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해하다던 백색 가루, 폐기능 저하 유발하는 수산화알루미늄 확인돼
국토부 권고안 받아들여 전면 무상수리 돌입

[환경일보] 심영범 기자 = 현대·기아차의 에어컨 에바가루 논란에 대해 국토부가 무상수리 권고 조치를 취했으나 이에 대한 논란은 완전히 불식되지 않은 모습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국토부는 지난 22일 현대·기아차에 백색가루가 유출된 쏘렌토(UM), 스포티지(QR), 투싼(TL) 3개 차종 39만 대에 대한 공개 무상수리를 권고했다.

국토부의 조사에 따르면 에어컨 증발기(에바포레이터)의 알루미늄 표면처리공정 불량으로 증발기 표면의 알루미늄이 부식되고 이로 인해 형성된 백색가루가 에어컨 가동 시 송풍구로부터 분출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물질의 성분 분석을 위해 분출 차량의 증발기에서 시료를 채취해 성분 분석 한국세라믹기술원에 의뢰한 결과, 주성분이 ‘수산화알루미늄’으로 드러났다.

에바가루 분출 현상은 차량 내 에바포레이터(열교환기, 주변의 열을 흡수해 찬 공기를 만드는 장치)의 알루미늄 표면처리공정 불량으로 표면이 부식, 이를 통해 발생한 가루가 에어컨 송풍구를 통해 나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국토부 발표로 백색 가루 성분이 수산화알루미늄임으로 확인되면서, 인체에 무해하다고 주장했던 현대·기아차는 진퇴양난의 상황에 처하게 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의 독성정보제공시스템에 따르면 수산화알루미늄은 분진상태에서 흡입할 경우 폐기능 저하되며, 장기간 흡입 시 비결절성 폐섬유증, 기종, 기흉과 드물게는 뇌병증을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 발표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그간 비공개 무상 수리를 진행 중이었던 사실이 드러났고, 이번 공개 권고를 받아들여 전면적인 무상수리에 돌입한다는 계획을 전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소비자 우려가 빠른 시간 내에 해소될 수 있도록 현대기아차 수리 상황을 세밀히 지켜보겠다”라며 “추가적으로 에어컨 가루가 분출되는지에 대해서도 계속 관찰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현대·기아차가 이런한 사실을 알고도 숨기기 급급하다 사태를 키웠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앞서 간헐적으로 제기돼 왔던 해당 결함에 대해 인지하고 있었다는 의심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한편 차량 점검 등을 원하는 소비자는 현대·기아자동차 서비스센터에 문의해 대상 차량, 점검 일정 등을 확인한 후 무상 점검 및 수리를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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