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테러, 유전자변형 농산물 등
범지구적 문제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지난 4월 17일 중앙아시아 카자흐스탄 알마티에 폭설이 내렸다. 그 무렵 알마티의 낮 최고기온이 30도까지 올라가는 등 여름 같던 날씨가 그날 오전 비가 갑자기 눈으로 바뀌면서 겨울로 되돌아갔다는 것이다. 이렇듯 전 세계적으로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상 이변이 속출하는 가운데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장마철에는 비가 안 내리고 장마가 끝났다는 소식과 함께 엄청난 비가 쏟아져 큰 피해를 입히기도 해서 올해는 아예 장마 끝나는 시점을 예보하지 않기로 했다고 한다.
한편 2001년 9ㆍ11 테러 이후 미국이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하며 바짝 긴장했고, 그 후유증이 여전한 상태다. 게다가 콩을 비롯한 유전자변형 농산물 문제로 각국이 시끄럽다. 그래서 지금 우리는 여행 가방에 든 핵무기, 환풍 장치에 주입된 탄저균, 지진해일, 운석, 조류독감, 끔찍한 무더위 등 할리우드 영화의 단골 소재로나 등장하던 악몽 같은 위험들이 현실화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이런 위험의 현실화 가능성을 놓고 완강히 무시하는 쪽과 무분별하게 과민 반응하는 쪽이 서로 대립하고 있다. 이 양자 사이에서 우리는 과연 어떻게 중심을 잡아나가야 할까?

이 책의 저자는 생생하고 꼼꼼하며 원천 자료에 기초한 분석을 통해 이러한 문제들과 그 외 최악의 시나리오, 그리고 이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한 우리의 대처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먼저 테러와 기후변화 문제를 예로 들어 공황 상태 아니면 철저한 무시라는 형태로 표출되는 사람들의 양극화한 감정 프로세스를 기술한다. 다음으로 개인과 정책담당자들이 ‘극소 확률 위험’에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최선인지 탐색해나간다. 이 과정에서 저자는 소극적 대처로 우리가 잃게 되는 것뿐 아니라 거꾸로 적극적 사전예방조치 때문에 잃게 되는 것에 관해서도 검토해봐야 함을 강조한다. 마지막으로 현 세대가 미래 세대에게 위험을 떠넘기는 경우를 중심으로 ‘비용편익분석’의 효용과 한계를 지적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강조하는 여러 원칙들을 극적으로 드러낸다는 점에서 기후변화 문제를 일관되게 주요 분석 대상으로 다루고 있다. 물론 테러, 오존증 파괴, 유전자변형 식품, 허리케인, 심지어 우리가 일상에서 부딪히는 크고 작은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해서도 서술한다. 그러면서 저자는 무관심과 과민 반응이라는 양극단의 반응에서 자유로울 필요성을 강조한다. 이를 통해 향후 다가올 재난을 아주 피할 수는 없더라도 그 피해 규모는 줄일 수는 있다고 결론짓는다. 또한 이를 통한 이성적 삶의 지속가능성, 그리고 한정된 재화를 더욱 생산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 역시 잊지 않고 강조한다.

*저자 소개(캐스 R. 선스타인)
시카고대학교 로스쿨의 법률학 교수이며, 저명한 칼 N. 루엘린(Karl N. Llewellyn)의 계승자이다. 지은 책으로 민주주의와 언론 자유의 문제(Democracy and the Problem of Free Speech), 자유시장과 사회 정의(Free Markets and Social Justice), 사회에는 왜 다른 의견이 필요한가(Why Societies Need Dissent), 리퍼블릭닷컴(Republic.com) 등이 있다.

옮긴이 소개(홍장호)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현재 베이징대학교(北大) 한국학연구소 객원연구원이며, 전문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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