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인간 행복지수’ 안 돼

환경적 측면에서 부러워 해야하는 큰 사건이 중동에서 일궈지고 있다. 아랍에미리트는 아부다비에 세계에서는 처음으로 자동차가 다니지 않고 태양열이나 바람이 만든 친환경 에너지만 사용하는 '이산화탄소 없는 도시' 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우리로서는 이해하기 쉽지 않는 발상전환이며 충격적이다. 아랍에미리트는 최대 원유 생산국으로 부국이며 그만큼 자동차도 넘쳐나는 나라다. 그런 나라가 세계 처음으로 미래 환경문제의 중요성을 자각한 정부측의 과감한 추진력에 또 한번 놀라게 했다. 물론 우리나라의 전체적인 여건상 다를 수 있다.

그러나 그들이 도시건설을 하는데 '이산화탄소 배출이 없는 도시(carbon-free city)'를 구축하는 프로젝트는 우리나라와 크게 비교하지 않을 수가 없는 대목이다.

국내 저명한 환경 원로는 본지 인터뷰를 통해 “‘생태계 행복지수’ 낮추고 ‘인간 행복지수’ 높여야 환경의 부정적 영향 벗어날 수 있다”고 뼈있는 일침을 던졌다. 그의 의미심장은 말이 아부다비에서 날아온 낭보와 맞아 떨어진다.

우리 땅은 좁고 활용가치 역시 매우 제한적이다. 방방곡곡이 차량으로 넘친다. 개발과 돈에 눈이 멀어 시장경제논리만을 우격다짐 바라보며 환경은 뒷전이었다. 자동차는 국가 기간산업이자 원동력임은 틀림없다. 다만 자동차 산업의 친환경적인 산업 전환이 시급한 때가 21세기다. 자동차로 인한 연간 1인당 환경부담금은 자그마치 1백만원에 가깝다는 의견도 있다.

사람의 편리함보다는 자연과 사람의 행복지수를 업그레이드 하기 위해 자동차를 과감하게 배척하고 친환경 도시건설을 한다는 자체가 매우 신선하다.

백두대간을 휩쓴 집중호우가 단순히 자연의 섭리라고 하면 요즘은 비웃는다. 자동차가 없는 세상은 악몽이라는 자동차 애찬론자들의 주장은 설득력을 잃어가고 있다.

사람들이 자동차의 노예가 돼 편리성만 추구하는 현실을 더 이상 수수방관할 수만은 없는 지경까지 왔다. 자동차는 양면의 칼이다. 사람과 자연이 ‘이중고’로 신음하게 만든 것도 자동차다.

정권이 교체될 때마다 국토 균형발전 차원에서 신도시 등 개발에 열을 올려왔다. 그로 인해 발생된 부작용은 땅값 상승과 환경파괴의 연속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우리도 신도시 건설에 단 한곳이라도 자동차 없는 도시를 만들었으면 어떨까 제안한다. 물론 자동차 제조사와 정유사들은 정부를 압박하는 등 난리법석을 피울 것이 뻔하다. 그들은 가당치도 않게 경제가 뒷걸음친다고 엉뚱한 논리를 펴겠지만 인간 행복지수와 생태계 행복지수는 자동차가 아닌 쾌척한 환경으로부터 태생된다.

자동차가 인간의 행복지수를 영위하는 시대는 지났다. 정부는 CO₂감축 차원의 다양한 프로젝트를 국책사업으로 던져 놓고는 있지만 시원한 대안은 없다. 우리나라도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아부다비의 CO₂배출 제로화 도시건설을 벤치마킹할 필요성이 충분하다. 쾌적하고 청청 공기를 마실 수 있는 안락한 군소신도시가 한곳쯤은 건설됐으면 한다.

열사의 땅 중동에서의 친환경바람에 대해 우리 정책 입안자들은 어떤 해법을 찾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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