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부 폐지- 업무의 불명확성 우려
태안사고- 해외사례 타산지석 삼아야

[#사진1]“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천혜의 연구공간을 가지고 있는 우리나라의 해양학자들은 자연이 베풀어준 황금덩어리를 잘 관리해야 할 의무도 있다.”

해양은 인류문명이 생긴 이래로 인간의 활동무대가 돼 왔으며 해양 연구 역시 고대로부터 계속돼 왔다.

최근에는 급증하는 인구문제와 이에 따른 식량 및 자원의 고갈문제가 심각히 대두되면서 해양에 대한 관심도가 인류생존의 관점에서 나날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장경일 한국해양학회 총무이사(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를 만나 한국해양발전의 현주소를 짚어봤다.

해양보존은 국가간 협력이 필연
해양은 인류문명이 생긴 이래로 인간의 활동무대가 돼 왔으며 해양 연구 역시 고대로부터 계속돼 왔다. 최근에는 급증하는 인구문제와 이에 따른 식량 및 자원의 고갈문제가 심각히 대두되면서 해양에 대한 관심도가 인류생존의 관점에서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해양자원의 효율적인 개발과 이로 인해 발생되는 오염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해양의 제반 현상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며 이를 위해 지속적인 연구가 요구된다. 또 해양개발과 해양환경의 보전은 한 나라의 문제가 아닌 국제적인 문제로써 이를 위해 해양과 관련된 국가간의 협력이 필연적으로 요구되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해양학회는 1966년에 임의 단체로써 해양 학자와 해양관련 전문가를 중심으로 설립됐다. 그동안 학회지 발간과 정기적인 학술발표회 그리고 국내외의 제 학회 및 기관과의 제휴를 통해 해양학 발전에 힘써왔다”고 장 교수는 밝혔다.

또한 “해양학의 발전 및 해양학에 관한 지식의 향상과 보급, 해양자원의 개발과 보존 및 해양환경 보전에 기여하고 있으며 올해 사업계획은 학회위상제고(해양학회지 국제적 학술지로 발전), 재정확충, 인력양성 등인데 특히 여성과 후학양성에 주력할 생각”이라며 학회의 비전을 제시했다.

해수부 10년 노하우 아쉬워
[#사진2]새 정부 정부조직개편안 가운데 해양수산부 폐지를 놓고 장 교수는 “해수부가 설립 후 많은 시행착오를 거쳤지만 이제는 안정단계로 접어들어 바다에 대한 통합관리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해수부가 폐지가 되면 통합관리기능도 사라지고 무엇보다도 그간 키워낸 해양전문관료가 뿔뿔이 흩어지게 돼 10여 년에 걸쳐 만들어낸 노하우가 사라지게 된다”며 아쉬움을 표명했다.

장 교수는 또 “해양환경분야는 환경부로 이관되는 것으로 돼 있는데 해양환경의 범위는 매우 넓어서 이 경우 수산과 관련된 일은 농림수산식품부 등과 충돌할 가능성도 있다”며 업무의 범위가 불명확하게 될 것을 우려했다.

장 교수는 “새로운 정부조직개편안에 따르면 기능위주로 부처를 개편해 수산과 해양을 분리했는데 사실 수산과 해양은 동일 개념”이라며 “수산을 수산식품으로만 보니까 칼로 자르듯이 분리가 가능한 것으로 생각되지만 해양환경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수산도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적조가 발생하면 수산분야가 해결해야하는가 아니면 해양환경분야가 해결해야 하는가에 문제다. 장 교수는 “환경오염에 의해 적조가 발생했고 수산물에 피해가 갔으니 당연히 한 군데서 통합관리를 해야 한다고 생각된다. 그렇지 않으면 이런 골치 아픈 사항은 각 부서가 서로 밀어낼 것이 뻔하다”며 또다시 업무의 범위가 불명확성을 되짚었다.

태안기름유출사고, 오염은 이제 시작
장 교수는 태안기름유출사고에 대해 “이번 사태의 가장 좋은 타산지석은 1989년에 알래스카에서 좌초한 유조선 엑슨발데즈호 사건일 것이다. 사고가 발생한지 거의 20년이 지났지만 오염 등 후유증은 아직 끝나지 않았으며 현재도 50억 달러의 소송이 걸려있다. 해양선진국인 미국이지만 초기 대응에 많은 실수를 했고 그 덕분에 많은 전문가를 확보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태안사고는 현재도 조사가 진행중이며 언제 마무리될지 모른다. 하지만 이 사고가 해양에 유출한 기름의 양으로 보면 겨우 46위에 해당한다는 점이다. 문제는 이러한 사고는 언제든지 재발할 수 있고 발생시 신속한 방제 및 사후조처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장 교수는 “학회차원에서 사후조처에 관련된 전문가 DB를 구축하고 있으며 해수부에도 학회가 전문가를 추천할 수 있다고 알린 상태”라며 “학회는 이번 사건에 학술적인 도움을 줌과 동시에 우리나라에도 전문가를 양성해 차후에 이런 사건이 발생할 때 외국전문가를 부를 필요 없이 국내전문가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인력양성과 노하우를 만들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태안의 경우 자원봉사자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겉모습은 많이 좋아졌지만 오염은 이제 시작이며 알래스카의 경우에서 보듯이 그 후유증은 대단히 오래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개발과 환경 “대립의 개념만은 아니다”
최근 들어 기후변화가 전 세계인의 화두가 되면서 기후조절자로써의 바다의 역할이 새삼 부각되고 있다. 20~30년 전만해도 해양학자들의 전문용어였던 엘니뇨, 적조, 해수면변화 등을 언론매체에서 자주 접할 수 있게 됐다.

주로 수질오염을 지칭했던 해양오염은 해양시스템 전체의 메커니즘을 포함하는 개념으로 확대되고 있다. 즉 환경의 문제는 이제 피해갈 수 없는 단계에 이르렀고 그간 묵묵히 인류의 잘못을 받아들이던 바다의 인내심은 한계에 달했다.

장 교수는 “개발과 환경은 항상 대립되는 개념만은 아니며, 이에 우리 해양학자들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학자로서의 자세를 다잡았다.

<최재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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