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15개 환경단체로 구성된 비상시국회의가 새해 벽두부터 사라지는 백두대간의 훼손현장을 둘러보며 온몸으로 웅변할 고난의 릴레이에 들어갔다.
지난해 11월, 참여정부의 반 환경정책을 힐난하며 무분별한 난개발로 생채기를 입은 우리 산하의 곳곳을 답사하며 국민에게 알리겠다는 외침이다.
연일 영하의 수은주가 곤두박질하며 칼바람이 휘몰아치는 날씨에도 불구하고 몸소 금수강산의 훼손실태를 고발하려는 이들의 움직임은 이목을 끌기에 충분하다.
몸살을 앓고 있는 자병산과 지리산 등을 직접 찾기위해 한데 어우러진 30여명의 NGO 요원들은 흔치않은 고행의 길을 자원했다.
이들은 당초 환경정책의 국책사업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를 비롯, 3개 분야 15개항의 대정부 요구내용을 천명하고 대책수립을 촉구했다.
최근에는 청와대 내 ‘환경비서관’ 신설을 강력히 주장했으나 변죽에 그친 정부의 생색내기에 시큰둥한 반응이다.
이들의 목소리는 ‘환경비서관’마저 없애 버리고 지속가능발전위원회를 거의 연구기관 수준으로 전락시키는 등 환경정책에 대한 적절한 의지표명도 찾을 수 없다는 비판이다.
백두대간의 난개발에 따른 환경파괴 현장을 찾아 초록불씨를 만드는 ‘초록행동단’의 실천이 빛을 발하고 있어 다행이다.
한결같이 이들은 더 지켜볼 수 없어, 꺼져가는 생명의 현장 속으로 떠나겠다는 의견이다.
혹한의 땅위에 ‘녹색 희망’을 심기 위해 주저없이 ‘생명의 행진’을 재촉하기에 이르렀다.
출발전에 이들은 길 위에서 많은 사람을 만나 담론을 나누고 우리가 ‘귀’를 열고, ‘눈’을 뜨지 않으면 대자연은 스러질 것이라고 애소한다고 밝혔다.
‘초록맹’인 참여정부의 ‘오만’과 ‘무지’를 두고 미래는 그리 핑크 빛만은 아니라는 말이다.
이 땅 곳곳 파괴된 현장의 아픔을 온 몸으로 보고 듣고 느끼기 위한 국토 순례가 한창이다. 브레이크 없는 개발의 역사가 남긴 결과를 짚어보며, 자연에게 용서를 구하려는 순수한 마음도 알렸다.
나아가 이들은 현 정부의 ‘환경 파괴적인 경제개발’의 걸림돌을 알리고, 지속가능한 대안을 논의하기 위해 이 땅의 아픈 곳을 찾아 ‘희망의 싹’을 틔울 계획이다.
전 국토를 둘러 볼 NGO 구성원은 환경운동가, 시민, 정치인, 문화 예술인 등 30명의 행동단을 이뤄 고행을 자처했다.
최근 서울 광화문의 열린광장을 시작으로 우리 한반도의 반시계 방향으로 강행군에 도전중이다.
걷고, 뛰고, 타고, 모든 운송수단을 이용하는 이들은 숙식은 현장에서 해결하고 환경운동가 다운 생활수칙을 세워 신독어린 마음을 지키기로 약속했다.
‘초록 행동단’이 내건 슬로건 처럼 ‘맨 몸과 뜨거운 가슴으로’ 나선 국토 순례가 숭고한 환경 이벤트로 가치를 더하기에 아낌없는 갈채를 보낸다.
삼천리 금수강산의 자연훼손 현장, 갈등과 고통의 현장, 두려움 없이 직접 대면할 때 해결의 실마리가 잡히고 희망의 싹을 발견할 수 있다.
비장한 각오를 가슴에 안고 떠나지만 돌아올 때는 만물의 생명과 평화의 기운을 지닌채 되돌아 오리라 확신한다.
나아가 우리 사회 곳곳에 그 싹을 심고 든든한 초록의 나무로 키워 내리라 내심 기대한다.
초록의 심장을 안고 떠나는 미래의 젊은 활동가들의 모습이 더더욱 늠름하고 아름다워 보인다.
이들이 애소하는 백두대간의 지킴이 그렇게 멀리 있지만은 않음을 다시금 보여주리라 믿는다.
풍운의 시대를 거니는 환경NGO들의 초록 불씨는 이 겨울 추위와 개발의 광풍을 넉넉히 녹여줄 수 있기에 을유년 1월의 겨울은 그 어느때 보다 훈훈하다. 

[제151호 2005년 1월 12일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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