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태어나 죽을 때까지 배출하는 이산화탄소의 양은 얼마나 될까? 산림청의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경우 2006년을 기준으로 가정과 교통부문에서 1인당 평균 2.63톤의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킨다고 한다. 이것은 약 3000㎡(축구장 반쪽 크기)의 면적에 어린 소나무 947그루를 심어야 상쇄될 만한 양이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가 평생 947그루의 나무를 심고 있을까? 인간의 수명을 80년으로 본다면 947그루의 나무를 심기 위해서는 일년에 약 12그루의 나무를 심어야 한다. 즉 한 달에 한그루의 나무는 심어야 한다는 계산이다. 일년에 한 번 있는 식목일에도 나무를 심기 어려운 판에 12그루를 심는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나무를 심는 것 외에도 방법은 있다. 배출되는 이산화탄소의 양을 줄이는 것이다. 대형 승용차를 소형 승용차로 바꿨을 경우 870그루의 소나무가 식재된 2900㎡의 소나무 숲이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그리고 가정용 에어컨을 26℃에서 28℃로 2℃만 올려도 35그루(117㎡), 냉장고는 에너지효율 3등급을 1등급으로 바꾸면 25그루(83㎡), 일반형 컴퓨터 모니터를 절전형으로 바꾸면 36그루(121㎡), 백열등을 형광등으로 바꾸면 9그루(30㎡)의 나무를 심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또한 사무실에서 일반형 복사기를 절전형으로 바꾸면 65그루(216㎡), 일반형 팩시밀리를 절전형으로 바꾸면 50그루(166㎡)의 나무를 심는 것과 같은 효과를 볼 수 있다.

지난해 12월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최신 위성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구온난화로 인해 북극의 빙하가 2012년 여름까지 모두 녹아내릴 수 있다는 전망을 제기했다. 불과 4년 만에 해수면이 약 6.7m 상승하게 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빙하가 녹으면 태양열이 바다로 흡수돼 해수온도가 상승하게 된다. 해수면 상승과 해수온도 상승이 야기할 재앙은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지구온난화가 진전되는 것을 가만히 보고만 있을 수는 없다. 지구온난화가 더 이상 먼 훗날에 우리에게 닥쳐올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나무를 심든 배출되는 이산화탄소의 양을 줄이든, 두 가지 모두를 다 병행하든 이제는 행동을 취해야 할 시점이다.

<정종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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