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거인’ 최민호(한국마사회ㆍ경북김천ㆍ28)선수가 2008 베이징올림픽 유도에서 금메달을 차지하자 이를 지켜보던 아버지 최수원씨와 박보생 김천시장 등은 환호성을 지르며 축하했다.

최민호는 지난 9일 베이징과학기술대 체육관에서 열린 남자 60㎏급 결승에서 올해 유럽선수권대회 챔피언 루드비히 파이셔(오스트리아)를 들어 메치기 한판으로 물리치고 한국 선수단에 첫 금메달을 안겼다.

1회전을 부전승으로 통과한 최민호는 2회전부터 결승까지 다섯 판을 내리 한판으로 장식하며 통쾌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주특기는 업어치기. 근력 강화를 위해 바벨을 무릎까지 들어 올리는 데드리프트(dead lift)에서 무려 230㎏을 기록, 역도와 레슬링 선수들도 혀를 내두를 정도로 작은 체구에도 폭발적인 파워를 자랑한다.

최민호에게도 시련은 있었다. 2004 아테네올림픽에서도 첫 금메달 후보였다. 그러나 무리한 체중 감량으로 체력을 소진한 나머지 몽고의 복병 차간바타르 하시바타르에게 누르기 한판 패로 져 동메달에 그쳤다.

지난 5일 베이징 서우두 공항으로 입국한 최민호는 슬리퍼를 신고 있었다. 발가락이 퉁퉁 부어 붕대를 감고 있어 운동화를 신을 수 없었다. 또 한 번의 동메달 징크스 우려가 나왔으나 타고난 승부근성으로 부상을 딛고 금 사냥을 일구어 냈다.

김천시 모암동에서 태어난 최민호는 모암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유도를 시작해 타고난 승부근성으로 석천중학교 3학년 때 전국대회 우승을 하는 등 두각을 나타냈다.

금메달이 확정되는 순간 아버지 최수원씨는 “민호가 금메달을 따는 데는 국민들의 성원과 김천시민 모두의 관심 덕분”이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결승전은 김천시청 상황실에서 박보생 김천시장 등 150여 명의 시민이 지켜봤다.

<김천=김기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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