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한승수 국무총리가 19일 오전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C40 서울 세계도시 기후 정상회의’ 개막식에서 했던 개회사 전문이다>

 

존경하는 빌 클린턴 전 미 대통령이자 클린턴 재단의 이사장님, 데이비드 밀러 토론토시장이자 C40의 의장님,  오세훈 서울 시장님, 안나 티바이주카 UN-HABITAT 사무총장님, 참가 도시의 저명하신 시장님들과 대표단 여러분들, 외교 사절단들, 그리고 수많은 내빈 여러분, 이 곳 서울에서 열리는 제3차 C40 세계 도시 기후 정상 회의라는 특별한 행사에서 연설을 하게 돼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먼저 C40 리더십 그룹의 밀러 의장님과 오세훈 서울 시장님께 저를 연사로 세워 주신 데 대해 감사를 표하는 바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중요한 모임을 위해 먼 길을 마다하지 않으신 각국의 여러 대도시 시장님들과 대표단 여러분들께 따뜻한 환영의 마음을 전하는 바입니다. 저는 특별히 런던과 뉴욕에 이어 아시아에서는 최초로 서울이 C40의 개최 도시가 됐다는 점을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잘 알고 있다시피 세계도시 기후정상회의는 2005년 런던에서 18개 회원 도시로 처음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4년 만에 회원 도시의 숫자는 두 배가 됐고 국제적 관심을 얻는데 성공했습니다. 2006년에는 C40 라는 새로운 명칭이 부여됐으며 지금은 전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40개 회원 도시와 함께 16개 협력 도시가 함께 하고 있습니다.

 

C40 의 이같은 급성장은 두 가지 요인에 기인한다고 생각이 되는데 첫째, 주요 대도시의 정책 결정자들이 기후 변화에 긴급히 대처해야만 한다는 것을 자각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또한 일반 시민들 사이에서도 기후 변화가 실생활에 가져올 부정적 결과에 대해 위기의식이 계속 높아져 가고 있습니다.

 

둘째, C40는 무척 다행스럽게도 선견지명이 있었던 2명의 리더가 있었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 참석하진 못했지만 켄 리빙스톤 전 런던 시장과 그리고 오늘 이 자리에 우리와 함께 있는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그들입니다. 

 

3년 전에 리빙스톤 시장과 클린턴 대통령은 클린턴 기후 구상 재단과 세계 도시 기후 정상 회의 사이에 파트너십을 맺자는 역사적인 결정을 내렸습니다. 그리고 이 새로운 형태의 파트너십은 전 세계의 주요 도시들이 함께 행동할 수 있게 초석을 마련했으며 기후 변화에 맞서 전 세계가 함께 대처할 수 있게 영감을 제공했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서 C40 의 비전을 함께 공유하는 리더들과 탄소 배출량을 줄이고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비전을 실제 행동에 옮기기로 약속한 전 세계 여러 개척자 시장님들께 심심한 감사를 표합니다. 

 

친애하는 내외빈 여러분,
실제로 각국의 도시들은 기후 변화에 맞서 그 선봉에 서야 하며 기후 변화가 가져올 예측 불가능성에 대해 준비된 모습을 보여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기후 변화와 관련된 여러 사안에 깊이 개입하고 있습니다. 작년에 공직을 다시 맡게 되기 전까지 저는 UN Secretary-General on climate change에서 special envoy 로 일했습니다.  

 

기후 변화 Special envoy 로 일하는 동안, 오늘 이 자리에 참석한 여러 대표적 도시들을 시찰할 기회가 있었는데 제 개인적으로 그 도시들이 기후 변화에 맞서 얼마나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지 잠재적 역량을 목격하고 왔습니다.  

 

저는 각국의 도시들이 여러 가지 가능성, 예를 들어 극단적인 더위, 물 부족, 태풍, 허리케인, 해수면 상승 등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해 둬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어떤 도시들은 이같은 사안에 재빨리 움직여서 기후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는 반면, 기후 변화에 대처할 프로젝트와 프로그램을 가동할 여력이 없어서 고생을 하고 있는 도시도 많습니다. 그리고 아직 기후 변화 문제에 대해서 그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도시 또한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친애하는 내외빈 여러분,
현재 전 세계 인구의 약 절반 정도가 도시에 살고 있는데 2030년에는 60%, 2050년에는 70% 정도로 비율이 올라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도시는 전 세계 에너지의 75%를 소비하고 있으며 전 세계 온실 가스의 80%를 방출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여러 주요 소비원 중에서 빌딩과 교통수단이 전 세계 온실 가스 방출의 21%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지속적인 개발과 산업화 때문에 사람들은 계속 도시로 모여들고 때로는 심각한 도시의 집중화 현상을 유발하는 가운데 도시 관련 퍼센티지는 계속 올라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개발도상국의 도시 인구 비율은 현재 45%에서 2050년에는 75%로 올라갈 것으로 예상되며 선진국 또한 현재의 75%에서 2050년에는 86%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같은 통계 데이터는 기후 변화 대처에 있어서 도시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말해 줍니다.

 

도시는 막대한 양의 에너지를 소비하며 역시 막대한 양의 온실 가스를 방출합니다. 특히 개발도상국에서 계속되고 있는 도시화는 현재의 에너지 소비량 규모와 이산화탄소 방출 규모를 더 악화시킬 것입니다.

