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이해와 전문성 강화가 성패좌우

반대의견 존중해 겸허히 수렴해야


한나라당 경선 결과 이명박 후보가 제17대 대통령후보로 공식 선출됐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지난 몇 달 이었지만, 이제는 뒤돌아 볼 틈도 없이 다시 대선으로 그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그간 여러 후보들과의 경합과정에서 이명박 후보의 트레이드마크는 단연 ‘한반도 대운하’였다. 끝없는 파상공세에도 불구하고 이 후보는 대운하의 당위성에 대해서는 한치도 양보하지 않았다. 그만큼 확신이 있다는 말이다. 그런 그가 한나라당을 대표해 대통령후보로 나서게 됐으니 이제 대운하는 바야흐로 물꼬가 열렸다 하겠다.

그런데 이명박 후보가 그렇게 강조하는 운하에 대해 두 가지를 반드시 점검할 필요가 있는데 바로 국민이해와 전문성의 강화다. 대다수의 국민을 이해시키면서도 전문적인 부분을 보완하기란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특히 운하라는 극히 생소하지만 큰 변화와 독극물 운운 등 자극적으로 던져진 표현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던 국민들을 설득하기란 참으로 어려운 과제다. 하지만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 했다. 아무리 좋은 계획이라 해도 국민을 설득시킬 수 없다면 빛 좋은 개살구에 불과할 뿐이다.

또한 이전에 당내 경선과정에서도 반대 측의 여러 사람들이 나서서 팥이네 콩이네 하며 운하를 들었다 내렸다 했다지만, 이제는 차원이 다를 것이다. 그동안 감정을 자극하는 표현을 써가며 상대의 공약에 흠집을 내려했었다면, 이제는 엄선된 전문가들이 전문분야에서 그 타당성을 논쟁하는 본격적인 겨루기가 기다리고 있다.

이 후보는 지난 기자회견을 통해 더러워진 물, 멀어진 강, 방치된 자연환경을 국민 품으로 돌리는 대역사를 이루자고 주장하며, 운하사업을 통해 물류 포화상태와 대기오염을 개선하고 지역경제를 살리며 전국을 관광레저문화공간으로 바꾸고 대규모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식수원오염, 생태계파괴, 홍수조절능력미비, 물류비과다, 골재 발생 및 소요량 산정 불합리 등을 들면서 3면이 바다인 나라에서 무슨 불필요한 낭비냐고 운하 없으면 수질개선 안하냐고 목소리 높이는 사람들도 있었다.

운하는 상식적으로 아는 것과 달리 국익차원의 부가가치가 상당히 높음에도 불구하고 문화와 의식의 차이로 인한 오해와 거부감은 여전하다. 지난 경선 때도 많은 수의 한나라당 당원들은 운하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가졌던 것이 사실이며 이 차이를 극복하려는 노력은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또한 제기된 문제 중 인정할건 인정하면서 반대의견을 내는 전문가들을 존중해야 한다. 특히 그들의 다양한 의견을 적극 수렴해 발생가능한 모든 문제들을 저감하려는 겸허한 노력이 필요하다. 지금 찬성하는 사람들만 모아서 같이 가겠다는 위험한 생각은 버려야 한다. 한나라당 대통령후보 수락연설에서 ‘모두가 함께 가자’고 한 공약을 잊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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