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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가축 ‘살처분 매몰’ 답 아닌데동물 생명 존중하고 가축전염병 전과정 관리해야

가축의 살처분은 질병관리나 생태계 관리 등 일정한 목적 달성을 위해 동물의 생명을 박탈해 소각, 매립 등으로 처분하는 행위다.

예방적 살처분은 질병 감염여부와 상관없이 피해발생의 우려가 있는 경우 선제적 조치로 이뤄진다. 살처분의 법적 근거는 가축전염병예방법 20조에 명시돼 있다.

그런데 2000년대 들어 고병원성조류인플루엔자(AI)와 구제역이 지속적으로 발병하면서 상시화 및 토착화 경향을 보여 지금처럼 대규모 일방적·획일적 살처분은 재고돼야 한다.

설상가상 살처분 집행은 현장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중앙정부의 의사결정에 따라 지자체로 하달되는 모순도 있다.

정부도 매몰지 확보에 공동책임을 지고, 신속한 살처분 및 매몰을 위한 인력 및 장비 등 지원체계를 갖춰야 하며, 명확한 살처분 매뉴얼을 마련해야 한다.

가축전염병은 전과정관리라는 차원에서 점검할 필요가 있다. 가장 바람직한 것은 전염병이 발생치 않도록 사전예방에 우선하는 일이다.

비위생적이고 생명 경시형으로 운영 중인 공장식 축사를 폐지하고 동물들이 건강하게 생장할 수 있도록 충분한 공간과 쾌적한 환경을 확보해야 한다.

두 번째는 가축전염병이 발병한 이후 처리방식을 개선하는 일이다. 가축을 일시에 대량 살처분하는 경우 대부분은 매몰이나 저장방식으로 처리하고 있다.

그런데 매몰은 부지 확보, 겨울철 작업장애 등 어려움이 있고 원형저장조(FRP)를 미리 확보하기도 어렵다. 불량 PE통 사용으로 인한 파손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세 번째는 매몰지의 올바른 사후관리다. 대상 가축 대부분은 비정상적인 매몰방식으로 처리되다 보니 3년 매몰 기간 동안 많은 침출수가 발생하면서 지하수 및 하천을 오염시킬 수 있다.

사후관리기간이 종료된 매몰지 중 상당 면적은 토양이 오염돼 정상적인 사용이 어려운 상황이다. 지금처럼 기간만 지났다고 무조건 사용을 허가할 것이 아니라 전문기관의 평가를 받도록 관련 규정을 개정해야 한다.

또한, 심각한 정신적, 육체적 피해를 입는 살처분 참여자들에 대한 전문 상담 및 심리치료, 정신치료 등 프로그램을 강화해야 한다.

예방이 최선책인데,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먼저 동물을 존엄성의 주체로 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선진국으로 갈수록 인간과 동물의 관계를 인정하고 동물에 대한 이해와 배려를 바탕으로 동물의 존엄성을 인정하고 규범화하려는 노력을 볼 수 있다.

스위스 연방헌법 제120조 제2항에서는 입법과정에서 인간, 동물 및 환경의 안전뿐만 아니라 ‘생명체의 존엄성’을 고려하고 동물과 식물 종의 유전적 다양성을 보호하도록 책무를 부과하고 있다.

스위스 동물보호법은 구체적으로 ‘동물의 존엄성’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면서 동물의 복지와 보호를 규율하고 있다.

획일적이고 무분별하게 이뤄지고 있는 공장식 사육과 대규모 살처분을 막기 위해서는 생명 주체로서 동물의 존엄성을 인정해야 한다.

제1종가축전염병 전부가 과연 예방적 살처분을 해야 할 정도로 위험한 가에 대해서도 재조사할 필요가 있다.

편집국  iskimbest@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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