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라믹캐슬「즈엄집」탄생 다가와


2005년 4월 23일 시작되는 ‘제3회 세계도자엑스포’를 준비하는 재미나는 도자작업들이 지금 진행되고 있습니다. 지난 가을 레지던스 프로그램에 참여한 일본작가 카주마사 오히라의 거대한 도자작품 「바람 환원-29 (이천)」의 야외소성이 지난 4일 하루 종일 구슬픈 겨울비가 내리는 중에 진행됐습니다. 일기예보가 틀려주기를 너무도 바랬던 세계도자재단팀의 바램을 뿌리치고 아침부터 겨울비는 시작됐고 소성을 해야 하나 미루나의 고민 끝에 ‘강행’ 결정이 내려졌습니다.
여주에서 채취해온 붉은 색 점토 16톤, 모래와 자갈 20톤, 시멘트 5톤, 염화칼슘 2톤, 소석회 13톤의 재료를 혼합하여 제작한 9mx1.2mx3m의 거대한 도자작품이 야외소성을  기다리고 있었지요. 도자작품을 둘러싼 철근 구조물위에는 불길을 보호해주는 석면이 쳐지고 작가가 원하는 모양으로 20톤의 장작이 쌓아졌습니다.
자 이젠 점화만이 남았네요. 겨울비 속에서도 거대한 불길은 타올랐습니다. 옆에 임시로 세워둔 화장실이 그 화기에 놀라 연신 하얀 김을 내뿜어 관계자의 맘을 어지럽게 했고, 불길에 머리부분이 노랗게 그을린 소나무는 그날의 비 내림을 감사해야했습니다. 20톤의 장작의 힘이 오히라의 도자작품에 어떤 영향을 주었을까요?  물론 그 안에 들은 여주토를 굳혀주는 역할을 했지요. 다만 작가가 원한 불의 영향으로 이루어지는 우리가 상상하지 못할 색의 연출이 미진했던 것 같습니다. 여주토가 붉은 빛을 띠어주기를 바랬었는데 시멘트의 힘이 너무 컸었던지 나무장작과 겨울비의 조화가 오히라의 도자작품에  충분한 영향을 발휘할 수 없었는지는 아무도 알 수 없었습니다.            
‘즈엄집’이라고 들어보셨나요?  ‘즈엄집’은 도자집을 발음편의상 그렇게 부른다고 하는군요. 야외소성이 진행되어지는 그 옆에는 도예가 김구한씨의 거대한 비닐집이 서있었습니다. 그 안에서는 이제껏 보지 못했던 크기의 도자기집이 완공을 앞두고 있습니다. 높이 5m, 면적 4.5평, 2층 구조의 도자기집입니다. 우리나라 원토 8종류와 도자모래(샤모트)를 혼합한 혼합점토 80톤으로 만들어진다고 하더군요. 벌써 두 달째 작업을 하고 있는데  한 열흘후면 완성되는 그 도자기집은 그 위에 7m나 되는 전통 가마를 지어 초벌소성을 약 한달 간 할 예정이랍니다. 1월 중순경에는 작품의 완성도를 결정하는 본소성이 약 10일간 진행될 예정입니다. 작가는 이 세라믹캐슬 ‘즈엄집’이 제작물 자체의 흥미와 조형성외에도 새로운 건축재로서의 도자소재에 대한 재인식과 의학, 보건학적으로 어떤 효능이 있는가를 관람객이 실제 느끼게 되기를 바란다는군요.  ‘즈엄집’이 콘크리트도시의 폐해를 익히 알고 있는 우리에게  좋은 실험 작품으로 다가올 것 같지 않으세요?




















카주마사 오히라







<이천 세계도자센터= 최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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