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1]초등학교 6학년인 상철이는 방학 기간 동안 포경수술을 해 달라고 엄마를 졸랐다. 엄마는 굳이 수술을 시킬 생각이 없었으나 아이가 하고 싶다기에 비뇨기과에 데리고 왔다. 상철이는 얼마 전 포경수술을 한 친구가 “내 거는 어른이고 네 거는 아직 애야”라고 놀려서 무척 기분이 나빴다고 했다. 사실 포경수술을 했다고 어른이 되는 것은 아닌데, 주변 분위기가 상철이로 하여금 포경수술을 하고 싶게 만든 것이었다.

과거 포경수술은 필수적이었지만 요즘은 개인의 선택사항일 뿐이다. 수술은 아이가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스스로 원할 때 해 주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1980~90년대에는 아기가 태어나자마자 포경수술을 하는 것이 유행이었다. 한동안 신생아들은 의례적으로 태어남과 동시에 산부인과에서 포경수술을 받아왔다. 그러나 최근 미국 소아과학회에서 발표한 연구 결과는 ‘갓난아이도 통증을 느낀다’는 것. 즉 ‘아무 것도 모를 때 포경수술을 해야 한다’는 생각은 잘못된 것임이 드러났다. 우는 것 외에는 표현할 방법이 없는 신생아가 받을 스트레스를 생각한다면 이는 피해야 할 일이다.

유아기나 초등학교 저학년 때 수술하는 것도 전신마취를 해야 한다는 부담이 따르기 때문에 그다지 권할 만하지는 않다. 초등학교 고학년에서 중학교 저학년 무렵의 남자아이들은 수술에 대한 공포심이 비교적 적어 국소마취가 가능하고 음경이 어느 정도 성숙해 수술하기 적당하다.
그러나 이보다 어린 나이일지라도 포피와 귀두의 유착이 너무 심하거나, 포피 끝이 너무 좁아 배뇨 시 문제가 있는 경우, 귀두포피염이 잦은 경우는 전신마취를 감내하고라도 수술을 해줘야 한다.
어려서 포경수술을 안 한 성인 중에도 근막층의 밴드와 같은 구조에 의해 포피가 감돈돼 귀두 하부의 동통성 부종을 일으키는 ‘감돈포경’의 경우에는 포경수술이 필수적이다. 또한 음경을 둘러싼 포피가 너무 꽉 조이고 있어 음경 발육에 영향을 주거나 발기가 어려워 성관계에 지장을 주는 ‘진성포경’의 경우에도 수술을 해야 한다.

포경수술을 하면 장래의 배우자에게 좋다. 자궁경부암에 걸릴 확률을 낮춰주기 때문이다. 스페인 카탈란 종양연구소의 한 박사가 미국 의학전문지에 밝힌 바에 의하면 여성의 경우 포경수술을 한 남자와 섹스를 하는 것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자궁경부암에 걸릴 확률이 다섯 배나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궁경부암의 원인은 인유두종 바이러스(HPV)다. 그런데 포경수술을 받지 않은 남자는 받은 남자에 비해 인유두종 바이러스 감염 위험이 3배나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자궁경부암이 성관계를 통해 핑퐁식으로 전염된다는 점을 고려해 보면 포경수술은 여성들을 위해 남성이 해야 하는 수술이라는 생각도 든다.
포경수술은 에이즈의 위험도 줄인다. 수술을 받은 남성이 그렇지 않은 남성에 비해 에이즈 감염 여성과의 성행위를 통해 에이즈 바이러스(HIV)와 접촉할 위험이 70%가량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에 소개된 연구결과에 따르면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18~24세의 포경수술을 받은 남성과 그렇지 않은 남성 1500명씩 총 3000여 명을 상대로 1년 간 추적한 결과 에이즈 감염 비율이 10대 3으로 포경수술을 받지 않은 쪽이 높게 나타났다.
에이즈 바이러스 백신이 발견되지 않은 지금 상황에서 이 같은 연구결과는 매우 중요한 것이다. 물론 가장 좋은 예방법은 콘돔을 착용하는 것이지만 콘돔을 사용하지 않고 하는 섹스도 현실에서는 허다하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포경수술은 귀두 포피염이나 귀두 포피의 유착, 상행성 요로감염, 음경암 등을 예방해 준다. 포경수술은 음경질환이 있는 일부 남성들에게 필수적인 수술이고, 문제가 없는 대부분의 남성들에게도 분명 실보다 득이 많은 수술이라 할 수 있겠다.

요즘은 포피를 완전 절개하는 방법은 음경의 크기가 작아 보인다는 이유로 거의 사용하지 않고 최대한 점막을 얇게 제거하는 미세 포피박리술이 많이 쓰인다.
최근 시행되는 레이저 시술법은 메스 대신 레이저를 통해 포피의 세포를 태워 절개함으로써 출혈과 통증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비용이 비싸고 수술 부위가 미세 포피박리술에 비해 비교적 늦게 아문다. 수술 후에는 간혹 외요도구 협착증이나 포경 재발생 등의 합병증이 생길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문의: 연세우노비뇨기과(강남점) 1588-7565·www.wowun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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