 

온실 가스 방출량을 감축하고 지구 온난화 속도를 늦추기 위해서 개발도상국이 선진국의 경험을 전수받아 새로운 도시를 건설하고 새로운 도시 디자인을 도입하는 데 있어서 친환경적인 기술을 통해 좀 더 ‘친환경적인’ 접근을 하고 시민들이 저탄소 생활 방식을 영위하게 하는 것이 매우 의미 있는 일이 될 것입니다. 

 

같은 맥락에서 C40 기후 정상 회의가 시장들이 경험을 공유하고 서로 배울 수 있는 교류의 장이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성공적인 정책과 최고의 실제 사례들에 관한 프레젠테이션, 예를 들어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는 건물 합리화 산업, 재활용 에너지 사용 장려, LED(Light-Emitting Diodes)혹은 지능형교통체제ITS(Intelligent Transportation Systems)와 같은 새로운 기술에 대한 논의가 개발도상국들이 친환경적인 도시를 건설할 수 있도록 유용한 정보와 자원을 제공할 것입니다.  


예를 들어서, 건물의 열효율성을 높이고 교통 체증을 줄이는 등의 노력은 이산화탄소 방출량을 줄이는 데 있어서 단순하지만 가시적인 결과를 가져오는 중요한 것들입니다. 

 

친애하는 내외빈 여러분,
우리 앞에 닥친 기후 변화와 환경 위기 가운데 도시 계획을 하는 데 있어서 새로운 접근 방식이 필요하며 또한 저탄소 정책을 채택함으로써 경제 성장을 도모하고 환경 파괴를 막는 동시에 삶의 질을 높여야 합니다.

 

지난해에 대한민국 건국 60주년 기념식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국가적 비전으로 ‘저탄소 녹색성장’을 발표했습니다. 기후 행동이 지속 가능한 녹색 경제 성장의 주요 엔진이 되리라는 확신 하에 대한민국 정부는 기후 위기를 오히려 지속 가능한 성장으로 바꾸는 기회로 삼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정부는 양적 성장의 화석 연료 의존도가 높았던 성장 패러다임을 질적 성장 중심의 신재생 에너지의 적극적인 활용으로 바꿈으로써, 현재의 경제 운영 방식 변화와 도시의 형태 개선, 그리고 친환경 정책에 부합하도록 에너지 인프라 개선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 새로운 국가적 비전은 경제 회복을 위한 우리의 노력의 중심에 있기도 합니다. 경제 성장과 깨끗한 환경이 서로 상치하지 않는다는 이해 위에서 대한민국 정부는 ‘저탄소’ 를 그린 뉴딜 경기 부양책의 핵심으로 삼았습니다.

 

이것은 1월에 발표됐고 현재 적극적으로 추진되고 있습니다. 특별히 녹색 성장에 관한 대통령 직속 위원회를 만들었고 지금 녹색 성장에 관한 법률의 틀을 만드는 작업을 진행 중입니다. ‘저탄소 녹색성장’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위한 전국적 그리고 지역적 법령과 규제에 관한 제도적이고도 법률적인 베이스가 구축되는 셈입니다.

 

또한 5개년 녹색성장의 계획을 추진, 이러한 노력은 세계 최초입니다. 대한민국 정부는 도시와 지방 모두를 아우르려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고 있으며 여러 가지 중요한 실천 방안들이 지역적 상황에 맞게 적용될 수 있게 배려하고 있습니다. 또한 도시와 지역 모두가 한국의 녹색 혁명에 같이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예정입니다.

 

친애하는 내외빈 여러분,
2009년은 기후 변화 대처에 있어서 분수령을 이루는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입니다. 올해 말 코펜하겐에서는 국제 사회가 모여 2012년 이후의 새로운 기후 체제를 논의할 예정입니다. 지금 전 세계 각국의 대표단들이 코펜하겐에서 논의될 새로운 기후 체제의 세부 사항을 조율하느라 무척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인류 문명사에 있어서 중요한 시기를 지나고 있는 우리는 생존이 걸린 이 책임을 지는 것을 받아들였습니다. 저는 이 곳 서울에서의 C40 모임이 올해 말 코페하겐에서 열릴 기후협상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나가는데 중요한 역할을 감당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기후변화공조체제의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으로 봅니다.

 

우리는 지금 기후 행동을 위해 각오가 대단합니다. 그리고 기후 변화에 대처하는 우리의 공동 노력이 아주 성공적일 것이라는 예감이 듭니다. 우리가 전 세계적 기후 위기를 극복해 보겠다는 준비된 자세로 지금 이곳, 이 방 안에 모여 있다는 사실 자체가 우리가 얼마나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다 함께 효과적인 행동을 취하길 원하는지를 보여 주는 증거입니다.

 

저는 오늘 이 자리에 모이신 내외빈 여러분들께서 작금의 중대한 기로를 이해하고 ‘저탄소 리더십’을 계속 발휘해 주실 것을 확신합니다. 다시 한 번 먼 길 마다치 않고 서울에 오신 여러분들 모두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서울에서 경제적, 문화적, 도시적 역동성을 경험하며 즐겁고 좋은 시간을 보내시길 희망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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