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가 더 중요 원상복구조치 하지 않아
신곡수중보 해체, 생명의 강으로 거듭나야


▲ 윤순영 이사장
환경을 보전하려는 노력의 하나인 습지지정이 오히려 잘못된 결과를 가져오는 사례가 발생하기도 한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문제는 습지지정 이후의 관리의 허술함에서 야기된다. 환경부가 기존의 습지지정을 통한 환경보전으로만 일관해선 안된다는 것을 전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올 하반기 ‘세계 람사르총회’가 ‘건강한 습지, 건강한 인간’을 주제로 경남 창원에서 개최된다. 총회의 국내 개최는 국가적인 경사이기도 하다. 이를 즈음해 국내 습지의 현황을 되돌아보는 자리들이 상당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와 때를 맞춰 한강하구의 실태를 논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우리는 무엇을 배울 것인가 잘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한강하구의 준설은 시급한 문제이다. 일산대교 물막이공사가 퇴적층을 만드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밀물과 썰물이 넘나드는 곳에 부교설치를 해 공사를 해야 하지만 자금이 많이 들어가는 것을 줄이기 위해 생명의 강을 죽이며 기업의 이윤을 추구, 변칙적으로 공사를 했다. 4년간 물막이 공사로 인해 사구 길이 4㎞ 폭 1㎞ 하상이 150㎝ 높아졌다.

지속적으로 사구와 갯벌이 늘어나고 하상이 높아지는 데도 환경변화의 문제점을 개선하지 않고 습지보전이라는 명분 아래 방치되고 있는 실정이다.

한강하구는 우리나라에 유일하게 하구 둑이 없는 기수지역으로 종의 다양성이 가장 풍부한 곳이다. 그러나 지금 한강하구는 사구의 무덤으로 신음하고 있다.
최근 김포지역과 장항습지가 쇄골현상이 일어나는 것은 일산대교 물막이 공사로 인해 기형적으로 형성되는 사구의 영향으로 판단된다.

일산대교 건설시 한강하구에 미치는 영향이 무엇인지 환경부에서는 알고 있었다. ‘부교’를 설치하면 밀물과 썰물의 원활함이 있었는데도 ‘물막이 공사’를 시행케 해 한강을 죽음의 강으로 만들어 놓았고 원상복구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한강하구의 습지에 갈대군락이 늘어나고 있고 70% 점유하고 있는 것도 유속의 흐름을 방해하는 지나진 사구의 형성이 가져온 결과이다. 갈대는 습지의 우수성으로 판단되지만 지나친 갈대의 번성은 환경의 파괴로 보전보다 관리의 필요성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서울시민의 유람선 위락시설로 신곡수중보가 설치돼 20여 년이 흘렀다. 서울의 한강은 담수호로 변형되고 진정한 한강으로써의 가치는 상실했다. 수중보로 인해 장항습지가 형성됐고 신곡수중보 아래는 제주초도라는 길이 4㎞ 폭 1㎞의 자연 섬이 있었지만 자유로 건설 때 매립용으로 사용해 사라져 버렸다.

신곡수중보가 개설되기 전 서해바다로부터 밀려드는 물길은 압구정동까지 치고 올라갔다. 생명의 숨결이 살아 넘치는 물결이었지만 이젠 동맥경화에 걸려 생명의 강이 죽음의 강으로 변해가고 있다.

환경부는 일산대교 건설로 인한 사구원형 복원추진, 신곡수중보 해체 계획을 수립 추진해 한강을 생명의 강으로 살려야 할 것이다.

한강하구 습지지정 3년 동안 습지의 우수성을 알렸지만 관리는 되지 않아 한강은 겉과 속이 다른 아픔을 갖고 있다. 보전은 방치를 초래할 수 있으며 관리는 지속가능한 보전의 가치를 제공한다. 한강은 개인, 지자체, 국민의 소유가 아니며 인류 공동의 생명의 자산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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