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de in China라도 더 엄격한 기준 적용될 것 믿어

프리랜서 작가인 왕 쟌(Wang Jian)씨는 5살배기 아들을 위해 장난감을 고를 땐 돈을 더 들여서라도 레고 블록이나 일제 전철 장난감을 산다.

이유인 즉슨 그녀나 다른 어머니들 모두 ‘외국 브랜드가 고품질’이라는 인식 때문이다. 이런 현상은 최근 국내 제품에 대한 불신감이 팽배해짐으로써 더 늘어났다.

영화 잡지에 글을 기고하는 왕씨는 “우리는 장난감과 음식 안전성에 관한 뉴스를 주의깊게 보고 있다. 어떤 브랜드가 문제가 있다는 걸 알게 되면 당장 그걸 안 사게 된다”라고 말한다.

중국은 아마 지구의 장난감 공장일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중국 가정에서 자기 자녀에게 장난감을 사 줄 때에는 돈을 더 들여서라도 외국 브랜드 제품을 사주길 꺼리지 않는다. 아무리 그것이 메이드인 차이나(Made in China) 일지라도.

품질과 안전성 이슈는 수입이 높은 가정일수록 더 높게 작용한다. 시장에 나와 있는 외국산 및 중국 국내 브랜드가 실제로는 거의 모두 중국제일지라도 외국 브랜드를 붙인 제품의 공장은 보다 엄격한 기준을 준수하고 납 및 기타 유해물질 함유를 엄격하게 금지한다는 믿음이 강하다.

상해외국어대(上海外国语大学) 린 얀(Lin Yan) 교수는 “나는 감히 페인트가 칠해진 값싼 장난감을 살 엄두를 못 낸다”라고 말한다. 린 교수의 7살짜리 딸은 혈중 납 농도가 높다는 판정을 받았다.

린 교수는 “나는 정말 생뚱맞은 기준을 가지고 있다. 아기 장난감은 큰 백화점에서 비싼 걸로 산다. 단지 대부분 비싼 건 외국 제품이고 더 좋은 품질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 버린다”라고 설명한다.

교수는 딸이 안전성에 의심이 가는 장난감을 가지고 놀 때는 당장 그것을 버린다고 말했다. 그녀는 “때때로 그 장난감들에서는 알 수 없는 냄새가 나곤 한다”라고 언급했다.

이러한 현상은 상해 상업지구에 있는 신세계백화점(New World Department Store)에서 분명하게 드러난다. 백화점 장난감 가게 선반에는 외국 브랜드의 모형장난감과 리모컨 자동차로 가득차 있다. 이에 더해 덴마크 레고(Legos) 블록이나 마텔사(Mattel Inc.)의 바비인형(Barbies), 일본 반다이(Bandai)사가 만든 트랜스포머(Transformers)가 인기 품목이다.

중국 브랜드 장난감들은 작은 선반에 빼곡히 쌓여 있다. 인형과 어린이용 장난감이다. 중국 나부 도시인 동궈안(Dongguan)에 있는 성월완구(星月玩具)는 세계에서 알아주는 큰 브랜드다.

중국제품이 품질이 낮다는 이야기는 팽배하다. 인형은 머리가 떨어져 나가기 일쑤고 자전거는 녹이 잘 슬며 퍼즐은 짝이 안 맞는다. 이런 제품들은 서구 시장에서는 거의 찾아 보기 힘들다. 중국 제품이 외국 브랜드가 허용하는 수준보다 저질이기 때문이다.

외국 장난감들이 중국에 진입한 것은 채 20년 정도 밖에 안 된다. 홍콩 제조업체들이 1980년대에 국경을 넘어 생산을 시작한 것이 시초다. 연구업체인 유로모니터(Euromonitor)에 따르면 중국 국내 장난감 시장점유율이 여전히 60%가 넘지만 시장에서 가장 잘 팔리는 제품은 외국제품이다.

작년 여름 안전성 문제는 이런 현상에 부채질을 했다. 수백만 개에 달하는 중국제 장난감 자동차, 전철, 액션피규어, 보석류가 미국에서 리콜됐기 때문이다. 이는 외국 장난감 판매고에 불을 지폈다. 현재 중국 정부는 장난감 업체에 안전성 및 품질 인증 등으로 외국 회사들이 갖고 있는 품질기준에 맞추려는 노력을 진행중이다.

한편 외국 업체들은 능숙한 마케팅으로 시장을 점유해 가고 있다. 텔레비전 선전과 TV 프로그램, 영화 등으로 어린이의 눈길을 끌고 있다. 중국 정부가 지원하는 중국 만화들이 속속 나오고 있지만 여전히 미키 마우스(Mickey Mouse)와 스폰지밥 스퀘어팬츠(SpongeBob SquarePants) 제품들이 인기가 많다.

<김태형 기자ㆍ자료=상해외국어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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