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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건설교통위원회(이하 건교위)의 서울시 감사가 18일 10시에 시작됐다.
건교위 김한길 위원장은 "정책감사는 없고 정쟁만 있는 국감이란 소리를 듣지 않도록 노력하자"며 질의시간을 의원당 4분으로 제한하고 초과될 경우 마이크를 끄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각 의원들은 여전히 시간을 준수하지 못해 정작 본론이 진행될때쯤 마이크가 꺼지는 등 대체로 서론만 노닥거린 질의로 마무리됐다.

'행정수도이전' 찬반에 편갈려

이번 서울시 국감은 서울시를 대상으로 했다기 보다 열린우리당-한나라당간의 공방이라고 할 수 있을만큼 확연히 반반으로 편이 나눠져 이 시장을 지지하거나 반박하는 상황이 펼쳐졌다.
한나라당 안택수 의원은 "신행정수도 이전을 반대하시죠?", "서울시가 가장 큰 피해자가 되기 때문에 저도 반대합니다", "통일후에 또 통일수도를 만들텐데...", "국론 정비하고 국민투표하는데 동의하시죠" 등의 이 시장의 동의를 구하는 질의만 하고 끝을 맺은 반면 열린우리당 의원이 질의를 할때면 바로 상황은 역전돼 열린우리당 윤호중 의원은 "이 시장은 국법, 규접 모두를 무시하고 있다", "행정수도이전의 반대여론을 조성하고 있다"고 비난했으며 같은당 노영민 의원 역시 "정부에 제출한 서울 20년 계획안이 신행정수도 이전보다 더 막대한 비용을 쏟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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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시장은 마마보이?

행정수도 이전문제와 관련해 열린우리당 장경수 의원은 "행정수도를 옮겼다고 서울이 대한민국의 수도가 아닌것은 아니다"며 "이 시장은 권력지향주의에만 의존하는 '마마보이'와 다를 바 없다"고 말해 국감장을 술렁이게 만들기도 했다.
이에 이 시장은 발끈해 정정하라고 요구했지만 장 의원은 "이 시장은 철저한 정치적 계산으로 행정수도이전을 무마하려 하고 있다"며 비난을 퍼부었다.
이에 이 시장은 "장 의원이 아직은 제대로 모르는게 많아 그런 소릴 하는 것 같다"며 웃자 장 의원은 다시 발끈해 "이게 웃으며 얘기할 사안입니까?…오후에 다시 얘기합시다"로 마무리지었지만 언짢은 기색을 보였다.

"서울시의 발전이 대한민국의 발전!"

이번 국감에서 이 시장은 종전과는 달리 여유로운 모습을 보인 점도 인상적이다.
몇 의원들의 충격적인 발언에도 "요즘 그런 소리 많이 듣습니다", "그건 7월에 할 수도 있는거고 8월에 할 수도 있는거죠" 등 거의 포기했다는 듯한 대답에 이어 의원들에게 "그게 어디서 발췌한 겁니까", "누가 그런 말을 했습니까" 등 오히려 공격적인 발언도 서슴치 않았다.
열린우리당 윤호중 의원의 "경기도 및 수도권은 무시하고 서울시만 발전해야 한다는 생각이 옳은 것이냐"는 질의에도 이 시장은 "대한민국의 발전을 생각하는 사람으로서 서울시의 발전이 대한민국의 발전이라고 생각한다"고 대답해 할말을 잃게 만들기도 했다.

국감을 진행하는 건교위 의원 조차도 "여기서 반은 이 시장을 지지하고 반은 저지하고 있다"며 국감현장을 꼬집었을만큼 제대로 된 서울시 국감이 이뤄졌다고 보기 힘든 상황이라는 지적이다.
더욱이 질의시간 제한으로 뭔가 시작되겠다 싶을만하면 마이크가 꺼지는 등 아쉬움이 남는 국감이라는 지적도 있다.

강재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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