전법 위반에 따라 인증취소, 리콜, 과징금 처분, 형사고발 등 관련 행정조치를 취하게 된다.

국내에서는 지난 2015년 폴크스바겐이 배출가스를 물리적으로 줄이는 장치를 조작한 사실이 적발되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사건이 있었다. 세계 최고수준의 기술을 보유한 독일의 자동차 회사에서 고의적 불법이 재발한 것은 매우 유감스럽다.

해당 업체들은 한국에서 판매된 문제의 차량 전체를 리콜하고 그동안 배출된 오염물질에 대한 보상 등 문제해결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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