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화작용으로 작게 부서진 미세플라스틱은 수거 불가능

[환경일보] 녹색연합이 8월16일과 17일 이틀에 걸쳐 제주 해변 3곳(함덕, 사계, 김녕)의 미세플라스틱을 조사한 결과 스티로폼, 노끈, 플라스틱 조각, 비닐 등이 쉽게 발견됐으며, 이 중 스티로폼 파편이 가장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2019년 국가 해안쓰레기 모니터링 결과와도 동일한 결과로, 이 같은 미세플라스틱은 완전한 수거가 거의 불가능해 해양생태계 파괴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플라스틱의 생산 원료인 펠릿이 해안가에서 관찰됐다. 이 펠릿이 어떻게 해서 제주 해안까지 유입됐는지는 확인할 수 없으나 제주 해양생태계에 빨간 경고등이 들어온 것은 분명하다. 그 외 지금 제주 바다는 켜켜이 쌓인 미세플라스틱으로 망가지고 있다.

미세플라스틱은 크기 5㎜ 이하의 합성 고분자 화학물이다. 발생 기원에 따라 나뉘는데 1차 미세플라스틱은 의도적으로 제조된 것으로 플라스틱의 원료 물질로 사용되는 레진펠릿, 세정제 화장품의 스크럽, 페인트 제거용 마모제등이 있다.

2차 미세플라스틱은 플라스틱 제품이 사용되는 과정 중이나 또는 사용 후 버려진 이후에 점차 잘게 쪼개져서 미세화된 것이다.

1970년대 연안의 수표면, 해변 및 해산 어류의 위장에서 수 ㎜ 크기의 작은 플라스틱 조각이 발견되면서(Carpenter and Smith, 1972; Gregory, 1977; Morris and Hamilton 1974), 미세한 플라스틱의 오염이 최초로 보고됐다.

오른쪽의 플라스틱과 왼쪽의 조개. 구분하기 쉽지 않다. <자료출처=에코오롯>

풍화작용이 더 큰 해변에서 진행

바다로 유입된 미세플라스틱 중 해수보다 밀도가 낮은 미세플라스틱은 해수 표면에 부유하다가 밀물 때 해변으로 밀려와 퇴적된다.

특히, 해수보다 물리화학적 풍화작용이 큰 해변에서 플라스틱의 미세화는 더욱 활발하게 이뤄진다.

작게 부서진 미세플라스틱은 수거가 불가능해 해변에 지속적으로 축적되고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

플라스틱 쓰레기가 많이 축적되는 모래 해변은 퇴적물 속에 있는 미세플라스틱의 오염 조사가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이뤄지고 있는 곳이다(Hidalgo-ruz et al., 2012).

모래 해안의 경우 바다에서 유입되거나 풍화로 만들어진 미세플라스틱이 축적되는 경향을 보인다.

따라서, 바다에 비해 접근이 용이하고 시료채취에 상대적으로 적은 노력과 비용이 소모돼 미세플라스틱의 오염을 평가하는 중요한 장소다.

또한 모래 해안에 잔존하는 미세플라스틱의 양과 종류를 파악하는 것은 해수 중 미세플라스틱과 함께 오염을 평가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조사 지점은 모래 해변으로 사람들이 많이 찾는 ▷함덕 해변 ▷국가해안쓰레기 모니터링 지점인 김녕해변 ▷사계해변으로 선정했다. 시료 채취, 분석은 모래 해변의 미세플라스틱 시료 채취 및 분석 지침에 따라 진행했다.

함덕 해변에서 발견된 플라스틱. 시간이 지날수록 풍화돼 작게 쪼개진다. <사진제공=녹색연합>

제주 해변에서도 펠릿 발견

조사 대상지의 미세플라스틱의 풍도는 3만5360-16만8160particles/㎥의 범위로 확인됐다. 함덕이 가장 적게 관찰됐으며 사계가 가장 많았다.

이는 전체 18개 해변의 미세플라스틱의 풍도가 1만2000-928만particles/㎥의 범위를 보인 것과 유사하다.

또한, 조사 대상지 3곳 중 2곳에서 펠릿도 발견됐다. 펠릿은 플라스틱 제품의 원료로 쓰이는 물질이다.

2012년 7월 홍콩 해안에서 태풍으로 플라스틱 알갱이 150톤이 바다로 쏟아졌으며 2017년 10월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 정박한 선박 사고로 약 22억 5000만개의 플라스틱 펠릿이 유출됐다.

이런 펠릿들이 해류의 영향으로 우리나라 제주 바다까지 쓸려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플라스틱 원료 공장에서의 배출이나 운송과정에서의 분실 가능성도 있다.

참고로 조사구역이 아닌 함덕 해변에서는 사진과 같이 수십에서 수백개의 펠릿이 발견되고 있다.

플라스틱 원료로 쓰이는 펠릿. <사진출처=에코오롯>

국가 해안쓰레기 모니터링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외 포함, 모든 조사 대상 해안쓰레기 개수의 81.2%, 무게의 65.7%가 플라스틱이다.

이 중 가장 많이 발견된 플라스틱 쓰레기는 ▷스티로폼 파편이 1위로 3815개(플라스틱의 15.3%)였으며 ▷2위는 섬유형 밧줄 3,376개(13.5%) 이어 ▷음료수병과 각종 뚜껑 2954개(11.8%) ▷경질형 파편 2499개(10.0%) ▷발포형 파편 1869개(7.5%) 순이다.

1950년대 이후 전 세계 플라스틱 생산량 및 폐기물량이 급증했으며 이는 해양으로 유입되는 플라스틱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저작권자 © 환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