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피스 권고 수용해 감축 계획안 발표, 업계 1위 이마트는?

[환경일보] 롯데그룹 계열 할인마트 롯데마트가 6월7일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의 권고를 받아들여 2025년까지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량을 50% 감축하겠다고 선언했다.

지난해부터 롯데마트, 이마트 등 대형마트 상대로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량을 공개하고 감축할 것을 촉구하는 캠페인을 진행한 그린피스 서울사무소는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롯데마트는 5년 내로 2019년 사용량의 절반을 감축하겠다는 뜻을 그린피스에 알려왔다. 특히 일회용 플라스틱을 순차적으로 줄이기 위해 자체상표(PB) 상품의 친환경 패키지 가이드라인을 수립하고, 비닐봉투 사용 제로 매장을 위해 단계별 감축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린피스가 지난해 발간한 ‘국내 대형마트 일회용 플라스틱 유통 실태 보고서(Supermarket Ranking Report)”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F등급으로 분류돼 5개 조사 대상 가장 낮은 점수를 기록했다.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캠페인팀은 지난 4월 롯데마트 송도점 앞에 일회용 플라스틱을 담은 높이 5m 대형 카트 모형을 설치하고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일 것을 요구하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국제 환경단체 그린피스는 지난 4월16일 인천 롯데마트 송도점 앞에서 일회용 플라스틱을 담은 높이 5m 대형 카트 모형을 설치하고 롯데마트의 플라스틱 감축 계획 공개를 요구하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사진제공=그린피스>

코카콜라, 플라스틱산업협회 탈퇴

그린피스는 수년 전부터 미국, 영국, 홍콩, 대만 등 여러 나라의 대형마트를 상대로 플라스틱 포장재를 줄일 것을 요구하는 캠페인을 벌여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영국 대형마트 세인즈베리는 2018년 2025년까지 일회용 플라스틱 포장재 사용량 50%를 감축한다고 선언했다. 미국 슈퍼마켓체인 자이언트이글은 ‘2025년까지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전면 중지’한다고 밝혔다.

아시아에서 대형마트가 일회용 플라스틱 감축을 선언하기는 롯데마트가 최초다. 다만 이번 발표에서는 구체적 실천계획이 미흡한터라 롯데마트가 기업 운영과정에서 플라스틱 사용량을 체계적으로 감축하는 구체적 시스템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탈(脫) 플라스틱은 기업 경영에 있어 필수다. 전 세계적으로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수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플라스틱 사용량 감축 목표를 잇달아 발표하고 있다.

세제, 아이스크림, 바디케어 제품 등 생활용품 판매업체 유니레버는 2025년까지 플라스틱 사용량을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밝혔다.

페트병 세계 최다 생산업체 코카콜라와 펩시콜라는 플라스틱산업협회에서 탈퇴하고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는 대열에 합류했다.

김이서 그린피스 캠페이너는 “롯데마트의 선언은, 전 세계적 차원에서 일회용 플라스틱 줄이기 대열에 한국 기업이 참여했다는데 의미가 있다”면서도 “자체상표 상품 외 다른 상품에 대한 세부 감축방안을 밝히지 않는 등 미흡한 부분이 없지 않다”라고 말했다.

그린피스는 롯데마트에게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 총량을 공개하고, 플라스틱 사용 제로를 달성하기 위해 구체적 로드맵을 밝힐 것을 추가 요구하고 있다. 이와 동시에 롯데마트가 한국뿐만 아니라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점포에도 같은 정책을 적용하기를 촉구하고 있다.

한편 국내 1위 대형마트 업체 이마트는 일회용 플라스틱 감축 목표와 계획을 밝히지 않고 있다. 김이서 캠페이너는 “이마트는 시장 선두업체에 걸맞게 일회용플라스틱 사용량을 공개하고 사용량 감축 목표와 일회용 플라스틱을 퇴출하기 위한 로드맵을 수립하기를 촉구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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