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측의 뒤늦은 방역조치 및 가구 교체에도 혹파리 재발
가구업계, “혹파리 유입 경로 및 검역 문제 점검 필요”

[환경일보] 심영범 기자 = 금강주택이 건설한 '금강펜테리움 4차' 아파트가 때 아닌 ‘벌레떼’로 인해 입주민들이 곤혹을 치르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금강주택 측은 명확한 해결책조차 내놓지 않고 있어 입주민들의 원성은 사그라들지 않는 모습이다.

최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재 금강주택이 시공한 경기도 화성시 동탄 2신도시 '금강펜테리움 센트럴파크 4차'에 혹파리 성충과 유충이 출몰했으며, 이에 입주민들은 큰 피해를 입고 있는 상태다.

이 아파트는 총 1195가구 규모로 지난 2월 입주를 시작한 지 불과 1개월 만에 혹파리떼가 나타났다. 20여가구로 시작한 피해 세대는 계속 증가해 3개월 만에 300세대로 늘어났으며, 금강주택 측은 소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으로 일부 가구들을 교체했지만 입주민들의 분통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고 있다.

아울러 혹파리 떼가 발생하는 원인이 아직 밝혀지지 않아 해당 아파트 입주민들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 금강주택 아파트 입주예정자들도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논란의 중심에 선 혹파리는 파리목 혹파리과에 속하는 작고 검은색을 띠는 해충으로, 번식력이 강해 출몰 후에 완벽히 박멸하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벌레나 유충의 사체 등에 장시간 노출되면 호흡기나 알레르기성 질환을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주민들의 거센 항의에 금강주택은 뒤늦게 방역 조치를 시행했지만 피해 규모는 계속 늘어났다. 일부 매체에 따르면 한 입주민은 "아침에 벌레 사체들을 치우고 출근하고 나서 퇴근때 보면 또다시 수백마리씩 벌레들이 여기저기 널려있었다"면서 "방역작업을 한 뒤에는 잠시 괜찮았다가 며칠 있으면 같은 일이 재발됐다"고 호소했다.

또 다른 입주민은 "아이의 입과 코에 벌레가 들어갈까봐 항상 불안하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이런 이유로 자녀를 인근 친지들의 집으로 잠시 옮긴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혹파리에 지친 입주민들은 지난 5월초 금강주택이 동탄에서 분양중인 모델하우스를 찾아 항의 집회를 열고, 업체 측에 가구의 전면 교체를 요청했다.

이에 금강주택은 혹파리떼가 많이 출몰하고 있는 세대를 중심으로 가구 교체를 진행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금강주택 관계자는 "현재 입주민 대표측과 대화를 통해 원만히 합의했다"면서 "우선 피해가 심한 세대부터 가구를 전면적으로 교체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늑장 대처라는 지적에 대해 그는 "벌레떼의 정체가 무엇인지와 발생 원인에 대해 파악하는데 시간이 걸렸다"면서 "사실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한편 이번 사태와 관련해 가구업계는 가구업체에 모든 책임이 있다는 의견에 대해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가구산업발전전문위원회는 외래종 혹파리는 주방가구, 붙박이장 등을 만드는 원재료인 파티클보드에서 주로 발생하며 파티클보드는 동화기업·성창보드 등 국내 대기업이 국내 수요량의 45%, 태국ㆍ루마니아 수입품이 55%를 공급하므로 고온고압성형 방법으로 생산됨에 따라 제조과정에서 벌레가 발생할 가능성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외래종 혹파리가 가구가 납품되는 전 지역에서 출몰한 것이 아니라 일부 습기가 많은 곳으로 알려진 특정지역 신규 아파트에서 발생하는지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제기했다.

아울러 외래종 혹파리가 어떤 경로를 통해 국내에 유입됐는지 관해 추적하는 동시에 이 과정에서 정부의 검역에 문제가 없었는지 여부도 살펴봐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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