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51년 새긴 석각, 또 다른 지리산 유람길임을 증명

지리산국립공원 경남사무소는 경남 하동군 지리산 대성골에서 1651년 오두인 선생이 ‘두류산기’(頭流山記)에 기록한 석각(石刻)을 368년 만에 발견했다고 1일 밝혔다. <사진제공=지리산국립공원>

[환경일보] 이채빈 기자 = 국립공원공단 지리산국립공원 경남사무소는 경남 하동군 지리산 대성골에서 1651년 오두인 선생이 ‘두류산기’(頭流山記)에 기록한 석각(石刻)을 368년 만에 발견했다고 1일 밝혔다.

이번에 발견된 석각은 의신마을을 지나 대성골 일원 큰 바위 아래에 거친 돌 표면을 다듬어 새겼다.

글자 크기는 12cm 정도이며 전체 크기는 너비 약 80cm, 높이 4cm 정도로 깊게 새기지는 않았으나 마모가 거의 없어 식별에 문제는 없었다.

최석기 경상대학교 한문학과 교수는 “경상도 도사 오두인은 경상우도 지역 재해를 시찰하는데 김정(金釘), 이상일(李尙逸), 이진필(李震馝), 김집(金緝)과 함께 왔으며 쌍계사와 신흥사를 거쳐 대성마을로 올라가 수국골을 경유해서 거림으로 하산했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당시 수국골 은정대(隱井臺)에 동행한 5명의 이름을 나이순으로 새긴 석각이 있다는 점에서 오두인의 유람록 내용을 실증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석각”이라며 “이 석각으로 인해 오두인의 두류산기는 또 다른 지리산 유람길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두행 지리산국립공원경남사무소 자원보전과장은 “현재는 국립공원에 있는 자연 상태의 바위에 이름을 새기는 행위는 상상할 수 없지만 과거 360여 년 전 오두인 선생의 석각은 지리산을 다녀간 선인들의 발자취를 확인할 수 있는 아주 귀중한 자료”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지리산유람록에 나타난 옛길을 규명하는 데 노력하고, 숨겨진 문화자원을 지속적으로 발굴 보전헤 지리산의 문화가치를 높이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오두인 선생은 조선 시대 문신이자 서예가로 1648년 진사시에 1등으로 합격하고, 이듬해 별시문과에 장원으로 급제했다.

1694년 영의정에 추증됐으며 저서로는 하동군 청학동 유람록인 ‘두류산기’ 등이 있다.

저작권자 © 환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