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땅에 핀 초록빛 꿈’은 2004년 노벨 평화상 수상자 왕가리 마타이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저자인 클레어 A. 니볼라는 왕가리 마타이의 이야기를 듣고 감명을 받아 그녀와 그린벨트 운동에 대해 철저하게 조사했다. 그리고 자신이 받은 감동을 그림책으로 풀어냈다. 드넓은 케냐의 땅과 초록이 숨 쉬는 들판, 아프리카 특유의 색감은 니볼라의 과감한 생략과 집중, 섬세한 붓질을 통해 아름다운 수채화로 태어났다. 세련되고 발랄한 색의 조화와 꼼꼼한 시선, 여백이 주는 미감은 책을 보는 고요함 속에서 생명력을 자아내며 그림을 보는 재미를 더해 준다. 이 책은 2004년 노벨 평화상 수상자 왕가리 마타이, 그녀가 부르는 생명의 찬가이다.

나무들의 어머니 왕가리 마타이

2004년 스웨덴 한림원은 여성 운동가 왕가리 마타이를 노벨 평화상 수상자로 선정하며, ‘그린벨트 운동’을 이끌어 아프리카에 3천 만 그루 이상의 나무를 심고, 여성의 권익 향상에 앞장섬으로써 지속 가능한 개발, 민주주의 그리고 평화에 기여한 공로를 높이 샀다고 발표했다. 왕가리 마타이는 1940년, 자연이 그대로 살아 숨 쉬는 케냐에서 태어났다. 여자도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부모님 덕분에 케냐 여성으로는 매우 드물게 학교에 다닐 수 있었고, 열심히 공부한 결과 미국 유학까지 가는, 보통 사람으로서는 상상도 못할 행운을 누렸다. 마타이가 미국에서 공부를 하던 1963년, 케냐는 독립을 맞았다. 케냐로 돌아온 마타이는 깜짝 놀랐다. 유럽인들이 좋은 땅을 모두 차지하고, 케냐인을 부리면서 자연을 마구 해치고 있었다. 마타이는 이런 현실을 개탄하며 여성들을 모아 나무를 심었다. 그리고 ‘그린벨트 운동’이라는 조직이 만들어 점점 더 활동 범위를 넓혔으며, 이제는 케냐를 넘어 여성운동가로서 환경운동가로서 도전적 삶을 살고 있다.

나무와 평화가 무슨 상관이 있나

왕가리 마타이는 케냐의 현실을 통해 나무와 숲이 사라지면 가정이 깨어지고, 나라 사이의 ‘평화’도 없어진다는 것을 깨달았다. 불공평한 자원과 부의 분배 비단 케냐의 문제만은 아니며 전 세계적인 문제라는 생각도 했다. 왕가리 마타이는 우선 지금 이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일부터 하기로 했다. 모든 숲은 씨앗 하나에서 비롯됐고, 왜 나무를 심지 않느냐고 여성들을 설득했다. 그리고 무분별한 개발로 나무와 숲이 사라진 땅에 여성들과 함께 나무를 심고 가꾸기 시작했다. 아주 더디게 땅은 살아났고, 사람들은 건강해졌다. 이 일은 여성들에게는 자부심과 공동체 의식을, 남성들에게는 여성들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보통 사람들의 손으로 일구어 내는 기적

정부의 개발 계획과 여성이라는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왕가리 마타이는 온 몸을 바쳐 투쟁하고, 실천하는 삶을 살았다. 만약 그런 어려움이 없었다면 오늘날처럼 강인하고 열정적인 마타이는 없었을지도 모른다. 마타이는 말한다. 자신은 대단한 사람이 아니라고, 뜻을 같이 나누는 보통 사람들이 없었다면 모든 것이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말이다. 그리고 어떤 어려움과 시련이 있어도 주저앉지 않고 아주 작은 일부터 시작해 보라고, 그 작은 일이 커다란 열매를 맺을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저자소개

클레어 A. 니볼라는 미국 롱아일랜드 주의 바닷가 마을 아마간센에서 자랐으며, 지금은 남편과 딸 엘리자베스와 함께 매사추세츠 주 뉴튼에서 살고 있다. 화가와 조각가로 활동하면서 글도 쓰고 있는데 작품으로는 ‘엘리자베스’, ‘ 지저분한 토끼’, ‘숲 속에서’ 등이 있다.
저작권자 © 환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