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지하철 2호선 시설이 낙후돼 보수공사가 잦다. 현재 성수역~건대입구역 사이에 보수공사가 진행중이며 오는 2009년까지 지속될 예정이다.

도심 속 흉물로 변모한 지하철 2호선 지상구간의 지하화 문제에 대해 광진구의회와 서울메트로가 서로 공방전을 벌이고 있다.

지난 3월 19일 광진구의회(의장 이창비)는 제115회 임시회 4차 본회의에서 ‘광진구 관내 지하철 2호선 지하화 촉구 결의문’을 채택해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구 의회는 해당 정부 및 지자체에 협조 공문을 보내 광진구 지하철 2호선 지하화 문제를 수면 위로 꺼냈다.

구 의회는 결의문에서 광진구 관내 강변역~성수역 사이 3.7km의 지상구간은 지난 20여 년간 지역발전을 저해시킨 것은 물론 도시미관을 해치고 지하철 소음 및 분진을 발생시켜 구민들의 환경권 및 경제권 등을 침해해 왔다고 주장했다.

지난 1984년 완공된 지하철 2호선은 서울 지하철 전체 중 지상구간이 가장 많고 총 연장 48.8km 43개역 중 대림, 성내~강변, 당산~합정, 성수~신설동 등이 지상철로 이뤄져 있다.

현재 지하철 2호선은 하루 1031회 운행중이며 시설이 낙후된 편이라서 보수공사가 잦다. 특히 광진구 지상구간은 건국대학교, 동서울터미널 등이 위치해 유동인구도 많다.

지하철 1~4호선 건설 당시 한강구간은 강 아래로 굴착하는데 따른 비용 및 기술적 어려움이 있었기 때문에 지상화가 추진됐으며 나머지 구간들도 당시 도시개발이 이뤄지기 전이라서 인적도 드물고 낙후된 곳이었기 때문에 지상철로 설계됐다.

메트로측, 지하화 계획 없고 비용 부담 우려
“앞으로 50년까지 안전문제 없다”

▲ 지하철 2호선 지상구간 콘크리트 외벽에 잦은 보수 흔적이 보인다.
서울메트로 관계자는 “먼지 민원은 없지만 소음 관련 민원은 접했다”며 “방음벽을 설치했으나 아파트가 고층화됨에 따라 효과가 저하된 면이 있다. 하지만 다시 제거해 재설치하는 데 비용적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또 “콘크리트 구조물이므로 오랜 시간이 경과하면 균열이 생길 수 있지만 내부에 철근이 있어 향후 50년까지 문제없다”며 “시민 안전이 우선인지, 소음 등에 따른 주민 피해보상이 먼저인지는 정책적 해결이 필요할 것 같다”고 입장을 밝혔다.

광진구의회, 성수~강변 구간 지하화 촉구
“도시미관ㆍ먼지ㆍ소음피해에 시설노후로 잦은 보수”

이에 대해 이중길 서울시 광진구의회 전문위원은 “오래전부터 지역 숙원사업이었으며 도심환경을 위해 지하로 설계되는 것이 원칙이므로 언젠가는 이뤄야할 문제”라고 반박했다.

그는 “2~3분마다 지나는 지하철 소음공해를 주민들이 고스란히 받고 있으며 메트로 측이 방음벽을 설치했다고 하지만 높이도 낮을 뿐더러 전 구간에 설치된 것도 아니다”고 설명했다.

지하화 공사 중 불가피하게 발생될 소음 및 비산먼지 등에 관해서도 “기술적 문제며 개착식으로 진행되므로 문제될 것 없다”고 주장했다. 또 “우리는 중앙정부에 우선적으로 추진해줄 것을 촉구하는 역할만 할 뿐 정부의 정책적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서울메트로는 현재 지상구간에 야간조명 및 기둥 도색을 하는 등 미관개선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지역주민들이 요구하는 지하화 문제에 대해서는 근원적 해결 방안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유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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