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에 사는 데니스 우즈(Dennis Woods)와 스테이시 우즈(Stacie Woods) 부부는 이번 휴가를 파괴될 운명이 있는 장소가 어딘지 알아보고 그곳으로 가기로 결정했다.

이번 달엔 갈라파고스 군도(Galápagos Islands) 주위에서 캠핑과 카약을 즐겼다. 작년에는 아마존 근처에서 숙박했으며 그 전에는 킬리만자로산을 등산했다.

변호사인 우즈씨는 “우리는 올해 이 섬을 보자고 생각했어요”라고 말했다. 그는 “군도의 환경이 점점 더 악화되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에요”라고 이유를 밝혔다.

아마존 방문에 대해 우즈씨는 “목장으로 바뀌거나 벌목으로 사라지거나 농경지를 만들기 위해 산불을 내기 전 자연상태를 보고 싶었기 때문이에요”라고 말했다. 과학자들이 말한 바와 같이 킬리만자로에서 향후 10년 내 만년설이 사라기기 전 그곳 정상에서 일출을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우즈 부부씨 여행목록에 있는 곳은 북극이다. 목록에는 “북극 얼음이 사라지기 전에 이를 보고 오자”라고 적혀 있다.

우즈씨 부부와 같은 여행 트렌드를 두고 켄 샤피로(Ken Shapiro) 트레블에이지 웨스트(TravelAge West) 편집장은 ‘운명의 관광(the Tourism of Doom)’이라고 이름붙였다.

샤피로씨는 “이런 관광지는 단지 이색적인 곳만이 아닙니다”라고 말한다. 그에 따르면 이런 곳은 “한 세대 내 사라질 운명이 있는 곳”이다.

열대지방부터 얼음지방까지 ‘운명’은 좋은 사업거리다. 북극여행의 선두주자인 쿼크 익스피디션스(Quark Expeditions)는 2008년 지구의 북쪽 및 남쪽 끝 부분의 여행 세션을 두 배로 늘렸다. 여행 마케팅담당들은 점점 파타고니아(Patagonia)에서 녹고 있는 빙하,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Great Barrier Reef)의 멸종위기 산호, 말디브(Maldives)의 파괴되고 있는 환초를 찾는 여행객이 점점 늘고 있다고 밝힌다.

남극 크루즈선 익스플로러가 침몰한 후에도 여행 열기는 줄지 않고 있다. 다른 북극 관광업체들은 향후 익스플로러 여행 스케줄에 관한 문의전화가 불붙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부분의 여행예약이 이미 가득찼지만 돈을 당장에 낼 수 있는 대기자 여행객들이 줄을 잇고 있다.

아마도 이런 여행객들이 추구하는 것은 현대판 석기시대 충동, 즉 현대문명이 닿지 않은 접경지대를 보는 것이다. 우즈씨 부부만이 아니라도 이런 장소를 방문하는 여행객들은 이들이 해당 관광지를 보는 마지막 사람이 되길 희망한다.

이런 여행의 대부분은 ‘환경인식적’ 혹은 ‘에코친화적’이라는 이름으로 마케팅이 이뤄지고 있다. 그렇지만 이런 여행은 대부분 지구온난화에 파괴적인 영향을 미친다. 환경주의자들이 말하듯이 여행업계에 이는 광적인 여행객들을 불러 오는 좋은 먹이감이다. 이런 종류 여행이 환경친화적일 수 없다. 비행기, 보트, 새 호텔 건설을 불러 오는 탐욕적인 여행임을 명심해야 겠다.

<김태형 기자ㆍ자료=미국 에모리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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