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들의 체감경기는 여전히 팍팍한 요즘, 식품업계에 유난히 가족을 강조하는 마케팅이 인기를 끌고 있다.
아이를 생각하는 엄마의 마음, 남편을 염려하는 아내의 사랑 등이 CF내용에서 강조되거나 브랜드 이름에 ‘엄마’를 집어넣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가족애가 활용되고 있다.
패밀리마케팅은 ‘내 가족이 먹어도 되는 식품’이라는 메시지를 직간접적으로 전달해 먹거리 안전에 민감한 요즘 소비자들에게 효과적인 마케팅 수단이 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백설 프락토 올리고당’의 신규광고에서 왕석현과 전민서라는 깜찍한 아역스타를 등장시켜 엄마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영화 ‘과속스캔들’의 출연으로 스타덤에 오른 두 아역배우가 나란히 등장해 올리고당의 주 소비자계층인 엄마고객을 자극한다.
첫 멘트가 “어떤 엄마를 만나느냐가 중요해!”인데 ‘올리고당으로 건강하면서도 맛있는 요리를 만들어주는 엄마를 원한다’는 메시지를 강하게 전달하고 있다.
올리고당은 각종 요리에 물엿이나 설탕 대신 넣을 수 있는 감미료로 식이섬유가 풍부하고 칼슘흡수를 도와주어 성장기 어린이에게 좋다.
최근 건강과 웰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어린이가 있는 가정을 중심으로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는 점을 감안해 CF가 제작됐다.
광고 마지막 부분에서 왕석현은 해맑은 표정과 간절한 목소리로 “어머니~”를 외치고, 곧이어 “어떻게 하시겠어요?”라는 나레이션이 흘러 나온다.
자녀에게 이왕이면 몸에 좋은 것을 먹이고 싶어하는 엄마의 마음을 어린이를 이용해 자극한다.
대상 청정원의 신규광고에서는 부부간의 사랑이 강조되고 있는데 추진하던 영화가 불발되고 힘없이 축 처진 어깨로 집에 돌아온 정우성에게 아내 ‘정원이’는 “밥 먹어요~”라며 얼큰한 찌개를 권한다.
아내가 해준 사랑의 찌개를 먹고 정우성은 엄지손가락을 치켜 세우며 다시 기운을 낸다.
‘사랑하는 사람이 해주는 요리로 힘을 내자’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 이 광고는 보는 주부들로 하여금 “정원이로 이름을 개명하고 싶다”, “내가 정원이 이고 싶다”는 등의 반응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광고를 보고 난 후 왠지 저녁 밥상에 남편이 좋아하는 음식을 올리고 싶어졌다는 아내들도 많다.
브랜드 네이밍 에서도 가족과 엄마가 적극 활용되고 있는데 롯데제과는 프리미엄 과자를 출시하면서 ‘마더스핑거’라는 이름을 붙였다.
엄마의 손가락이 아니라, (나를 어루만지는)’엄마의 손길’이라는 뜻이다.
마더스핑거는 전 제품에 밀가루 대신 국내산 쌀을 쓰고, 나트륨 함량을 줄이며, 대표적인 합성첨가물 4종(합성착향료, 합성착색료, 합성감미료, L글루타민산나트륨)을 넣지 않고 만들어 어린 자녀들도 알레르기 걱정 없이 먹을 수 있도록 만든 프리미엄급 과자다.
멜라민 파동 등으로 시판 과자에 대한 엄마들의 호감도가 뚝 떨어진 가운데 브랜드 이름에 엄마를 넣음으로써 ‘우리 과자는 안전하다’는 메시지를 강조하고 있다.
또한 남양유업은 초유성분을 강화한 프리미엄 분유에 ‘아이엠마더’라는 이름을 붙여 판매 중 이다.
엄마 대신 아이가 브랜드 이름에 들어간 제품도 있는데 풀무원은 어린이 대상 짜장면과 스파게티를 출시하며 ‘우리아이 짜장면’, ‘우리아이 스파게티’라는 이름을 붙였다.
성장기 어린이에게 필수적인 영양 균형과 어린이의 취식스타일을 고려해 만든 맞춤형 제품이다.
아이들이 흘리거나 옷에 묻히지 않고 먹을 수 있도록 면 길이를 짧게 하고 채소 크기를 줄였다.
제품 이름에 ‘우리 아이’라는 말을 넣어 친근하고 가족적인 느낌을 주는 동시에 아이 전용이라는 제품의 특장점을 간결하게 나타낸다.
제품 디자인에서도 가족이 두드러지는데 CJ제일제당은 유기농 설탕 및 유기농 밀가루 등 유기농 소재식품의 겉포장에 환하게 웃는 엄마와 아이의 모습을 담은 그림을 채택했다.
‘내 아이를 위한 엄마의 깐깐한 기준’이라는 문구도 들어있는데 내 아이에게 조금이라도 더 안전한 먹거리를 먹이고 싶은 엄마의 마음을 움직여 구매로까지 이어지게 하겠다는 마케팅 전략이다.
CJ제일제당 이경우 상무는 “이들 유기농 제품은 비 유기농 원료가 혼입될 수 없는 환경에서 제조된 100% 유기농 원료만 사용하기 때문에 일반 제품에 비해 값이 훨씬 더 비싸지만 자녀의 건강을 생각하는 엄마 소비자들이 적극 구매한다”며 “제품 포장에 그려진 엄마와 아이의 모습을 보며 주부들은 동질감과 안전감을 동시에 느낀다”고 밝혔다.
<김영애 기자ㆍ자료=CJ제일제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