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성과지수(EPI) 세계 51위 하위권

평가보단 앞으로의 방향 결정에 이용


세계가 보는 한국의 환경지수가 추락했다. 23일 세계 각국의 정계·관계·재계 수뇌들이 모이는 스위스 '다보스포럼'에서 미국 예일대와 컬럼비아대가 밝힌 한국의 환경성과지수는 세계 149개국 중 51위였다.

환경관련 각 분야의 목표치 대비 국가별 달성도를 평가하는 환경성과지수(EPI) 순위가 하위권이란 사실은 세계가 우리의 환경을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음을 방증하는 사실로 생각돼 가슴이 아프다.

세계 10대 경제대국을 눈앞의 현실로 받아들이는 우리가 어찌하다 러시아, 브라질, 쿠바, 멕시코보다 더 낮은 순위로 평가돼야만 하는 상황에 이른 것인지 안타까울 뿐이다. 만점에 가까운 95.5점으로 당당히 세계 1위를 차지한 스위스가 마냥 부럽기만 하다.

이미 우리는 지난 2006년 133개국 42위라는 결과를 다보스포럼을 통해 전해들은 바 있고 당시 적잖은 충격으로 받아들여졌다. 이런 전례에 비춰볼 때 올해 51위란 결과는 우리의 준비와 대책에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행여나 국가의 수가 그때보다 늘어났지 않느냐며 반문할 수도 있겠지만 이는 핑계로만 들릴 뿐이지 설득력이 없다.

환경성과지수는 현실적이고 행정적인 지수로 일부 중요한 환경지표에 대해 바람직한 목표를 정해 각 나라가 이 목표에 얼마나 접근했는지를 평가한 것이다. 따라서 이번 결과는 바람직한 목표를 위해 한국이 얼마나 노력했는가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오존오염 118위, 이산화황 배출량 148위, 생태계 위험지수 127위, 보호서식지 111위, 환경에 유해한 농업보조금으로 평가하는 농업보조금 145위, 화전농업 115위, 1인당 이산화탄소 배출량 103위, 과도한 어획 78위 등은 앞으로 우리가 어떤 분야에 주력해야 하는가를 여실히 보여준다.

더불어 자연 및 기후변화에 영향을 미치는 생태계 보존과 대기관리, 에너지 정책 등이 상대적으로 미흡했음을 의미한다. 이와 함께 전반적으로 환경기반시설이 비교적 잘 갖춰져 있고 자연자원과 에너지소비를 적게 하는 나라들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차기정부는 이를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이다.

'다보스포럼'에서 나온 결과가 씁쓸하고 안타까운 사실이긴 하지만 이를 놓고 좋으니 나쁘니 하는 것에 너무 열을 올리는 것은 좋은 모습이 아니다. 그리고 전체 순위가 완벽하게 극단적인 평가를 말하는 것도 아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 결과를 통해 목표에 얼마나 도달했는지 알아보고, 문제가 많은 분야는 무엇이며 실행계획의 우선순위를 어떻게 정할 것인가에 유용하게 사용하겠다는 의지이다. 다음에 있을 순위 발표가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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