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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나라의 지도 바뀌는 공사, 매립 목적 분명치 않아”
협의회, “생태 환경 꺼냈다가 개발 이야기만 하고 나와”


지난 22일 안산시 문화예술의전당 국제회의장에서 임종인 국회의원과 시화MTV사업반대대책위원회가 공동 주최한 ‘시화호 북측간석지 추가공단 조성(MTV 사업)의 문제와 생태적 대응’ 토론회가 개최됐다.

토론회에는 이창수 시화MTV사업반대대책위 집행위원장과 박선권 고려대 강사, 홍성태 상지대 교수가 발제를 맡아 시화 MTV사업의 현황과 사업진행 과정에서 발생한 다양한 측면의 문제점을 제시했다.

특히 이날 토론회는 단순히 시화 추가공단 사업 진행이라는 현안에 대한 반대 의견뿐만 아니라 안산시 발전에 대한 사안은 물론 앞으로 진행될 국가 차원의 사업 진행 문제점에 대한 근본적인 논의가 진행됐다는 점에서 주목을 끌었다.

[#사진1]그중에는 시화 멀티테크노밸리(MTV)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수자원공사의 개발 사업 추진에 대한 문제점, 그리고 국책 사업 진행시 찬반 갈등 해소라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지속가능발전협의회에 대한 문제점과 개선점 등이 거론됐다.

이날 임종인 국회의원은 인사말을 통해 “시화호 간척사업은 불필요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며 “수공이 자신들의 일을 만들기 위해 쓸모없는 일을 행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해 시화MTV사업 추진의 불합리성을 강조했다.




첨단 산업단지 조성 붐… 과잉 공급 우려
추가공단 조성, 무분별한 자기 밥상 차리기

[#사진5]첫 번째 발제를 맡은 이창수 시화MTV사업반대대책위 집행위원장은 갯벌과 간석지를 매립해 단지를 조성해야 할 만큼 절박한 이유가 없다면서 “현재 전국 곳곳에 첨단단지 조성이 마치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며 판교·평택·송도 첨단 산업 단지를 비롯 영종도, 광주, 의왕, 포일, 서울강서 마곡지구, 광명시 등에서 진행되고 있는 단지 조성계획 현황을 제시했다.

이 집행위원장은 덧붙어 “이처럼 과잉공급 우려가 있으며 현재 분양이 안 된 곳도 여러 군데 있는데 굳이 간석지를 매립하는 엄청난 공사를 진행해 첨단산업단지를 조성해야 하는지 사업 진행자 측에서는 아무런 납득할 만한 이유를 제시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한 현 반월시화공단의 리모델링으로 공단 수요를 충분히 대체할 수 있다는 의견에 대해서도 사업 진행자 측은 아무런 답변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 집행위원장은 현재 시화MTV사업의 현황에 대한 문제점을 제시한 반면 이날 세 번째 발제를 맡은 홍성태 상지대 교수는 현재 시화MTV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수공과 함께 개발주의 정책 자체에 대한 문제점을 제시했다.

[#사진3]홍 교수는 주제 발표에 앞서 현재 각종 국책사업 진행을 위해 만들어지고 있는 협의회에 의해 지속가능발전이란 말이 잘못 사용되고 있다고 주장, 지속가능발전이란 개념은 환경을 지키고 무분별한 개발을 막자는 것이 기본 취지라고 설명했다.

특히 홍 교수는 수공과 건교부·산자부와 같은 개발 위주 정책을 세우는 곳을 비판하며 수공을 비롯한 개발공사들은 부패, 방만 경영, 도덕적 해이로 많은 비판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수공은 “각종 불필요한 대규모 개발 사업을 벌여 예산을 탕진하고 자연과 사회를 대대적으로 파괴하고 있다”며 “이번 시화호 추가공단 조성사업 또한 그 맥락에서 벗어나지 못한 무분별한 자기 밥상 차리기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찬반 합의점 찾기, 협의회가 해결책인가
성급한 판단 금불, 시간을 갖고 해결할 문제

‘시화지속가능발전협의회에 대한 제도적 접근’이란 주제로 발제를 맡은 박선권 고려대 강사는 현재 많은 국책사업에 등장하고 있는 지속발전협의회에 대해 “생태와 환경을 이야기하기 위해 들어가서 개발을 이야기하고 나온다”며 그로 인해 다시 반대대책위원회가 만들어지게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건교부는 2005년 1월 이른바 민·관 협의체인 ‘시화지역지속가능발전협의회(이하 지발협)’를 통해 시화 지구에 대한 개발 계획을 발표했다.

건교부는 이것이 정부가 국책사업을 추진하며 지역개발에 반대하는 환경 및 시민 단체의 의견을 수용한 뒤 합의를 이끌어낸 첫 사례로 개발사업의 추진에 좋은 선례가 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사진2]염형철 환경연합 활동처장은 현재 “지발협에 대해 무조건 잘하고 있다는 식의 선전이 과장되고 있다. 그로 인해 일부에선 시민단체도 찬성을 하고 있는데 왜 반대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며 "마치 지발협의 찬성이 사업 추진에 대한 전반적인 의견인 양 잘못된 판단을 이끌어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3월 안산의 일부 시민사회단체들은 지발협을 탈퇴했다. 탈퇴한 시민단체들은 지발협은 시민들의 의사를 무시한 채 명분 없는 개발 사업을 지지하고 있다며 ‘시화MTV 개발반대 안산시민대책위원회’를 만들었다.

현재 시화MTV사업 반대 측은 지발협을 신뢰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현재까지 진행된 모든 사안을 원점에서 다시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날 사회를 맡은 문정희 한양대 명예교수는 토론회를 마치며 “반드시 필요하다는 명확한 판단이 서지 않는 문제, 특히 우리 후손들이 살아가야 할 환경에 대해서는 후손들이 다시 판단하고 해결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줘야 한다”며 이번 사업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급하게 처리하려 하기보다는 시간을 가지고 깊이 있는 토의가 진행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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