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 주요 재배지 조사… 밀도 특정 수준 이상 시 급증

인삼 뿌리썩음병 발생 증상<사진제공=농촌진흥청>

[환경일보] 이보해 기자 = 농촌진흥청(청장 김경규)은 인삼 이어짓기(연작) 장해의 원인인 뿌리썩음병원균에 대해 조사한 결과, 인삼을 심는 시기에 병원균 밀도가 특정 수준을 넘어서면 병 발생이 크게 느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삼 뿌리썩음병의 주요 원인균은 ‘일리오네트리아 라디시콜라 종 복합체(Ilyonectria radicicola-species complex)’로, 같은 밭에 인삼을 연속적으로 재배하는 경우 뿌리를 썩게 만든다.

농촌진흥청은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주요 인삼 재배지를 대상으로 연생별 병원균 밀도와 발병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다.

충북 괴산과 강원 홍천 등 5∼6년근을 재배하는 19개 재배지에서 병원균 밀도를 분석한 결과, 뿌리썩음병 발병률 1% 미만인 3곳을 제외한 나머지 재배지에서는 토양 속 병원균 밀도가 100SQ(Starting Quantity, 병원균 유전자 증폭 시 일정 시점에 증폭되는 유전자 수)를 넘어서면서부터 병 발생이 증가했다.

2017년 묘삼을 이식한 충북 괴산과 강원 횡성, 홍천 등 24개 재배지에서도 2019년 4년생 재배부터 뿌리썩음병원균 밀도가 발병 한계점인 100SQ까지 증가하며 병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2018년 3년생 재배 때는 대부분 지역에서 병원균이 검출되지 않았다.

이 같은 연구 결과로 볼 때 뿌리썩음병의 발병 위험은 일차적으로 토양 속 병원균 밀도가 한계점인 100SQ를 넘는 경우 높아지고, 토양환경 등 이차적인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확산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편, 2020년 인삼 재배가 처음 시작된 예정지 155곳의 토양 속 병원균의 밀도를 분석한 결과, 발병 한계점 이상인 지역은 48곳으로 전체의 31%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 재배지를 대상으로 추적 조사를 이어갈 계획이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현동윤 인삼과장은 “인삼 뿌리썩음병 피해를 줄이기 위해 현장에서 병원균의 밀도를 간단히 진단할 수 있는 항체 진단키트와 분석용 토양 시료 준비 안내서를 개발 중”이라며, “내년에는 농림축산식품부, 도 농업기술원과 협력체계를 마련해 농가가 직접 진단을 의뢰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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