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환경운동가 데이비드 스즈키가 이 소식을 접하면 또 한 번 절망할지 모른다. 또 한 번 나쁜 뉴스다.

바로 미국의 거대 영농회사 몬산토사가 개발한 유전자변형(GMO) 옥수수가 쥐 실험에서 간과 신장에 이상을 일으켰다는 그린피스의 보고. 가히 충격적이다.

데이비드는 “꽃을 해치지 않는 꿀벌처럼 환경을 해치지 않으면서 돈을 버는 방법은 없을까”라면서 스스로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말한 적이 있다.

자연은 상식으로 통한다. 상식에서 벗어난 인위적이고 인공적인 행위로 얻어지는 물질은 탈이 나게 돼 있다. 그게 섭리다. 20세기 말부터 현재까지 인간은 돈에 눈이 멀어 잔인한 방식으로 사육된 고기나 GMO식품들을 거침없이 인간들에게 먹였다.

GMO식품은 ‘마약과의 전쟁’과 동일선상에서 봐야 하는 때가 점점 다가오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한 사건이다. 우리 식탁에서조차 맘 편히 먹을 음식이 얼마나 될까 싶을 정도로 심각하다. 몇몇 열혈 환경운동가들만의 힘으로는 막을 수 없는 지경까지 온 재앙, 시간은 그리 넉넉하지 않은 듯 보인다.

GMO식품을 만들어 파는 기업주들에게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고 자연과 사람이 함께 즐기는 일을 동시에 할 수 있는 경영마인드를 바라는 것도 사치다.

지속가능성이 없어 보이는 생태계, 이런 상황에서 회복이 불가능한 GMO식품은 양적 팽창력이 무섭다. 특히 다국적 기업들의 횡포는 점점 심하다.

환경운동가와 식품학자들은 주창한다. 인간이 먹는 식품을 장난쳐서 만들어낸 것이야말로 또 다른 환경파괴이며 인간에게 독약을 주는 것이라고,

GMO식품을 꾸준히 먹어서 간이나 신장이 그 외 장기에 이상 증세가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GMO식품 유해성 논란을 떠나 국민들이 식품을 살 때마다 꼼꼼히 들어다 보는 악몽이 재연될 조짐이다.

자연 그대로의 식품이 아닌 GMO식품을 내 돈 주고 사 먹어야 하는 현실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사실 식약청은 GMO의 인체 유해성 논란이 계속된 가운데 GMO농산물 수입을 잇달아 승인해왔다.

2002년 당시 식약청이 몬산토사가 개발한 GMO옥수수 등을 독성·알레르기 반응 등 안전성 종합 검토한 결과 문제가 없다며 수입을 승인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이들 제품은 해충 저항성과 제초제 등 농약 내성을 강화한 유전자 재조합 옥수수 품종.

정부는 아직도 사후관리가 없는 GMO식품에 대한 분명한 답안지를 국민들에게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국민 중심의 보건식품법과 동떨어진, 아직도 눈치보기식 관행에서 못 벗어난 처사다. 그래서 국민 식생활 문제만큼은 두루뭉술하게 얼렁뚱땅 넘기는 일을 멈춰야 한다.

더 늦기 전에 식약청이 ‘GMO식품 및 식품첨가물 안전성 평가자료 심사지침서’에 대해 재검토와 수정 보완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국내외에서 생산되는 모든 GMO식품에 대해 유해성 여부 심사기준을 강화해야 한다. 이것만이 우리 국민들의 건강을 지키는 마지노선임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이번 연구발표에 대해 그린피스 프랑스 지부 대변인도 “사람의 식품으로 허용된 GMO 작물의 중독성이 드러나기는 처음”이라며 놀라운 반응을 보였다.

더 이상 정부는 GMO식품의 유해성이 석면과 같은 수준임을 숨기지 말고 국민들에게 충분히 납득할 수 있도록 알려야 할 때다.
저작권자 © 환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