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훼단지 연탄재 고스란히 하천으로


▲ 관할구청의 푯말이 무색할 만큼 창릉천 주변에 연탄재들이 수북히 쌓여있다.
도심 속 시골로 알려진 창릉천이 ‘창릉하치장’으로 몰릴 위기에 처했다.

주민들에 따르면 말라버린 창릉천은 가뭄 때문에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관할구청에서 보완할 수 있는 부분조차 외면되고 있는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창릉천을 창릉하치장으로 만드는 데 관할구청이 한몫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고양시환경연합회 한상훈 간사는 “뉴타운은 은평구를 걸쳐 덕양구 일대까지 진행되는 큰 공사지만 서울시와 고양시가 서로 책임을 떠넘기고 있는 사이 창릉천은 계속 죽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뉴타운 건설 시행사인 SH공사 조감도를 보면, 창릉천이 풍부한 수량을 자랑하며 유유히 물이 흐르고 있지만 현실은 물줄기 하나 보이지 않는데다 창릉천 안에서 불법 경작의 흔적까지 발견할 수 있었다.
하지만 SH공사 관계자는 “창릉천은 지방2급 하천으로 경기도에서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관리하는 만큼 창릉천 내부 정비는 우리가 할 수 없는 사항”이라고 밝혔다.

수량 풍부한 창릉천, 30cm 하천으로 전락

우선 창릉천 주변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 수북히 쌓인 연탄재다. 인근 백여 곳의 화훼단지에서 버려진 연탄재가 창릉천을 가득 메우고 있어 물이 흐른다면 보다 심각한 수질오염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서울근교 여느 하천과 달리 창릉천은 그린벨트로 묶여있어 별 다른 오염원이 없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물로 가득해야할 창릉천은 겨울 가뭄과 뉴타운 건설, 지하수 공사 등으로 폭이 30센티미터도 되지 않는 하천으로 전락했다.
이런 상황에서 뉴타운 건설 지역 이주민들이 무분별하게 버린 생활쓰레기와 인근 화훼단지에서 버려진 연탄재로 두 번 죽어가고 있다.
▲ 창릉천 주변의 화훼단지에서 버린 연탄재들이 창릉천 둑방을 메우고 있다.
현재 창릉천은 서울 은평구와 고양시 덕양구의 관리를 받는 지방2급 하천이지만 이러한 현실에 대해서는 양 관할구청 모두 서로의 영역이 아니라며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한 상황이다.
연탄쓰레기는 관할구청에서 배정된 예산으로 처리해야 하지만 그 예산이 미비하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쉽게 말해 부족한 예산은 주민들의 주머니에서 나와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고양시환경연합회 한 간사는 “화훼단지의 연탄쓰레기 무단투기와 관련해 여러 차례 지적을 했지만 오히려 함께 일하는 외국인노동자에게 책임을 돌리기까지 했다”고 말했다.
이어 “창릉천은 수량도 풍부하고 말풀과 같은 수초가 많아 하류로 갈수록 깨끗한 하천인 만큼 모두의 관심으로 창릉천을 살려야 한다”고 당부했다.

<노민철·음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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