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회업계 불법 알지만 정부 미온적 대응
시멘트 위한 산업쓰레기 수입 근절돼야


시멘트를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친숙하다고 하기엔 너무나 해로운 물질이지만 그러한 생각이 들 정도로 시멘트는 주위에서 너무나 흔히 보인다.

그렇다면 시멘트는 어떻게 만들어질까. 학창시절 교과서에서도 시멘트는 석회석으로 만들어진다고 배워왔지만 요즘은 아닌 것 같다. 언제부터인가 시멘트에 온갖 산업쓰레기들이 섞여 만들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상상조차 안 되는 이러한 일들이 공공연히 벌어지고 있고 이러한 사실을 아는 환경전문가는 새집증후군 걱정을 하면서 친환경벽지를 바르고, 공기청정기를 들여놓는 등 애를 쓰지만 근본적으로 오염된 시멘트로 만들어진 집에서 그런 노력이 과연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라는 말까지 서슴없이 한다.

국내 시멘트를 생산하는데 있어 일본의 산업폐기물을 들여온다는 사실은 이미 몇 해 전부터 알려지기 시작했다.
시멘트의 유해성이 알려지면서 6가크롬의 유해성. 그렇게 해로운 시멘트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까지 알려지게 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좋아할 사람들은 단연 일본 업계가 아닐까 싶다. 일본에서 버려지는 산업쓰레기를 우리나라에서 그것도 돈을 주고 사가고 있으니 말이다.

초반에는 일본의 이러한 쓰레기를 우리나라에서 그냥 가져왔었다. 일본에서도 쓰레기 처리비용이 안 들어서 좋고 우리나라가 알아서 수거를 해 가니 일본에서도 거부감을 가질 이유가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뜻밖에 한국의 시멘트 공장에서 일본에서 발생된 산업쓰레기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자 일본의 태도가 바뀌기 시작했다. 바로 쓰레기를 돈을 주고 팔기 시작한 것. 그런데도 한국 시멘트 업계에서는 너도나도 사가겠다고 나선 장관이 벌어졌다고 한다.

근본적으로 대책마련이 절실하지만 산업, 경제적인 부분이 우려된 탓인지 업계는 물론 정부의 태도도 미온적하기만 하다.
이젠 ‘시멘트’하면 바로 6가 크롬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을 만큼 그 유해성도 어느 정도 대중화는 된 것 같다. 이미 알려졌듯 대기중 호흡을 통해서 인체에 침투하는 6가 크롬은 유해성이 강하고 알레르기성 습진 피부염은 물론 기도, 심장, 간에서 전신독성 물질로 작용하기도 한다.

실제 얼마 전 충북과 강원 시멘트 공장 주변지역 주민들의 모발에서 다른지역 주민들에 비해 최고 22배나 많은 양의 중금속이 검출되기도 했다. 물론 양회업계나 환경부 측은 공식적인 조사가 아닌 만큼 그 결과를 신뢰할 수 없다는 입장을 취했고 더군다나 양회업계는 환경부에서 지침을 마련하는 대로 따르고 있다며 환경부의 허술한 치마폭으로 들어간 게 사실이다.
시멘트 주변지역 주민 모발에서 조사대상 13종류의 중금속 함유량이 다른 지역에 비해 모두 월등히 높게 나왔는데도 말이다.

그래서인지 최근 환경부가 시멘트용 산업폐기물을 앞으로 맘대로 못 쓰도록 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물론 국내에서도 전국 47개 소성로에서 연간 약 288만톤의 폐기물이 재활용되고 있고 시멘트 재활용률은 약 5%를 나타내고 있다.

개정안에 따르면 시멘트 부재료는 크롬(Cr) 함유량이 1800ppm 이하인 철강슬래그, 석탄재, 소각재, 벽돌, 콘크리트, 분진, 도자기조각 등 7종을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 유해한 시멘트 부재료의 함량을 줄인 셈이다. 보조연료 역시 총 5종으로 사용을 규제했다.
하루 50톤 이상 가연성 폐기물을 소각하는 소성로 주변지역에 대해서도 영향조사를 3년마다 실시하도록 의무화하기도 했지만 시멘트 업계의 불법조차 눈감아주는 현 행태로 제대로 조사가 이뤄질 수 있을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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