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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물관리에서 깨우치다
<<이승호 교수가 전하는 ‘물(水) 이렇게 잡는다’⑥>>

각국 물 관리 장점 국내 적용 필요

자국만의 독자적인 모델 지향해야




선진 물 관리…국내 시사점 모색

필자는 지난 5회 동안 유럽연합 물 관리지침 및 영국, 프랑스, 독일 및 네덜란드 등 물 관리 선진국의 물 관리정책을 연구·분석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우리나라 물 관리정책의 시사점을 찾고자 했다.

유럽연합 물 관리 논의에서는 물 관리 관련 기본법의 중요성, 영국 및 프랑스 물 관리의 유역물관리제도, 독일의 연방주의와 지방분권의 조화, 네덜란드의 물위원회 중심 물관리가 우리나라 물 관리에 시사점을 주는 중요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유럽연합에서 배우다”

유럽연합물 관리지침 논의 부분에서는 물 관리가 어떻게 수많은 협상과 토론을 거치며 최종적으로 2000년 발효되기까지 추진 배경을 논의했고, 그 제정 과정 속에서 생긴 정치·제도적 문제점을 파악, 향후 우리나라 물 관리 관련 기본 틀을 마련할 시사점을 갖고자 했다.

물 관리의 주요 내용은 무엇보다도 유럽연합에 속한 지표수, 지하수를 포함하는 모든 물의 환경 및 생태학적 기준이 ‘Good Status’에 2015년까지 도달하는 목표에 있다. 세부 전략으로서 유역물관리, 수질관리의 통합접근, 경제원칙을 반영한 물 서비스의 합리적 가격설정, 시민참여 및 물 관리 관련 법령 체계화 등으로 전 세계적으로 모범이 되는 정책 틀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물 관리기본법 제정 필수

물 관리와 관련, 우리나라 물 관리 시사점은 무엇보다도 물 관리 같은 기본법 및 계획이 존재해야 새로운 물 관리 방안을 이행하는 토대가 된다는 점이다.

지난해 8월 물 관리가 입안되기는 했지만 그 내용이 중요 원칙 및 개선 요소를 거의 반영하지 못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올해 5월 현재까지 국회에서 법안이 통과되지 못하고 계류 중이다.

물 관리 어떤 형태로든 존재할 때 우리나라 물 관리 개선이 공식적으로 시작되는 것이며, 법을 개선해 물 관리 같은 미래지향적으로 지속가능한 제도를 창출해 내는 것이 급선무이다.

*난관 고려 현실적인 정책 필요

우리나라가 유럽연합의 경험에서 받아들여야 할 또 하나의 중요한 시사점은 비록 물 관리 관련 원칙이나 내용이 선진적인 것이고 공동합의에 의해 제정된 내용이지만 그 이행에 있어서는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는 점이다.

2015년까지 얼마나 많은 회원국들이 물 관리 사항을 어느 정도 이행할 수 있는지는 의심스럽지만 보다 깊이 생각해야 할 점은 유럽연합은 보다 나은 물 환경을 이룩해야겠다는 의지가 있고 그 목표를 향해 조금씩 나아가고 있다는 점이다.

결국 우리나라의 향후 물 관리 방안 역시 관련 중요 원칙과 내용을 담아야 하지만 그 이행에 있어 많은 어려움과 난관이 있을 것이라는 점을 충분히 고려해 현실적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영국·프랑스에서 배우다”

영국 및 프랑스의 유역물관리체제는 여러 면에서 우리나라 유역물관리 모델을 구성하는데 시사하는 점이 많다. 영국의 유역물관리체제는 중앙 집중, 강력한 규제기구, 유역별 환경청에 의한 종합물관리, 상하수도 서비스 민영화 및 지방자치단체의 제한적 역할 등을 들 수 있다.

영국 유역물관리체제는 환경청과 그 지역 사무소에 의해 주도된다고 할 수 있는데 비록 환경청이 수량·수질·치수·하천환경을 통합한 일원화된 물 관리의 집행기관이긴 하지만 토지이용 및 개발에 대한 실질적인 권한이 없는 현실이 유역물관리의 문제점으로 확인됐다.

*국토·지역개발 연계 법제화 추진

이것은 현재 우리나라 물 관리에 있어 국토종합개발계획 및 지방자치단체 지역개발과 상호협조관계가 미흡한 점과 유사한 점이 있어 물 관리와 국토·지역개발 연계 관련 법제화 같은 제도적인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물서비스감시청 및 환경청과 같은 중앙부처의 정치, 경제, 행정적 영향력으로부터 자유롭게 독립행정을 수행하는 규제기구의 독립성을 보장하는 제도는 향후 우리나라 유역물관리체제의 발전 속에서 상하수도 서비스 민영화 혹은 공사화가 진행돼 규제 기구 필요시 벤치마킹의 대상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국가물관리위원회-유역관리청-유역위원회

프랑스의 유역물관리체제는 우리나라 유역물관리 체제의 큰 골격에 대한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다. 프랑스 유역물관리체제의 핵심은 유역관리공사, 유역위원회 및 지방자치단체의 상호작용과 역할에 있다.

우리나라 유역물관리체제에 시사하는 특징은 첫째, 유역관리공사의 재정독립과 지자체의 수자원 관련 사업에 대한 재정. 둘째, 유역위원회를 통한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정책수립 및 결정 참여. 셋째, 지자체의 적극적인 유역물관리 참여를 들 수 있다.

