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이 가장 열광하는 스포츠는 뭘까? 바로 미식축구다. 그리고 그 중에 가장 관심이 집중되는 경기는 단연 슈퍼볼이다. 슈퍼볼은 미국 프로미식축구 NFC 우승팀과 AFC 우승팀이 겨루는 챔피언 결정전으로 경기가 열리는 매년 1월 마지막 일요일을 슈퍼선데이(Super Sunday)라고 부르며 매년 시청률 70% 이상을 기록한다.

이런 슈퍼볼 경기가 친환경적으로 치러져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관중이 버린 쓰레기 중 재활용이 가능한 캔, 유리병, 페트병 등은 별도로 모아 처리하고 조리했으나 먹지 않은 음식을 전부 모아 불우시설에 나누어 줬다. 뿐만 아니라 경기를 진행하면서 발생하는 배기가스를 상쇄하기 위해 1만 그루의 나무를 심었다. 경기장에서 사용된 전력은 수력·풍력·지력 등 신재생에너지로 조달했다.

슈퍼볼의 인기가 높은 만큼 경기가 열리는 곳에는 늘 관객, 행사요원, 기자 등 많은 인원이 몰릴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이 인원이 쏟아내는 엄청난 쓰레기와 수만 대의 자동차가 내뿜는 배기가스는 어마어마한 양이다. 때문에 개최지 주민들의 불만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에 미국프로풋볼연맹(NFL)은 15년 전부터 ‘NFL 환경보호 프로그램’을 만들어 폐기물 줄이기에 힘쓰고 있다.

얼마 전 우리나라에서도 산업자원부가 기후변화 Week(2.18~22일)를 맞아 마련한 다양한 행사 중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탄소 중립 캠페인 출범식’이 친환경적으로 치러졌다.

기후변화 Week의 개막 행사로 열린 ‘탄소 중립 캠페인 출범식’에서 발생하는 총 CO₂양(6톤)을 나무심기, 감축실적 구매 등을 통해 완전 상쇄하기로 한 것이다. 이로써 표면적인 ‘탄소중립’ 행사가 아닌 실제적이고 모범적인 ‘탄소중립’의 사례가 됐다.

친환경적으로 행사를 진행했다는 측면에서도 칭찬할만 할 뿐더러 홍보차원에서도 큰 성과를 기대해 볼 수 있다. 아직은 실생활에서의 온실가스감축에 대해 인지하지 못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친환경적으로 행사를 치루는 방법에 대한 살아있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셈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되는 이런 공식행사에서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이미 발생한 온실가스를 상쇄시키기 위한 노력은 백번의 광고보다 훨씬 영향력이 있을 것이다.

공인이 무료로 공익 광고에 출연하는 것은 공인으로서의 책임과 의무를 다하기 위해서다. 공적 기관 역시 이런 책임과 의무를 가지고 있다고 볼 때 위의 두 행사와 같은 바람직한 사례들이 더욱 늘어나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정종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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