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립지수명 짧아져 대체부지 시급
- 지자체특성 고려 최적안 적극 모색

경제가 어렵다고 하지만, 그간 많은 노력으로 우리 국민 대다수가 어느 정도 이상 풍요로움을 누리며 살고 있다. 예전처럼 당장 살기 위해 먹을 것을 구하는 ‘필수적 상황’이 아니라 어떤 것을 택할 지 ‘선택적 상황’으로 나아진 것이 사실이다. 이렇듯 풍요의 시대에 살면서 수반되는 것이 쓰레기 혹은 폐기물 문제다. 먹다 버리는 음식쓰레기는 수 백억 규모에 달한다지만 그 처리에도 큰 돈이 들어간다. 날마다 선보이는 다양한 신상품은 소비 의욕을 강하게 자극하고, 구매케 한다. 이러다 보니 못쓰게 된 물건뿐만 아니라 조기 퇴출된 엄청난 쓰레기들이 매일 쏟아져 나온다.

대한민국은 결코 넓지 않은 한정된 면적의 반도국가다. 광활한 땅을 가진 미국처럼 마음 놓고 묻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서울과 수도권지역 일부 지자체에서 발생되는 쓰레기를 처리하는 김포매립지의 경우 반입되는 건설폐기물의 성상을 보다 철저히 규제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매립지 사용가능기간이 몇 년 남지 않았다. 지금부터 서둘러 대체부지 확보 등 대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하지 않으면 큰 낭패를 볼 수 있다.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철저한 분리 배출 및 분리수거이며, 발생되는 폐기물의 양을 줄이는 것이다. 하지만 지난 수십년 동안의 경험으로 비추어 볼 때 어느 한 단계에서의 변화만으로는 목적한 전체 개선효과를 거두기 어렵다. 다양한 종류의 폐기물을 효율적으로 처리하기 위해서는 각종 폐기물 처리방법을 포함한 종합적 접근 즉, 통합폐기물관리시스템(Integrated Solid Waste Management System)을 수립해야 한다.

통합폐기물관리시스템의 목적은 지역사회의 특성을 고려해 폐기물을 환경적, 경제적인 측면에서 지속가능하게 관리하는 것이다. 즉, 효과적인 수거와 분류시스템을 통해 폐기물을 가장 적절한 방법별로 처리한다. 각종 처리방법은 상호 경쟁적이 아니라 보완적이어야 하며, 재활용, 유기성물질의 생물학적 처리, 열처리, 불활성잔재의 매립 등의 방법이 동원돼야 한다. 에너지 회수는 생물학적 가스화, 열병합소각, 매립지 가스회수 등을 통해 가능하다. 통합폐기물관리시스템을 통해 각 지역 특성에 맞는 폐기물관리 대안을 찾을 수 있다. 처리방식의 우선순위에 따른 처리방법을 매립 및 소각 대상 폐기물량을 축소하여 자원순환의 폐쇄시스템구축을 가능케 한다. 또한, 재활용 및 에너지회수 등을 통해 경제성을 높이며, 지가상승, 인건비, 수송비 상승에 대한 대안제시도 가능하고, 집단이기주의를 극복해 사회적 합의를 도출할 수 있다. 무조건적인 매립지의 대형화 보다 지자체단위별로 중소규모 개발 관리와 지자체의 특성에 맞는 방법을 적극 모색해야 할 것이다.

독일 쾰른의 한 작은 마을 매립지에는 그야말로 최종 처리된 상태의 성상만 매립해 악취가 없는 것은 물론이고 매립지인지 터 밭인지 분간이 가지 않을 정도로 관리되고 있으며, 10년의 안정화 기간이 지나면 다시 사용이 가능하다.

과정을 개선치 않는 매립은 답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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