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부처-지자체간 소통의 물꼬 터
현장 목소리, 정책에 반영되길 기대

농수식품부 정운천 장관과 지자체간 화상 핫라인(Hot line)이 최초 개통됐다. 장관이 직접 지자체장과 농정현안에 대해 논의를 하고 시ㆍ군의 애로사항을 대화를 통해 함께 풀어간다는 발상에서이다. 정부 부처에서는 처음 시도되는 회의방식이다.

이날 첫 화상 주인공은 황주홍 강진군수로 서로는 각자의 집무실에서 컴퓨터를 통해 안부를 묻는 것에서부터 대화를 시작했다. 먼저 정 장관이 정부의 농정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협조를 당부했다. 황 군수는 민간 CEO출신 장관에 대해 큰 기대를 가지고 있다고 전하고 강진군을 첨단원예 도시로 육성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를 실행하기 위한 교육기회 부재와 전문인력이 부족하다는 고충에 대해 정 장관은 고품질 원예 생산기반 지원을 위해 전문인력 육성프로그램을 마련하고, 경영효율화를 위해 경영컨설팅과 ERP 등 전문 시스템을 지원하겠다고 답했다. 이로써 중앙정부와 지자체간의 첫 화상회의는 성공적으로 진행됐다. 차편으로 5시간 이상을 달려야 만날 수 있는 두 사람의 거리는 핫라인을 통해 마우스 클릭 한 번의 순간으로 좁혀지는 순간이었다.

애초 핫라인이 처음 등장한 것은 1963년 3월 미국의 워싱턴과 소련의 모스크바 사이에 개통된 미·소 양국 정부간의 긴급연락용 직통통신선에서 이다. 쿠바 미사일위기를 계기로 양국 정부 간에 긴급 의사소통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게 돼 1963년 6월 텔레타이프 방식으로 처음 개설된 것에서부터 유래한다. 1967년 6월 중동전쟁 때 소련은 이 통신선을 이용해 미국에 평화를 위한 협력을 요청했다. 우리나라 역시 2002년 남북한 군사실무회담 합의에 따라 같은 달 9월 24일 남북한군핫라인을 개통한 바 있다.

핫라인은 냉전시대에는 서로의 충돌을 완화하는 소통의 도구로 사용됐다. 정보통신 발달과 더불어 21C에는 남북이산가족 화상상봉과 같은 시공간을 초월한 교류수단으로 각광받고 있으며 국민들 다수는 이미 SHOW나 3G 등과 같은 화상통신을 즐기고 있다. 다소 늦은감이 있지만 민간에서는 보편화된 화상회의 시스템이 핫라인이라는 이름으로 정부부처에서 상용화된 것은 참으로 반가운 일이다. 또한 IT기술 도입에 있어 가장 보수적일 거라는 일반의 고정관념을 벗어던지고 이일을 가장 먼저 실행한 농수식품부에 박수를 보낸다.

농림수산식품부는 이를 계기로 농업 비중이 비교적 높은 130여 시장ㆍ군수와 핫라인을 개통해 신속하고 효율적인 농정을 추진하고 농림, 수산, 식품 분야의 중요 인사로 그 범위를 확대할 예정이라 밝혔다. 얼마 전 이명박 대통령이 대기업 CEO와 구축한 휴대폰 핫라인이 모범이 된 듯하다. 이 과정을 통해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국민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정책을 구현해 나갈 것을 기대한다. 더불어 우리사회의 핫라인이 소외받고 가난한 자에게까지도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는지 또한 세밀하게 살펴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환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