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 보호조치 및 생태 프로그램 도입을
DMZ 환경친화적 생태관광 중심지로

‘세계유산협약’에 따라 세계유산위원회가 인류 전체를 위해 보호돼야 할 현저한 보편적 가치가 있다고 인정해 UNESCO 세계유산일람표에 등록한 문화재로 문화유산, 자연유산, 복합유산으로 분류하고 있으며 전 세계의 세계유산은 137개국에 812점(문화유산 628점, 자연유산 160점, 복합유산 24점)이 등재돼 있다. 등재된 우리나라의 세계유산은 종묘, 해인사, 장경판전, 불국사·석굴암, 창덕궁, 수원화성, 경주역사유적지구, 고창·화순·강화 고인돌유적의 문화유산 7개소이며 등재된 자연유산과 복합유산은 없다.

DMZ와 주변지역에 대한 자연 및 문화자원의 가치는 무궁하다고 판단된다. 우선 남북간의 긴장고조시 시야확보를 위한 들불놓기 등으로 자연의 파괴를 지적하는 경우가 많으나 그러나 그것 또한 수십 년 동안 인간의 간섭과 편의에 의해 환경 변화를 시키면서도 사람들의 접근이 통제된 상태에서 자연적인 복원을 반복해 온 세계 어느 곳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귀중한 가치를 가지는 독특한 생태계로 세계유산 지정조건과도 부합된다 볼 수 있다.

강원도지역은 특히 산악형 지형으로 인해 종다양성이 풍부하고 자연의 상태로 그대로 남아 있는 지역이 많아 향후 통일에 대비해서도 난개발을 억제할 수 있는 국제적인 보호지역의 지정으로 환경친화적이고 생태관광 중심의 프로그램 도입이 필요하다.

DMZ 및 주변지역의 저어새 및 철새도래지는 지속적으로 방치될 경우 전세계 두루미 서식처가 위협을 받게 될 수 있으므로 세계 자연유산으로 등재해 세계적인 관심을 갖도록 해야 할 것이다. 또한 설악산 천연보호구역이 세계자연유산 잠정목록에 포함된 것을 적극 활용해 DMZ와 백두대간보호지역을 유기적으로 연계해 세계유산으로 신청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세계유산으로 지정하기 위한 조건으로 충분한 보호조치가 선행돼야 한다. 설악산은 국립공원으로, DMZ의 주축을 형성하는 향로봉 등은 백두대간보호지역으로, 철원평야는 철새도래지로 그리고 DMZ와 주변지역은 군사시설보호구역으로 지정돼 보호장치는 충분하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이들 지역은 동식물들의 서식지로 활용되고 있으므로 서식지 보호차원에서도 세계적인 보호지역 지정이 필요하다.

DMZ의 세계유산 등재 전략으로 단계별 접근방법이 필요하다. 첫째로 낮은 단계의 보전대책을 강구할 수 있는 생물권보전지역 또는 접경생물권보전지역으로, 둘째로 국내 자연환경보전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생태·경관보전지역’으로 지정해 철저한 보전대책을 강구하고, 셋째로 마지막단계에 세계복합유산으로 지정하는 방안이 바람직하다.

DMZ와 주변지역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조사, 즉 동식물을 포함하는 생태정밀조사와 지속적인 모니터링 실시, 자연 및 인문경관, 문화자원에 대한 정밀조사를 통해 세계유산 지정에 대한 합리적인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도 불투명한 남북관계 개선 및 합의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낮은 단계의 지방 정부 간의 교류와 협력을 통해 지방정부 주관으로 자연자원을 보존하고 세계복합유산으로 지정하는 성과를 올리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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