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연 유현덕 작가를 만나다

일연(一淵) 유현덕 작가는 1세대 캘리그라피 작가이자 한국캘리그라피협회 회장으로, 진심을 담은 캘리그라피의 발전을 위해 힘쓰고 있다. <사진=김봉운 기자>

[환경일보] 이채빈 기자 = 캘리그라피(calligraphy)란 좁게는 서예(書藝)를 가리키고 넓게는 활자 이외의 서체를 말한다. 어원은 그리스어로 ‘아름답게 쓰다’라는 뜻에서 유래됐다. 단순히 아름다운 글씨를 쓰는 것을 넘어 서양과 중동 지역에서는 중세시대 이후부터 회화와 접목하거나 성서 속 극적 장면을 서체로 표현하는 기법 등이 크게 발전했다. 글씨의 외형과 안에 내재된 의미, 전체적인 구도가 어우러져 보다 강렬한 이미지를 형상화하는 것이 특징이다.

일연(一淵) 유현덕 작가는 1세대 캘리그라피 작가이자 한국캘리그라피협회 회장으로, 진심을 담은 캘리그라피의 발전을 위해 힘쓰고 있다. 아름다운 글씨는 기교와 기능에 머물지만, 진심을 담은 글씨는 수십 가지의 마음과 수천 가지의 감정을 끌어낸다. 글자 하나하나에 작가의 진심을 담은 ‘솔직한 글씨’야말로 시대정신과 미래가치를 노래하는 한 편의 시다.

유현덕 작가는 한국캘리그라피협회를 이끌며 나눔의 가치를 퍼뜨리는데 앞장서 왔다. 협회 소속 작가들과 함께 유니세프나 환경재단 등 각종 비정부기구(NGO) 행사에 재능기부를 해왔다. 특히 2014년 온실가스 줄이기 캠페인에서 선보인 퍼포먼스를 시작으로 해마다 환경운동 관련 퍼포먼스에 참여하고 있다. 퍼포먼스를 통해 한 번이라도 환경의 가치에 대해 더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생겼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나눔의 가치를 ‘솔직한 글씨’로 실천하고 있는 작가, 일연 유현덕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유현덕 작가는 해마다 환경운동 관현 퍼포먼스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김봉운 기자>

Q. 소개 부탁한다.

A. 캘리그라피 작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한국캘리그라피협회장을 맡고 있다. 이성보다 감성을 먼저 깨우고 빠름보다 천천히 걷는 산책처럼 글씨의 속도와 투명함이 우선인 캘리그라피를 추구하고 있다.

Q. 캘리그라피를 하게 된 계기는.

A. 대기업 디자인실에서 오랫동안 활동하면서 자연스레 캘리그라피 작가로 활동하게 됐다.

Q. 작업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

A. 캘리그라피를 통해 감동 혹은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아름답게만 보이도록 쓰는 게 아닌 진심을 담은 글씨를 쓰는 게 중요하다.

Q. 아이디어와 영감은 어디서 얻나.

A. 공부만이 답이다. 많이 읽고 보고 듣고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 쉽게 작업하면 가벼운 결과물만 나온다. 아는 게 있어야 본질을 해석해 적절히 토해낼 수 있다. 진심을 담은, 울림이 있는 글귀를 만들기 위한 공부는 끝이 없는 것 같다.

Q. 표지를 장식한 ‘새로운 우리’는 어떤 작품인가.

A. 2020년은 경자년(庚子年) 쥐의 해다. 쥐는 십이지 가운데 첫 번째 동물로, 새로운 시작을 의미한다. ‘미세먼지 없는 하늘’과 ‘플라스틱 쓰레기 없는 바다’ 등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갈 주체는 우리 모두다. ‘새로운 우리’가 새 시작을 알리고, 새날을 열어 간다는 희망을 담고 있다.

Q. 앞으로의 계획은.

A.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의 주요 촬영지였던 선샤인스튜디오에서 <미스터 션샤인 명대사 展>이 2020년 말까지 펼쳐진다. 협회 소속 작가 13명이 준비한 이번 전시회는 드라마 속 배우들의 생생한 목소리와 함께 그때의 장면들을 떠올리게 한다. 최근 전시회의 일환으로 ‘연말 캘리그라피 나눔 행사’를 진행했는데, 많은 사람과 소통하는 좋은 기회였다. 앞으로도 캘리그라피를 통해 소중한 가치를 나누고, 소통할 계획이다. 파안대소보다는 미소를 만들 수 있는 글씨를 위해 내일을 준비하겠다.

‘새로운 우리가 시작합니다’ 일연 유현덕 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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