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건물보다 의식개혁이 성과
인공강우 공장이전 등 오염개선 추구


‘8’자를 행운의 숫자로 꼽는 중국인들은 2008년 8월 8일 오후 8시 베이징 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대대적인 토목공사, 건축공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림픽경기장 시설 외에도 교통, 통신, 상하수도, 환경위생 등 기반시설 건설에 총 27조원의 예산이 투입되고 있다. 만리장성과 대운하에 이어 5천년 중국 역사상 최대의 건설 붐을 이루고 있는 이번 사업에서 중국은 초대형 건설과 더불어 친환경적 올림픽으로 기념비를 세운다는 야심만만한 계획을 갖고 있다.

그런데 베이징 올림픽을 일년여 남긴 시점에서 나타나고 있는 회색안개는 이번 올림픽의 환경목표를 어둡게 하고 있다. 국제올림픽위원회는 반복되고 있는 베이징의 불량한 대기질이 2008년 올림픽의 가장 큰 위협이라고 경고해 왔고, 중국 관계부처는 올림픽 기간 동안 파란 하늘을 만들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를 위해 베이징시 정부는 내년 행사기간 중 시 외곽으로 차량 100만대를 2주간 몰아낼 예정이다. 건설작업도 내년에는 금지된다. 대기를 맑게 하기 위해 인공강우가 도입되며 베이징이 가지고 있는 대형오염공장 대부분도 도시 밖으로 이전시키는 등 온갖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

그러나 관계 전문가들은 이런 조치를 별로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지 않다. 많은 활동을 금지함으로써 오염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한계가 있고, 매일 1200여 대의 차량이 늘어나는 실정에서 도로에서 차량 일부를 몰아내는 것으로는 근본치유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베이징을 포함한 성 전체에서 오염을 규제하는 것이 바람직 하지만 이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로 꼽고 있다.

올림픽을 통해 환경목표를 어디까지 이룰지는 두고 봐야겠지만, 여하튼 중국의 행보는 충분히 중국인들을 포함해 세계의 주목을 끌고 있다. 특히 올림픽을 기회로 시민의식을 끌어올리겠다는 베이징시의 활동은 돋보인다. 중국인들은 아무 이유 없이 침 뱉기를 습관처럼 행한다. 이 지저분한 습관을 없애기 위해 먼저 시정부는 벌금과 폐쇄회로 TV를 이용한 감시라는 채찍을 사용키로 했다. 또한 430만 베이징시 가구들을 대상으로 홍보책자를 배포하고 공용쓰레기통에 경고문을 붙이게 된다.

중국인들은 전통적으로 몸을 씻거나 머리를 감는 개인 위생활동에 인색하다. 머릿기름이 배어 나와 윤기가 흐를 정도가 되도 아무 문제 삼지 않는다. 하지만 이번 올림픽을 맞아 시 교통당국은 택시기사들에게 ‘자주 목욕하고 머리감기’를 실천토록 의식개혁에 주력하고 있다.

이외에도 시 경찰들을 대상으로 친절한 대민 자세를 교육시키고 자원봉사자 300만명을 모집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건축물이나 시설을 갖추는 것은 경제력만 확보되면 시간을 투자해서 이룰 수 있는 일들이다. 하지만 시민의식을 바꾸는 것은 돈으로도 권력으로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중국은 이번 베이징 올림픽을 통해 많은 분야에서 여러 가지를 얻고 개선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환경과 보건, 안전 분야에서 의식의 개혁을 이룬다면 그것이 가장 큰 성과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우리나라도 지난 1988년 서울 올림픽을 치르며 한마음 한뜻으로 발전을 이뤘고 2002년 월드컵에서는 온 국민이 하나 되는 감동을 누렸다. 이제 다시 비전과 희망을 담아 모두가 함께 감내하고 이룰만한 도전을 만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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