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 찬양단 ‘좋은이웃’이 올 여름 20인 미만의 개척교회와 직장신우회를 찾아가 무료공연을 하는 ‘섬김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좋은이웃’은 선천성 녹내장으로 앞을 보지 못하는 친자매 손혜림(24), 손혜선(21)씨와 망막색소변성증을 앓고 있는 이현학(24)씨로 구성된 CCM 가수 트리오로 2003년 4월 1일 ‘장애인의 날’을 맞아 첫 앨범 ‘이 길을 함께’를 발매한 뒤 6년간 변함없이 CCM 가수와 찬양사역자로서의 길을 걷고 있다.

첫 앨범을 발매한 것은 손씨 자매가 1994년 시각장애인 캠프에서 김요 전도사를 만나 찬양단 활동을 시작한 지 꼭 10년만이다.

시각 장애와 어린 시절 부모의 이혼으로 상처받은 두 자매에게 찬양은 삶의 기쁨을 알게 해주는 통로였다.

손혜림씨는 7살때 러시아에서 수술 실패로 시력을 완전히 잃었고, 동생 손혜선씨는 흐릿하게나마 앞의 사물을 감지할 수 있을 정도의 잔존시력을 갖고 있지만 두 사람 모두 일상생활에선 타인의 도움을 필요로 한다.

손혜림씨와 맹아학교 동창이던 이현학씨는 좋은이웃의 열렬한 팬으로 공연장을 쫓아다니다 3집 발표 때부터 합류했다.

세 사람 모두 학생 신분이지만 그동안 크고 작은 교회에서 650회의 찬양사역을 펼쳤고 창작곡 위주의 정규앨범 4장을 포함해 총 6장의 앨범을 발표한 프로 중의 프로다.

26일 서울 성산동 작은 아파트에서 만난 손혜림씨는 “지난 겨울 방학 때 직장신우회 몇 곳에서 무료 공연을 했는데 신우회원들이 은혜를 받는 것을 보면서 작은 교회를 위한 무료 콘서트를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사실 이들이 공연을 하기 위해서는 비장애인에 비해 몇배나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율동 하나를 배우는데도 일일이 손으로 동작을 만져가며 익히다보니 두달씩 걸리곤 하는데 그럼에도 1시간 반짜리 뮤지컬을 연상시키는 완성도 있는 공연을 고집하고 있다.

손혜선씨는 “나이도 어리고 멤버들이 키도 하나같이 작아서 무대에 서면 더 왜소해보인다”며 “초청한 교회에서 말은 안 하지만 ‘이 사람들이 과연 잘 할 수 있을까, 괜히 불렀다’는 눈치를 줄 때가 있다”고 했다.

그는 “처음엔 마음에 큰 상처가 됐지만 이제는 그런 시선까지 바꾸는 게 우리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며 “반짝 사람들에게 동정받고 시선을 끌기 위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 영광 돌리기 위해 찬양한다는 것을 보여주자는 생각으로 더욱 열심히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오성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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