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의 지구온난화 진행, 대응엔 소극적

세계기상기구는 전 지구 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1850-1900년)보다 1.1℃ 상승했으며, 이전 5년(2011~2015)보다 0.2℃ 상승했다고 밝혔다. 

또한 전 지구 평균 해수면 상승률은 최근 5년(2014.5.~2019.5.) 연평균 5㎜로, 1993년 이후 연평균 상승률 3.2㎜보다 크게 증가했으며 남극과 북극, 그린란드의 빙하도 계속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IPCC 특별보고서는 지구온난화로 인해 평균 해수면 상승 전망을 지난 5차 IPCC 평가보고서(2014년)에 비해 10㎝ 높게 예측해 그 값이 최대 1.10m에 달할 수 있다는 새로운 전망을 내놓았다. 특히 지금은 100년에 1번 겪을 극한현상을 2050년 즈음에는 매년 겪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최근 지구온난화를 극복하기 위해 세계 정상들이 모인 유엔 기후행동정상회의 기조연설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속가능한 저탄소경제로 조기에 전환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해 나가겠다”면서 “석탄화력발전소 4기를 감축했고, 2022년까지 6기를 더 감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대통령의 이 같은 연설은 석탄화력발전소 감축에 대해서만 언급할 뿐, 추가 건설 중인 신규 석탄화력발전소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거짓을 말하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진실을 말한 것도 아니다.

이미 정부는 감축하기로 한 10기보다 2배 많은 20기를 2029년까지 짓기로 7차 전력수급계획을 통해 밝힌 바 있다. 게다가 새로 건설할 예정인 화력발전소들은 폐쇄 예정인 화력발전소에 비해 용량이 훨씬 크다. 한국 정부는 ‘기후 악당’이라는 불명예를 벗어던질 생각이 없다.

그간 국제사회는 강제성이 없는 국가별 자발적 감축 목표(INDC)를 설정했다. 그러나 파리협정에서 합의한 감축목표를 모두 실행한다고 해도 2100년 목표치인 1.5℃은 요원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심지어 일각에서는 목표치의 2배에 달하는 섭씨 3℃ 상승으로 생태계가 돌이킬 수 없는 수준으로 파괴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우리 정부는 제2차 기후변화대응 기본계획과 저탄소 녹색성장기본법을 통해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있지만, 이산화탄소 배출 증가량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중 1위,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세계 7위에 해당한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최근 5년 평균기온은 13.3℃로, 이전에 비해 0.3℃나 상승해 전 지구 평균기온보다 증가폭이 0.1℃ 크게 나타났다. 이산화탄소 농도 역시 세계에서 가장 빨리 증가하고 있다.

그 결과 지난해 강원도 홍천의 일 최고기온이 역대 가장 높은 41℃를 기록했고, 서울의 폭염일수는 19일로 전년(4일)에 비해 약 5배 많이 나타났다.

이처럼 기후변화를 현실에서 맞닥뜨리면서도 한국의 기후변화 대응은 매우 소극적이다. 아직은 피해가 크지 않다며, 경제 살리기가 더 급하다며 정치‧경제 논리에 밀려 ‘기후 악당’이라는 오명을 벗지 못하고 있다.

스웨덴 10대 기후운동가 툰베리는 유엔총회 연설에서 “우리는 대규모 멸종이 시작되는 시점에 와 있고, 사람들은 고통 받으며 죽어가고 있다. 생태계가 붕괴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10대 소녀가 걱정하는 인류의 미래를, 소위 정치지도자라고 하는 사람들은 왜 걱정하지 않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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