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00일도 안 된 시점에서 이명박 정권의 지지율이 20%대로 폭락했다. 혹자는 역대 정권 가운데 최악이며 국민의 뜨거운 기대와는 달리 실망과 실패의 연속이라고 한다. 더욱이 미국쇠고기 파동으로 민심 이반이 가속도가 붙은 형국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고개를 숙였다. 한지만 왜 고개를 숙였고 앞으로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 뚜렷하지 않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22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며 관심이 집중됐다. 최근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둘러싼 국민 걱정을 잠재우고 지지율 20%대로 상징되는 민심 이반 현상을 극복하는 해법을 내놓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광우병 쇠고기 논란으로 온 나라가 들썩이는 상황에서 대국민 담화는 국민의 성난 민심을 달래는데 턱없이 부족했다. 그러나 일부 언론들은 대통령이 고개를 숙인 사실을 부각시키면서 국민들의 동정을 소호하고 있다.

광우병 쇠고기 문제를 걱정하는 국민의 바람은 미국과의 전면적인 쇠고기 재협상을 주문하고 있는 것이다. 또 정부의 쇠고기 수입고시를 강행하지 말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의 담화에는 이러한 내용이 빠져 있었다. 또한 국정쇄신이나 인적 개편도 언급하지 않았다.

한편 대운하 문제도 말 바꾸기에 여념이 없다. 대통령은 대운하 건설의지를 분명히 밝히면서 수질개선을 위해 4대강 정비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운하에 대한 반대여론을 회피하기 위해 운하사업을 홍수와 수질개선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이다.

진정으로 4대강의 홍수와 수질개선을 위한 것이라면 이명박 정부는 대운하 폐기를 공식적으로 선언해야 한다. 4대강 개선사업 운운하며 대운하 백지화를 선언하지 않는 것은 국민을 기만하는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실질적인 민심수습책을 내놓아야 하는 상황이라면 말로만 그칠 것이 아니라 실천을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국민이 진정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부터 살펴봐야 한다.

<최재승 기자>
저작권자 © 환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