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로 인한 고산침엽수 고사, 해조류 백화현상 등 진행 확인

[환경일보] 녹색연합은 2019년 기후변화로 인해 나타나는 한반도 생태계의 변화상 조사를 진행한 결과를 정리한 보고서 ‘기후변화와 한반도생태계’를 발간했다.

기후변화는 매우 빠른 속도로 생태계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그 내용이 해외사례에 편중되거나 전문적인 연구논문과 보고서 형태로 기록돼 시민들의 접근성이 높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녹색연합의 보고서는 기후변화가 미치는 광범위한 영향 가운데, ‘한반도 생태계’에 초점을 맞춰 변화상을 시민들에게 보다 쉽게 알리기 위한 목적으로 발간하게 됐다.

또한 ‘기후변화’ 와 ‘생물다양성’ 문제가 분리된 것이 아니라 상호 연관 속에 있다는 인식을 증진하기 위한 것도 발간목적의 하나다.

<자료제공=녹색연합>

기후변화로 구상나무 멸종 위기

보고서는 기후변화로 인한 한반도생태계의 변화상을 시민사회에서 종합하여 정리한 첫 시도이다. 녹색연합이 지난 몇년간 진행한 고산침엽수 고사 현장조사 내용과 함께 기존 연구문헌조사, 전문가와 주민 면담 등의 내용 등을 토대로 작성됐다.

또한 시민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관련한 사진과 인포그래픽을 활용하여 조사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보고서는 육상/농업/해양/어업 4가지 분야로 나눠서 결과를 정리했다. 먼저 한반도의 생태계 변화 중 가장 눈에 띄게 나타나는 것은 고산침엽수의 떼죽음이다. 지금대로면 구상나무는 기후변화로 한반도에서 멸종된 최초의 종으로 기록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육지의 숲이 망가지는 것만이 아니라, 바다의 숲도 사라지고 있다. 해양오염과 함께 기후변화가 원인이 돼 바다 속 해조류들이 사라지는 바다사막화(갯녹음)이 진행되고 있다.

또한 육상에서 수목한계선이 변하고 하늘을 나는 새들도 변화된 기후에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생태계의 변화는 농업과 수산업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과수와 작물들의 서식지가 변하고, 특히 우리의 주식인 벼의 경우 기후변화가 진전됨에 따라 생산성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온상승은 한반도의 바다에서 아열대 어종을 증가시키고 고수온으로 인한 어민들의 피해를 증가시키고 있다.

해양산성화, 해양산소감소는 향후 물고기와 어패류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해수면상승은 연안습지를 사라지게 하고 나아가 거주지의 침수피해와 재난으로 다가올 것으로 예측된다.

구상나무는 한반도에서 기후변화로 인해 멸종되는 종이 될 위험이 높다. <자료제공=녹색연합>

기후변화로 인한 영향 연구 부족

녹색연합은 “이번 조사 과정에서 한국에서 기후변화로 인한 영향에 대한 연구가 부족한 현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라고 밝혔다.

기후변화의 영향은 장기간의 조사가 뒷받침돼야 하지만, 한국에서는 이러한 장기간의 연구에 대한 정책적 관심과 지원이 부족한 것으로 확인됐다.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정책수립을 위해서는 그 영향과 변화에 대한 정밀한 연구조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기후변화는 오랜 지구의 역사를 통해 형성된 생태계의 균형을 급격히 깨뜨리면서, 그 영향은 결국 인간의 지속가능한 삶에 위기를 초래하고 있다.

기후변화는 생태계에 영향을 미친다. 아울러 생태계는 기후에도 영향을 미친다. 생물다양성과 기후변화는 상호 연결되고 영향을 주고받는다.

생태계를 보전하고 생물다양성을 증진하는 것은 기후변화의 ‘감축’과 ‘적응’, 두 측면에서 모두에서 또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산림과 해양의 생태계는 지구의 탄소 순환에 있어서 중요한 위치에 있으며 탄소의 흡수원 역할을 한다. 바다는 대기 중의 열을 흡수한다. 산림이나 습지를 훼손하는 토지이용방식은 탄소의 배출을 증가시킨다.

생태계를 보전하고 복원하는 것은 기후변화가 가져오는 재난, 곧 폭염, 홍수, 가뭄 등에 대해서 효과적인 대응을 할 수 있게 하고, 재난으로부터의 회복력을 높인다.

기후위기가 가속화되는 시대, 한반도에서의 생태계 보전은 기후변화와 분리해서 볼 수 없다. 기후위기에 대한 대응과 생물다양성을 증진하고 생태계를 보호하는 것은 함께 가야 한다. 이에 대한 인식이 사회적으로 확산되고 정부 정책에 반영돼야 한다.

한편 녹색연합은 보고서의 주요 내용을 영상으로 담은 다큐 ‘그 섬’을 함께 제작했으며, 이 작품은 7월2일부터 개막되는 제17회 서울환경영화제에서 상영되고 있다.

특히 7월14일에는 ‘그 섬’ 상영 후 ‘에코포럼 : 우리 이 섬에서 계속 살 수 있을까’가 진행된다.

에코포럼에는 조천호(전 국립기상과학원장), 황일수(그 섬 감독, 녹색연합 상상공작소), 황인철(그 섬 기획, 녹색연합 기후에너지팀), 신수연(녹색연합 정책팀), 배선영(녹색연합 상상공작소) 참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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