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환경병이라 하면 사람들이 호흡하거나 유해한 물질이 몸에 들어와서 병에 걸리는 것을 말했다.
과거에는 고전적이라고 할 수 있는 직업성 질환, 수은이나 납중독, 진폐 등을 말할 수 있지만 현재 직업성 질환 역시 많이 변화를 보이고 있다. 제조업 등에서 발생되는 환경성 질환과 관련해 정부에서도 유해물질을 대체하는 등 미비하나마 조치를 취하면서 그로 인한 질환은 줄어들고 있지만 또 다른 분야에서의 환경성 질환이 늘어나고 있다고 임 소장은 강조한다.


[#사진2]공장 안팎의 경계가 사라지다

과거 일하는 환경에서 문제가 많이 생겼다면 근래는 일하는 방식이나 종류에 따른 질환, 과로, 근골격계 질환 등의 피해가 늘어날 것이라고 임 소장은 전망한다. 물론 그렇다고 환경성 질환이 줄었든 건 아니다.
“공장 안과 밖의 경계가 사라진 것 같다. 지하철 석면 문제만 해도 안팎의 경계가 없다. 하지만 그에 맞는 정책이 취해지는 것도 아니다. 하나의 사각지대로 볼 수 있다. 그간 공장 안만 규제해 왔다고 볼 수 있다. 공장을 넘나들면서 발생되는 문제들에 대해 아직까지도 어디 관할인 것만을 따지며 떠넘겨지고 있는 상황이다.”
임 소장은 그 대표적인 일례로 석면을 들었다. 공장 안으로 들어가면 노동부 규제지만 밖으로 나가면 환경부 규제사안이다. 이와 관련 그나마 작업공정에서 유해성이 거론되는 제조업 등은 규제가 이뤄진 편이지만 대기업이나 제조업이 아닌 기업에 대해 조사가 이뤄진 부분이 없는 실정이다.
‘환경병’이라는 말이 현재로서는 공식적으로 인정된 말이 아니다. 직업병이란 말 역시 ‘보상’문제가 포함돼 있다는 데 의미가 큰 것. 임 소장은 환경병이 그렇게 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 전한다.
또한 폐암문제가 심각해지고 호흡성 질환이나 알레르기성 질환 역시 앞으로 계속 문제가 될 것이라고 전한다.
“사람들의 병을 고치는 병원이라고 환경성 질환으로부터 안전지대는 아니다. 온갖 유독·독성물질을 사용하고 있는 데다 조직검사를 하는 과정에서 포르말린에 노출되고 그 외에도 방사선 등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온갖 유독물질에 노출될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제조업에서 벤젠으로 누가 중독됐다는 말이 나오지 않는 이유는 병원에서 누가 중독됐다는 말은 나오지 않는 이유는 쉽게 말해 약품 노출되는 일이 메인이 아니기 때문이다.”

정유업보다 건설업이 더 불안

임 소장은 환경병과 관련 앞으로 가장 우려되는 분야가 건설업이라고 전망한다. 건설과정에서 노출되는 오염물질로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것. 실제 현재 여천이나 울산 등지에서 암 환자들이 증가되고 있고 정부 나름대로도 조사하고 있지만 역학조사를 하다보면 예상보다 다양한 암들이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오히려 정유사업체에 근무하는 사람보다 건설업에 종사하는 사람에 암이 더 많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직업성 암이 문제되는 곳이 여수·광양·울산 등의 지역으로 정규직 중심이 아닌 비정규직, 그리고 건설일용직이 위험의 대상으로 예상되는 만큼 보다 관심을 기울여야 할 부분이다.

[#사진1]직업병도 인정받기 힘겨운 판에…

“환경병이란 게 앞으로 더 문제시 될 건 분명한 일. 호흡성 질환과 암이 관건이다. 암의 경우 발생원을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 어떤 조치를 취할지, 조치가 단순히 문제가 없어져서 그만두는 게 아니라 어떻게 관리하고 제거할지, 그게 사회적으로 통용되고 알려져야 한다.”
임 소장은 국내 환경적인 마인드가 부족한 탓도 있는 만큼 무엇보다 계도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암은 환경과 관련 된 암, 폐암과 더불어 니켈, 크롬 등 중금속, 석면도 마찬가지다. 여타 유해물질이 들어와서 유전자를 변형시키는 대표적인 일례는 바로 벤젠을 들 수 있다.
폐기물로 인한 독소, 발암성 물질 등 역시 문제다. 공장 안에서도 문제지만 그게 밖으로 흘러가면 불특정 다수에게 환경병이 되는 것.
“환경병과 관련한 현재 정부 보상은 전혀 안 된다고 봐도 무방하다. 직업병으로는 그나마 보상이 되고 있지만 실제 연탄 공장을 중심으로 안팎에서 암 환자가 나타났지만 공장 내 환자들에게만 보상이 이뤄졌다.”
임 소장은 직업병도 제대로 인정 안 되는 상황에서 환경병이 사회적으로 인정되기까지는 어느 정도의 시간이 더 있어야 할 것이라고 아쉬움을 전한다. 하지만 시민들의 환경성 질환에 대한 의식이 높아진다면 그 시일이 앞당겨질 것만큼은 분명하다고 강조한다. 아토피와 같이 말이다.
그리고 현 상황에서 환경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사회적인 계도가 중요하고 현황에 대한 조사와 더불어 모니터링이 이뤄지는 게 절실하다고 전한다.
현재 중랑구에 위치한 원진재단녹색병원 내에도 정작 직업병 환자들은 많지 않다고 한다. 물론 직업병 환자들이 적을수록 좋겠지만 환자들이 없어서가 아니라 거리적인 이유·질환의 특수성, 그리고 그 외의 또 다른 무언가의 이유로 병원을 찾지 못하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해 볼 일이다.

<강재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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