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해저터널 건설이 심심찮게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한·일 해저터널은 최근 고건 전 총리가 대선 공약으로 내세우려고 검토했으며, 이미 1980년대 아이디어가 제기됐다. 한·일 해저터널이 완공되면 한국과 일본은 철도나 자동차로 2시간대로 불과하고, 고속철도 운행 시 50분이 걸리며 연간 360만 명 정도인 왕래 규모가 10배 이상 늘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대통령 선거 때마다 노태우·김대중·노무현 후보가 관심을 갖고 검토했지만 공사비용이나 규모면에서 워낙 엄청나 실제 대선공약으로 채택되지는 않았다. 이런 관심 속에 최근 국회에서 ‘한·일해저터널 연구개발’ 세미나가 개최됐으며 현재 한·일해저터널 연구소에서 관련 입법 초안을 작성 중이다.

해저터널 완공 시 고속철도로 50분

▲ 허재완 중앙대학교 도시계획과 교수는 해저터널의 성공을 위해 한ㆍ일 양국 정부가 직접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허재완 중앙대 도시계획과 교수는 10년 전부터 해저터널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허 교수가 1996년 발표한 논문이 바로 ‘영·불 해저터널 개발사례’에 대한 연구였으며 그 후 한·일 해저터널 상용화에도 관심을 갖고 꾸준히 논의에 참여하고 있다.

허 교수는 “한·일 해저터널의 경제적 파급효과는 54조원이나 된다. 게다가 중국횡단철도(TCR), 시베리아횡단철도(TSR)와 연결될 경우 동북아 경제권의 중심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바로 이것이 정치권이나 경제계에서 한·일 해저터널을 주목하는 이유이자 국가적으로 막대한 경쟁력을 얻을 것이라는 희망을 품는 요인이라 할 수 있다.

한·일 해저터널은 무엇보다 동북아 물류허브로 한국이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심리가 작용한다. 이에 대해 허 교수는 “영·불 해저터널 건설로 인해 유럽연합(EU)이라는 세계 최대의 지역경제권이 실질적인 경제적· 공간적 통합을 완료했다는 상징적 의미가 크다”고 동의를 표했다.

허 교수는 “영·불 해저터널에 비춰봤을 때 한·일 해저터널은 영·불 해저터널의 총연장이 50㎞인 데 반해 4배가 넘을 것으로 전망되고, 건설기간도 15~20년 이상 걸릴 것이며 공사비도 4배 이상 들 것”이라고 예측하며 “대규모 프로젝트다. 때문에 영·불 해저터널과 달리 경제성을 고려해 패키지 터널이 아닌 일방통행형 ‘단일터널’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제적 파급효과 54조원, 북 참여 유도해야

무엇보다 한·일 해저터널에 관심이 큰 부분은 경제적 파급효과라 할 수 있다. 허 교수는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산업연관 분석모형’을 통해 한·일 해저터널의 산업 파급효과를 분석해냈다.

그는 “한·일 해저터널 총 투자액을 48조원으로 전제하고 영·불 해저터널의 투자비 구성에 근거해 부문별로 배분해서 54조원이라는 결론을 도출했다”며 가장 큰 파급효과를 나타내는 산업은 도로 및 철도 건설업과 건설자재산업, 건설 광산용 기계 산업이며 13조~11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뿐만 아니라 지역적 경제효과도 클 것으로 기대하는데, 허 교수는 부산 지역이 가장 큰 성장잠재력을 지니고 있으며 최대 수혜자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가깝고도 먼 나라’한-일 해저터널로 연결될까?