특히 유역관리공사의 취수세 및 오염세 징수를 통한 재정자립은 신설될 우리나라 유역관리청의 재정독립을 위한 좋은 예가 될 것이고 유역위원회는 우리나라 유역물관리에 지자체 및 시민단체의 적극적인 참여를 끌어 낼 좋은 본보기가 된다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 유역물관리체제는 영국 및 프랑스 유역물관리체제 중 우리나라에 적합한 요소만을 골라 구성돼야 하는데 중앙에는 국가 물 관련 사안을 총괄 조정하는 국가물관리위원회를 국무총리 직속으로 설치하고, 4대강 유역에는 유역관리청을 둬 수량·수질·치수·하천환경 등 종합 수자원관리를 집행하는 집행기관으로 함이 옳다.

이와 함께 유역물관리 관련 사항을 심의·의결하는 유역위원회를 둔다. 유역 내에서는 지방자치단체가 유역관리청, 유역위원회와 함께 협조 관계를 맺어 지역개발과 물이용을 연계시켜 진정한 의미의 통합물관리를 실현할 수 있게 제도화를 시켜야 한다.

“독일·네덜란드에서 배우다”

독일 물 관리의 두드러진 특징은 연방주의와 지방분권주의와의 조화인데 환경자연보호 핵안전부의 수자원국이 물 관리를 총괄하고 있지만 실질적 집행 역할을 하는 곳은 각 주 정부의 환경부와 행정제도상으로 하부기관인 지방자치단체(시·도·군)이다.

중앙정부 차원에서 조직된 연방환경청 역시 종합적 수자원관리 기능을 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연구기관으로서 주로 수질오염과 관련된 기준 및 기타 항목을 제시하고 수자원관련 조사와 연구를 주요 업무로 하고 있다.

*지자체·유역관리조직 주도적 역할

이러한 독일 물 관리 특징은 앞에서 언급한 영국 및 프랑스의 유역물관리체제를 중심으로 중앙정부가 아닌 지방자치단체와 유역관리 조직이 주도적으로 우리나라 물 관리 이끌어 나가야 함을 시사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중앙의 물 관리 관련 조직은 총괄·조정 업무만을 담당하고 각 유역 및 지방의 물 관리 집행 사항은 지역 상황을 잘 이해하고 있는 유역 및 지자체 물 관리 조직에 맡기는 것이 현명한 정책 변화 방향이 될 것이다.

*행정구역 기반&기반시설 건설·운영 중시 지양

네덜란드 물 관리의 가장 큰 특징인 물위원회는 간척사업으로 확보된 토지를 보호하고 둑·제방과 같은 기반시설을 보수·운영하기 위해 설립돼 현재까지 농촌지역 홍수 방재를 위한 제방, 둑 및 작은 댐 관리, 농촌지역 수량 및 수질관리, 그리고 운하와 관련 도로 관리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물위원회는 지역 주민에게 물세를 부과함으로써 재정을 충당, ‘오염자 부담원칙’에 근접한 물 관련 재정시스템으로서 여러 국가에서 벤치마킹해 왔고 물위원회 조직에는 지주·소작인·일반주민·시민단체 대표 등 해당 지역의 다양한 이해당사자가 참여한 물거버넌스의 하나의 예라고도 할 수 있다.

하지만 물위원회가 역사적으로 유역 기반이 아닌 행정구역 기반이라는 점, 그리고 전통적인 네덜란드 물 관리 방식, 즉 기반시설 건설과 운영을 중시하는 한계가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우리나라의 향후 물 관리 구상에 지양해야할 요소로 사료된다.

우리나라 독자 모델 지향

지난 5번의 연재 속에서 소개한 유럽의 물 관리 틀을 다시 한 번 재확인하고 우리나라 물 관리에 어떤 시사점을 주는가에 대해 논의했다. 유럽 물 관리 바탕으로 제시하는 우리나라 물 관리 개선 방안의 모델은 유럽연합 물 관리, 영국, 프랑스, 독일 혹은 네덜란드의 물 관리 틀을 그대로 빌려와서 제시하는 것이 아닌 우리나라의 독자 모델이다.

우선 제도적 틀로서 현재 물 관리 법안이 하루 바삐 국회를 통과, 정식 법률로서 효력을 갖고 지속적으로 보완을 해야 한다. 이런 법률적 기본 토대가 없는 물 관리 개선에 대한 많은 논의는 사상누각에 불과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물 관리기본법이라는 법률적, 제도적 토대를 갖춘 후 물 관리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시행할 수 있는가에 대한 물 관리 조직의 개선이 필요하다.

중앙에는 국가물관리위원회를 대통령 직속 특별기구로 설치, 정치·행정적 입지를 격상시키고 유역물관리제도를 시행해야 한다. 유역물관리제도 시행에 앞서 선결될 사항은 현재 물 관리 권한을 갖고 있는 건설교통부, 환경부 및 기타 관련 부처들의 주요 권한을 유역물관리 조직으로 이동시키는 것이다.

유역물관리 조직인 유역위원회, 유역관리청 및 지방자치단체가 유역 및 지방 물 관리를 책임지는 권한을 이양 받지 못한다면 지금과 같은 비효율적인 물 관리 형태가 그대로 답습되는 결과가 이어질 것이다.

따라서 그러한 권한 이양에 바탕을 두고 유역위원회의 이해당사자 참여를 통한 물거버넌스의 시행, 유역관리청의 지방자치단체 물 관리 사업 기술 및 재정 지원, 지방자치단체의 유역위원회 적극적 참여로 인한 지역개발과 물 관리의 유기적 연계와 같은 긍정적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강조할 사항은 우리나라의 새로운 물 관리 조직 및 제도는 한 순간에 이룩되는 것이 아니라 긴 시간을 두고 시도해 봄으로써 좋은 점과 나쁜 점을 충분히 숙지하고 점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점이다. 우리나라 물 관리 개선방안은 몇 년 안에 이룩하기는 힘들다고 보며 장기적으로 10년, 20년간 정치·경제·사회 상황에 맞게 조금씩 꾸준히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박순주  psj29@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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