▲ 한국 거제도에서 일본 대마도~규슈∼이키섬∼쓰시마섬의 235㎞를 해저터널로 연결하려는 대규모 프로젝트인 한-일 해저터널이 구상중에 있다.
하지만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은 역시 터널공사 사업비라고 공통적으로 지적한다. 허 교수도 “일본 측에서 비용부담을 더 많이 할 것이나 한국에서도 환경적 유해성이라든지 사전조사비용 등의 비용과 건설비용의 7분의 1 정도는 부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해저터널 공사 시 해저환경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으며 이에 대한 사전조사가 반드시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허 교수가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로 지적하는 것은 중국·시베리아와 연결되기 위해서는 먼저 한국과 북한이 연결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럴 경우 동북아의 물류 거점이 될 것이며 한·중 간 해저터널 건설이 돼야 최소 동북아 3개국이 연결될 수 있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끝으로 그는 거대한 해저터널의 성공을 위해 “한·일 양국 정부가 직접 나서지 않으면 쉽지 않다”고 전하며 정부 차원의 대응을 강조했다.

<김선애 기자>

*허재완 교수 프로필

▶학력
- 연세대학교 상경대 경제학과 학사
- 연세대학교 대학원 경제과 석사
- 미국 펜실베니아 대학교 지역경제 석사, 박사

▶경력
- 중소도시연구소 자문위원
- 경기 오산시 도시계획위원
- Journal of Economic Development 편집위원
- 경기개발연구원 자문위원
- 통계청 통계위원회 전문위원
- 경기도청 자문위원
- 건교부 국토정비단 자문위원
- 부산광역시 도시계획 자문위원
- 건교부 중앙도시계획위원회 위원
- 대한상공회의소 지역경제연구회 회장
- 한국토지공사 사외 이사
- 한국지역경제학회 회장
- 중앙대학교 산업경영대학원 원장
- 중앙대학교 산업과학대학 학장
- 영국 University of Sussex 초빙교수

- (현) 건교부 중앙교통영향평가위원회 위원
- (현) 대한국토.도시계획 상임이사
- (현) 한국지역개발학회 상임이사
- (현) 한국토지공사 경영자문위원
- (현) 경기지방공사 자문위원
- (현)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자문위원
- (현) 경기도 안성시 도시계획위원
- (현) 국가균형위원회 전문위원
- (현) 기업도시위원회 자문위원
- (현) 미국 클리브랜드 대학 겸임교수


*한·일 해저터널 사업이란

한국 거제도~일본 대마도~규슈∼이키섬∼쓰시마섬의 235㎞를 해저터널로 연결하려는 대규모 프로젝트. 1981년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주최로 서울에서 열린 제10차 국제과학통일회의에서 문선명씨가 처음으로 밝힌 이 구상은 양쪽 두 개의 터널에 왕복 철도를 건설하고 가운데 있는 나머지 터널에는 전선·유류 파이프를 위한 보조터널을 만드는 계획이다.

한·일 해저터널 노선은 일본은 종점인 히가시마쓰우라와 이키섬을 잇는 구간이며 한국은 시발점에 따라 거제 일문면~쓰시마 남부노선(209㎞), 거제 남부면 다포마을~쓰시마 중부노선(217㎞), 부산 영도~쓰시마 북부노선(231㎞) 등 3가지가 거론되고 있다.
현재 일본 측은 지금까지 120억 엔(약 1000억원)을 투입해 탐사용 터널을 400㎙까지 뚫고 각종 장비를 설치했다. 한국에서도 노태우·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이 한·일 정상회담에서 이 사업을 언급하기도 했으나 진전은 없는 상태다.

한·일 해저터널이 완공될 경우 한·일 양국이 자동차로 2시간대, 고속철도 운행 시 50분 이내에 현해탄을 왕래할 수 있게 된다. 해저터널이 완성되면 현재 연간 360만 명 정도인 한·일 양국 간 왕래 규모가 10배 이상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또 해저터널이 경부선을 거쳐 북한의 경의선, 시베리아 횡단 철도와 연계될 경우 한·일·러시아·유럽이 연결되면서 국제 물류체계에도 전기가 마련될 뿐만 아니라 남북관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 국내경제에도 연간 54조원의 산업파급 효과가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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